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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타고투저'가 심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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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타고투저'가 심해졌을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4.15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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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 영향 예상보다 훨씬 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지난 11일. 4개 구장에서 무려 총 69점이 쏟아졌다. 잠실에서는 NC와 LG가 23점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고 광주에서는 롯데가 20점을 뽑아내며 KIA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외국인 타자의 등장으로 인해 2014 한국야구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 때부터 타고투저 현상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 위력은 막강하다. 한화의 펠릭스 피에를 제외한 8개 구단 모든 외국인 타자들은 모두 홈런포를 신고했다.

▲ LG의 외국인타자 스위치히터 조쉬 벨은 홈런 5개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언제든지 대포를 쏘아올릴 수 있는 타자 한 명이 타선에 들어섬에 따라 야구계가 받는 영향이 어마어마하게 큰 것이 수치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각 팀의 불펜들과 4,5선발들은 뜨거워진 방망이에 연일 시름하고 있다. 

◆ 외국인 타자가 미친 영향, 피홈런·볼넷 급증 

2013년 프로야구에서는 경기당 1.39개의 홈런이 나왔다. 13일 현재 55경기에서 102개 홈런이 터져 1.85개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102개의 홈런 중 26개가 9명의 외국인 타자에게서 나왔다. 9명의 타자가 리그 홈런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1일 경기 난타전으로 인해 경기당 득점도 지난 시즌 4.65점에서 5.35점으로 치솟았다. 한 팀이 내는 경기당 득점이 5점을 넘기며 야구팬들은 매일같이 10점이 넘는 경기를 보고 있다.

경기 후반에도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한방 있는 타자들이 중심 타선에 포진하다보니 정면승부가 두려운 투수들은 제구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경기당 7.6개던 볼넷은 올해 8.8개로 급증했다.

LG 조쉬 벨이 홈런 5개로 홈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KIA 브렛 필과 SK 루크 스캇이 4개로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두산의 호르헤 칸투와 NC의 에릭 테임즈도 3개를 쳐냈다. 이에 자극받은 듯 지난해 홈런 1,2위 박병호와 최정도 대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가히 투수들의 수난시대다.

◆ 불펜 방화, 언제든 뒤집힌다

SK 박희수, 넥센 한현희 정도를 제외하면 믿음직한 중간 계투나 마무리가 없다.

▲ 지난해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넥센 손승락은 벌써 블론세이브 2개를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Q DB]

국내 최고의 투수들인 윤석민(볼티모어)과 오승환(한신)이 미국과 일본으로 각각 떠나며 투수력이 약해질 것은 충분히 예상되던 일이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큰 공백이 있을 줄은 몰랐다.

지키는 야구로 통합 3연패에 성공했던 삼성은 A급 릴리프였던 안지만이 오승환의 공백을 잘 메워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일 혼쭐이 나며 고민에 빠졌다.

안지만은 지난 주말 3연전에 SK에 혼이 났다. 지난 11일 경기에서는 9회초 결승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고 13일에는 나서자마자 최정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톱클래스 마무리인 손승락도 벌써 블론세이브를 2개나 기록했다. 경기가 끝날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들이 속출하고 있다.

◆ 5선발 경기는 대부분 난타전 

▲ KIA 박경태는 지난 9일 목동 넥센전에서 1.2이닝 5실점하며 선동열 감독의 한숨을 짓게 만들었다. [사진=스포츠Q DB]

믿을만한 셋업맨과 마무리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팀마다 약한 5선발로 고생하고 있다. 각 팀 감독마다 크게 기대하며 기회를 주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실망스런 결과뿐이다.

돌풍을 일으키는 선두 NC도 고민은 있다. 이태양과 노성호에게 5선발 기회를 번갈아 줬으나 둘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시범경기서 맹활약하며 기대를 모았던 삼성 백정현은 지난 12일 SK전에서 5실점하며 무너졌다.

KIA의 박경태는 2경기 연속 대량실점하며 선동열 감독을 한숨짓게 했고 한화 이동걸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G 김선우도 2차례 선발로 나섰으나 이른 시점에 강판당하고 말았다.

▲ LG 김선우는 개막전 선발에 이어 11일 NC전에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진=스포츠Q DB]

5선발이 선발로 나서는 경기는 당연한 타격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발들이 조기 강판당하다보니 경기 중반 이후 계투진들이 줄줄이 이어던지고 있다. 경기 시간은 늘어나고 투수들은 피곤하다. 타격전이 나올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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