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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 머신에서 '끝내주는 남자'로, 오지환 반전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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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 머신에서 '끝내주는 남자'로, 오지환 반전드라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7.08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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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잠실 롯데전서 무득점 침묵 깨는 끝내기타 작렬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타구가 날아가는 순간 잠실구장 1만756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심각한 슬럼프에 시달린 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25)이 연장 승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붙박이 주전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타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타구를 때리기 위해 있는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공은 좀처럼 맞지 않았다.

하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듯 오지환에게도 희망의 서광이 비쳤다. 경기를 끝내는 적시타로 영웅이 됐다.

오지환은 8일 KBO리그 잠실 롯데전에서 양 팀이 0-0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만루서 끝내기 안타를 작렬,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는 개인 통산 5호, KBO리그 시즌 29호, 통산 928호다.

타격 슬럼프를 딛고 때린 안타였기에 더 의미 있었다. 오지환은 지난 1일 잠실 두산전부터 5일 대구 삼성전까지 17타수 7안타(타율 0.412)를 몰아치며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날 롯데전부터 이상하리만큼 방망이가 식었다. 7일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오지환은 삼진을 4개나 당했다. 모두 헛스윙 삼진. 좀처럼 공을 때리지 못했기에 다시 슬럼프가 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중계를 맡은 이병훈 스포TV 해설위원은 “방망이와 공의 차이가 꽤 난다”며 슬럼프 장기화를 우려했다.

이날도 중반까지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았다. 5번에서 7번으로 타순이 조정된 오지환은 5회 두 번째 타석,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나란히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든 10회부터 타격감이 살아났다.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영식의 4구를 타격,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한 오지환은 11회 1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이명우의 초구를 통타,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로 만들며 포효했다.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은 오지환은 “찬스에서 자신감 있게 즐기자고 마음먹었다. 속구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속구가 들어왔다”며 “어제 아쉬운 경기를 했는데 오늘 팀 승리에 기여해 기분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양상문 LG 감독은 “팀이 어려운 가운데 선발 루카스 하렐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 이길 수 있었다”며 “오늘을 계기로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선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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