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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투 던지고 파이팅 싣고' 임준혁은 KIA의 난세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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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투 던지고 파이팅 싣고' 임준혁은 KIA의 난세영웅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7.07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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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1실점 시즌 5승째, "이닝 더 못 던져 아쉬워"

[목동=스포츠Q 민기홍 기자] 임준혁(31)이 KIA 마운드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KIA는 시즌 내내 ‘5할 본능’을 유지하며 선전해 왔다. 그러나 진짜 위기가 닥쳤다. 양현종은 왼쪽 어깨가 아파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필립 험버는 외국인 투수로서의 제몫을 못한지 오래다. 김병현, 서재응, 김진우 등 베테랑은 ‘마음만 전성기’일 뿐이다.

임준혁은 지난 1일 광주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닷새를 쉬고 등판한 임준혁은 보란 듯이 또 해냈다. 이제 ‘임시’ 꼬리표를 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마운드가 붕괴된 KIA가 쉽게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임준혁이 있기 때문이다.

▲ [목동=스포츠Q 최대성 기자] 임준혁이 7일 목동 넥센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그는 시즌 5승째를 챙기고 KIA의 4연패를 끊었다.

임준혁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넥센전에서 5이닝 93구를 던져 5피안타 6탈삼진 2볼넷 1실점하며 시즌 5승(1패)째를 수확했다. 2연승이다. KIA는 뒤늦게 야구의 맛을 알아가는 중고참의 역투로 지난 주말 수원 원정서 케이티에 당한 싹쓸이패 충격을 극복했다.

자신감이 극에 달해 있다. 임준혁은 93구 중 65.6%에 달하는 61개를 스트라이크로 넣었다. 타격에 눈을 뜬 KBO리그 최고타자 박병호를 상대로도 몸쪽 패스트볼을 과감히 꽂아 넣었다. 넥센 타선의 타이밍을 뺏는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도 일품이었다. 땅볼이 속출했다.

임준혁은 “위기에서 정면승부를 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넥센 타자들이 찬스에서 변화구를 많이 노리는 것 같더라. 이대진 코치님이 마운드에 올라와서 빠른 공으로 승부해보자고 하신 것이 먹혔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더욱 인상적인 장면은 따로 있었다. 동료의 실수를 감싸 안는 동작이었다.

이날 임준혁의 실점은 실책에서 비롯됐다. 4회말 2사 1,2루서 이범호가 평범한 땅볼을 놓치는 바람에 이닝이 끝나지 않았다. 평정심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임준혁은 박동원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임준혁은 잠시 멈춘 후 이범호를 기다렸다.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달려오는 선배를 향해 박수를 치면서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제스처가 빛을 발한 것일까. 타선은 5회초 2점을 뽑으며 임준혁의 어깨를 든든하게 만들었다.

승리를 따냈지만 임준혁은 기쁨을 만끽하기 보다는 안된 점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경기 후 “연패를 끊고 승리했지만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 이닝을 더 책임지지 못해 불펜에 부담을 준 건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 에이스의 마음가짐과 꼭 닮았다.

그는 공을 받아준 포수 백용환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임준혁은 “백용환과는 퓨처스리그에서 호흡을 많이 맞춰봐서 잘 맞았고 연패를 끊고자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준혁은 2003년 KIA 2차 2라운드 12순위로 입단한 프로 13년차 선수다. 야구팬들 중 누구도 그를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임준혁을 KIA의 ‘난세영웅’으로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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