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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의 진화 '시청자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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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의 진화 '시청자는 웃는다'
  • 박영웅기자
  • 승인 2014.04.14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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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기자] 9년여를 맞은 대한민국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특히 리얼 버라이어티는 몇 년 전까지 서로가 비슷비슷하던 형식과 인물들에서 탈피. 소재의 다양성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선택 폭을 넓혀주고 있다.

지난 2006년 대한민국 예능사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기존 예능 프로그램의 단점을 보완한 한국형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의 등장이다. '무한도전'은 리얼리티와 버라이어티를 섞은 예능 프로그램다웠다.

한순간에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들이 갖고 있던 약점인 짜인 각본에서 탈피해 현장 위주의 '진짜' 느낌과 웃음을 만들어 냈다. 또 기존 리얼리티 하면 떠오르던 자극적이고 재미없는 다큐멘터리를 떠올리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예능 세계'를 맛보게 해줬다.

▲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MBC 무한도전 [사진=MBC]

당연히 새로운 재미에 맛을 들인 시청자들은 열광했고 '무한도전'은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올라섰다. 이후 '무한도전'의 영향력은 무서웠다. 대한민국 예능은 '무한도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우리나라 예능판도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대권을 쥐게 됐고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져 나왔다. 대표적으로 KBS 2TV '1박 2일', SBS '패밀리가 떴다' 등이 '무한도전'과 기본적인 형식이 비슷한 프로그램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계속된 등장은 '무한도전'이 갖고 있던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의 희소성을 줄어들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TV에 집단 MC들이 등장해 힘겨운 미션을 하는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는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만들기만 하면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치던 리얼버라이어티 예능들의 인기가 급감하게 됐고 변화 없이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생명력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사진=SBS]

먼저 변화를 시도한 것은 SBS였다. SBS 예능국은 '무한도전'의 형식을 유지하던 '패밀리가 떴다'가 시즌2에서 시청률에 참패하자 기존의 형식을 과감히 버리고 '런닝맨'이라는 새로운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을 선보였다. '런닝맨'은 그동안 방대한 미션과 장거리 여행 등을 통해 얻어내는 리얼 웃음을 버리고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타들의 게임 속에서 리얼버라이어티 특유의 웃음을 찾아 나선 것이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런닝맨'은 2010년 7월 첫 방송 이후 4년여간 방송을 해오며 꾸준한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런닝맨'에게 탄력을 받은 SBS는 이후에도 '정글의 법칙'과 '심장이 뛴다' 등 새로운 형식의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을 계속해 만들어 냈다.

▲ MBC '일밤-진짜 사나이' [사진=MBC]

SBS의 변화에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도 변화에 동참했다. 신개념 리얼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들이 계속해 등장한 것이다. 특히 이 변화의 정점에는 MBC가 자리잡고 있었다. MBC는 지난 2013년 연예인을 군대로 보내버린 '일밤-진짜사나이'와 아빠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일밤-아빠! 어디가?'를 내놓으며 대한민국 리얼버라이어티 예능 판도를 다시 한 번 뒤집어 버렸다. 현재
'진짜 사나이'의 경우는 일요일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4월 13일 기준)를 달리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런 예능 프로램들의 등장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진화로 볼 수 있다. 같은 형식과 내용으로 일관하며 새로움을 잃어가던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 새 바람이 몰려온 셈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 싫증을 내던 시청자들은 다시 즐거움을 찾게 됐다.

특히 이는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다. 한 예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격전지인 일요일 저녁 시간대 지상파 3사 시청률 순위는 약 1~2% 차이의 시청률로 매주 선두가 바뀌고 있다.

▲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사진=KBS]

부익부 빈익빈 현상 없이 지상파 3사 리얼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들이 고르게 시청자들 사이에서 선택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소리다. 이를 두고 한 문화평론가는 방송에서 "대한민국 예능의 태평성대"라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결국 이런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의 진화는 '시청자들이 자신들에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선택하고, 얻고 싶은 즐거움을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기회의 측면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리얼 버라이어티(real variety)는 리얼리티(reality)와 버라이어티(variety)의 합성어로 대한민국 예능프로그램의 한 장르로 분류되고 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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