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8:28 (화)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구장, '미닛메이드 파크'에 서다
상태바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구장, '미닛메이드 파크'에 서다
  • 박정근 편집위원
  • 승인 2014.04.17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스포츠 여행 (8)

[휴스턴= 박정근 호서대 교수(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 ISG 대표이사)] 휴스턴까지 왔는데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구장을 방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지난달 2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구장을 찾았다. 경기장은 시내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구장을 찾기 며칠 전 직접 전화를 걸어 방문요청을 문의하려 했지만 관계자와 통화하기가 어려워 무작정 찾아가기로 했다. 구단 프런트를 찾아 한국에서 온 목적을 설명하고 담당자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더니 곧바로 인터내셔널스카우트 담당자를 연결시켜줬다.

▲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장은 시내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사진=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ISG) 제공]

담당자가 다른 미팅으로 방문하기 어렵기 때문에 명함을 남기고 가면 연락 주겠다고 했다. 미국은 약속이 에티켓인 문화라곤 하지만 한국이라는 먼 곳에서 찾아 왔는데 만나주지 않으니 다소 섭섭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명함을 남겨 두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마침 돔구장 투어를 하는 시간이라 이왕 온 김에 돔구장 투어를 하기로 했다. 같이 구장을 찾았던 아내와 딸은 식당에 있겠다고 해서 결국 나 혼자 투어를 시작했다. 입장료는 11달러(1만1000원)다. 노인과 군인은 9달러(9300원), 어린이는 7달러(7200원)다. 이번 스타디움 투어에는 나를 포함해 미국 뉴저지에서 온 사람과 캐나다인 2명, 영국인 4명 등 총 9명이 함께 했다.

스타디움 투어는 명랑한 흑인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사진도 찍는 등 경기장 이곳저곳을 돌아보니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스타디움 투어 기간은 4월에서 9월까지 5개월 정도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10시, 12시, 2시 3회가 진행되며 토요일은 10시, 12시에 투어를 할 수 있다. 10월부터 3월까지의 비시즌에는 매주 월~토요일 10시, 12시 두 번 진행한다. 더불어 선수들의 배팅 훈련 모습을 참관할 수 있는 투어는 45달러(4만6000원), 클럽하우스 투어는 30달러(3만1000원) 등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입구에 눈에 띄는 돌들이 많았는데 모두 벨기에에서 수입한 돌이라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가이드를 따라 경기장, 대규모 특별석, 식당, 미디어 다이닝룸, 기록실, 중계방송실, 기념품 매장 등을 방문했다. 구장 안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는 점이 특이했다.

▲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 구장 전경. [사진=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ISG) 제공]

◆ 휴스턴을 상징하는 메이저리그 구단 ‘휴스턴 애스트로스’

휴스턴에 메이저리그 팀이 창단된 것은 1962년이다. 그리고 지금의 이름인 ‘애스트로스’를 사용한 것은 1965년부터다. 별, 우주를 뜻하는 애스트로스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휴스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또한 홈구장의 명칭은 구단 지분을 가진 음료회사인 미닛 메이드 사(코카콜라의 자회사로 오렌지주스 회사)가 네이밍 계약을 체결해 미닛메이드 파크로 불리고 있다. 총 4만1000명의 수용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개폐식 돔 구장이다.

평소 날씨가 무더운 이 지역의 특성상 날씨가 26.7℃ 이상인 날에는 천장(루퍼)을 닫고 에어콘을 틀어준다. 이 구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훌륭한 시설을 갖춘 구장으로 손꼽힐 정도다.

