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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LG 볼보이 '롯데 아두치가 내 옆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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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LG 볼보이 '롯데 아두치가 내 옆자리에?'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7.11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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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대성 기자] "어 윤정환이네?" 기자 초년시절, 부천FC1995와 예전 부천SK 선수들의 친선경기 취재를 위해 부천실내체육관 옆 인조잔디 축구장을 가던 중 주차장에서 윤정환을 목격했다. 어릴 때부터 그의 신문 기사를 가위로 오려 스크랩할 만큼 동경했었기에 반가움은 두 배로 컸다.

청소년기의 영웅과 함께 걸으니 가슴이 뛰었다. 그와 나란히 걸으며 곁눈질로 살핀 유년시절 나의 영웅은 지극히 평범했다. 키도 나와 비슷했으며 다소 왜소한 체형도 평범했다.

'어떻게 이런 평범한 신체조건으로 국가대표까지 뛸 수 있었을까?'란 생각을 하며 그에게 더욱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던 볼보이 또한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LG와 롯데의 지루한 경기를 의자에 앉아 지켜보던 볼보이는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 외야수 짐 아두치가 바로 옆자리에 앉았기 때문이다.

7회초 다음 타석을 볼보이의 옆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아두치의 표정은 여유가 넘쳐 보였다. 그가 볼보이의 동경의 대상인지는 모르지만 롯데의 유명한 프로선수와 함께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설렜을 것이다.

 

그런 볼보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두치는 약간은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다 대뜸 볼보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수줍게 주먹을 맞부딪치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볼보이는 기쁘고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볼보이의 수줍은 하이파이브 응원을 받은 아두치는 1사 만루 상황에 타석에 올라 1-1 동점을 만드는 희생플라이를 쳤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 프로선수지만 자신과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전하고 자신이 직접 하이파이브로 힘을 실어주었다는 사실에 볼보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비록 평범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나도 누군가의 영웅이 될 수 있겠다'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예전 윤정환을 보며 느꼈던 기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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