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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내한공연 뉴욕필의 빛나는 발자취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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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내한공연 뉴욕필의 빛나는 발자취①
  • 한정호 편집위원
  • 승인 2014.02.0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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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한정호 편집위원] 미국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이 음악감독 앨런 길버트와 함께 2월 6~7일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6일에는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 피아노 협주곡 3번(협연 김다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이, 7일에는 라우즈 작곡의 ‘랩처’,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협연 마코토 오조네), ‘파리의 미국인’,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교향적 춤곡이 연주된다.

 

뉴욕 필은 ‘온가쿠노도모’와 같은 일본 음악 잡지들이 빈 필, 베를린 필과 함께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손꼽았고, 우리도 그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뉴욕 필의 내한 공연을 늘 비중 있게 다뤘다. 1984, 89년 주빈 메타, 1994년과 2002년 쿠르트 마주어, 2004, 2006, 2008년 로린 마젤과 함께 한국을 찾았던 뉴욕 필은 2009/10시즌 뉴욕 필의 새로운 선장으로 합류한 앨런 길버트와 함께 2009년 12월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다.

앨런 길버트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1967년 뉴욕에서 태어나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바이올린, 하버드에서 작곡을 배웠고 커티스, 줄리어드 음대에서 지휘자 과정을 거쳤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선 바이올리니스트로 2년 간 활동했고 1994년 제네바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지휘로 전업했다.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서 부지휘자를 역임하고 뉴욕 필 음악감독 부임 전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로열 필의 수석 지휘자를 맡았다.

뉴욕 필 역사상 첫 뉴욕 출신 음악감독이지만 취임 당시에는 역사상 최약체 음악감독이라는 비아냥도 함께 했다. 2009년 내한공연에서도 달라진 뉴욕 필을 체감하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이후 뉴욕필 ‘길버트호’는 몇몇 극적인 이슈들과 함께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2012년 1월 휴대전화 벨소리 때문에 공연을 중단했던 해프닝이다. 뉴욕 필하모닉이 말러 교향곡 9번 4악장을 연주하던 도중 청중석 앞자리에서 아이폰 벨소리 ‘마림바’가 울리기 시작했고 길버트는 고개를 돌려 연주에 방해가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그러나 벨소리는 몇 분 동안이나 이어졌고 소음을 견디지 못한 길버트는 결국 벨소리가 멈출 때까지 연주를 중단했다. 그는 벨소리가 멈추자 청중에게 사과한 뒤 연주를 이어갔고 청중은 박수로 화답했다.

 

사건 이후 길버트는 평론계의 호평과 함께 재조명을 받았다.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클래식 비평가로 꼽히는 노먼 레브레히트는 사건 당시 자신의 블로그에 ‘뉴욕 필하모닉 휴대전화 사건의 승자와 패자’라는 글을 올렸고 “악단의 현 소리보다 마림바 벨소리가 더 컸던 상황에서 길버트가 공연을 중단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길버트는 더욱 더 신뢰할 수 있는 음악가로 거듭났다”고 평했다. 레브레히트는 아울러 “그는 더 이상 예전의 애송이가 아니다. 가끔 벨소리 하나가 음악가에게 지도자가 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면서 길버트의 결단력과 인내심을 평가했다.

imbreez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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