한 쪽 벽면에는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연도별로 선수사진이 모두 새겨져 있다. 단 1994년 선수 사진만 모두 빠져 있었다. 이유는 1994년에 MLB 노조 파업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 나는 스타디움 투어를 통해 구장 곳곳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명랑한 흑인 가이드의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나는 스타디움 투어 후 흑인 가이드와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ISG) 제공]

대규모 특별석은 최고급 시설로 되어 있다. 고급 샴페인도 진열해 놓았고, 식당은 고급 다이닝 클럽 패드가 깔려 있어 다른 곳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휴스턴 구단은 팬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진행한다. 우선 좌익수 뒤쪽으로 보이는 증기기관차가 인상적이었다. 이는 휴스턴 선수가 홈런을 치거나 게임을 이기면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MLB 30개 구단 중 6번째로 대형 화면을 자랑한다. 예전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자주 찾던 구장으로 유명한 이곳은 매일 잔디 관리를 통해 최상의 환경을 추구한다.

중견수 타워 쪽은 다른 구장에 비해 굉장히 길고 약간 경사가 져 있어 홈런 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기이한 외야 형태로 인해 다른 팀 중견들이 수비에 큰 어려움을 겪어 원정팀들이 불리한 구장으로 손꼽힐 정도다.

◆ 미닛메이드의 자랑거리 ‘영구결번 야구공’

휴스턴 홈구장 전광판 위쪽에는 영구 결번된 번호가 적힌 야구공 10개가 걸려 있다. 왼쪽에 6개, 오른쪽에 4개다. 이는 휴스턴의 역사를 함께 하는 슈퍼스타들의 등번호다. 영구결번은 밑 왼쪽부터 32, 40, 25, 33, 34, 42, 49, 24, 5, 7 순으로 배치돼 있다.

- 32 짐 엄브릭츠 : 휴스턴에서 통산 9승5패를 기록한 투수로 당시 33세의 나이로 휴스턴에서 활약하다 암으로 사망해 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영구결번했다.

- 40 돈 윌슨 : 통산 104승을 올리며 구단 최고의 투수에 오를 수 있었지만 29세에 돌연 자살했다.

- 25 호세 크루즈 : 휴스턴 대표 외야수, 통산 2281안타를 기록했다.

- 33 마이크 스콧 : 80년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 34 놀란 라이언 : 70~80년대 대표 강속구 투수. 라이언은 에인절스, 휴스턴, 텍사스 등 메이저리그 3팀에서 모두 영구결번된 전설적인 선수다.

- 42 재키 로빈슨 : 1945년 니그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입단한 후 브루클린 다저스(LA 다저스의 전신)로 적을 옮겼다. 이후 28세인 1947년 4월 15일 흑인 최초 메이저리그 데뷔 경기를 치렀고 1947년에는 메이저리그 루키로 선정됐다. 1962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특히 메이저리그 데뷔 50주년인 1997년 4월 15일에는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이 메이저리그 전 구단에 영구결번되는 행사를 가졌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매년 4월 재키 로빈슨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MLB 선수들은 항상 42번 유니폼을 입는다. 그리고 2004년부터 매년 4월 15일을 ‘재키 로빈슨 데이’로 지정했다.

▲ 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구장 미닛메이드 그라운드에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내 뒤에 보이는 전광판 위쪽에 영구 결번된 번호가 적힌 야구공이 보인다. [사진=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ISG) 제공]

- 49 래리 디어커 : 휴스턴 투수로 활약했다. 최전성기에는 감독으로서 팀의 지구 4회 우승에 큰 공헌을 함. 선수 은퇴 이후 애스트로스 전담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 24 지미 윈 : 통산기록은 평범했지만 1960년대 휴스톤을 지킨 공로가 인정돼 영구결번 됐다.

- 5 제프 배그웰 : 휴스턴 대표 1루수로 홈런(449개), 타점(1529개) 기록, 통산 30~30을 두 번이나 기록했다.

- 7 크레이그 비지오 : 포수뿐만 아니라 2루수, 중견수 등 3가지 포지션에서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다. 통산 3060안타를 기록했고 몸에 맞는 공이 통산 2위에 랭크됐다. 그는 휴스턴에서만 20년을 뛴 최고 스타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