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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기록원 실수 때문에…' 4점 날린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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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기록원 실수 때문에…' 4점 날린 두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4.18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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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기록원 소통 안돼 아웃카운트 오류, 2회초 대량 7실점 빌미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야구에서 한 이닝에 대량 실점한다면 이는 곧 패배로 직결된다. 그런데 대량 실점이 선수들이 아니라 외부의 실수나 잘못 때문이라면 얼마나 억울할까.

잠실구장에서 18일 열린 두산과 롯데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경기에서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1회말 홍성흔의 적시타로 1-0으로 앞선 두산에게 2회초는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악몽이었다. 선수가 아닌 심판과 기록원의 소통 부재, 더욱 엄밀히 말하자면 기록원의 실수로 인해 대량 실점했기 때문이다.

두산 선발 크리스 볼스테드가 첫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을 때만 하더라도 2회초가 악몽이 될 것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두산 송일수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프로야구 경기에서 기록원의 잘못으로 아웃카운트가 잘못 게시됐다며 심판들이 2회초 수비를 하러 나올 것을 종용하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1사후 황재균의 볼넷과 문규현의 좌전 안타로 1, 3루가 된 상황에서 전준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1-2로 역전당했다. 이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 볼스테드는 김문호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악몽은 지금부터였다. 정훈의 3루수 앞 땅볼 때 3루수 허경민이 포수 양의지에게 홈 송구를 했고 이를 받은 양의지가 1루에 공을 던졌다. 타자 주자는 1루에서 세이프됐다.

상황은 2사 만루가 됐고 이어 손아섭의 투수 앞 땅볼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되는 듯 했다.

롯데 선수들도 2회말 수비를 하러 그라운드에 나왔을 때 주심이 화들짝 놀라며 롯데의 공격이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정훈의 3루수 앞 땅볼 때 양의지가 홈 플레이트를 밟지 않아 세이프가 됐다는 것이었다.

결국 손아섭의 투수 앞 땅볼은 2사 만루가 아닌 1사 만루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고 이 때도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기 때문에 점수는 롯데가 2-1이 아닌 4-1로 앞선 상황에서 2사 2, 3루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두산 코칭스태프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2회말이 아닌 다시 2회초 수비를 하러 나가는 상황에 대해 선수들에게 설명하며 독려하고 있다.

문제는 주심과 기록원의 소통 부족이었다. 주심은 분명히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기록원이 당연히 아웃인줄 알고 아웃카운트를 늘려놨던 것. 주심도 기록원이 아웃카운트를 늘려놓은 것을 끝나고서야 발견했다.

두산은 당연히 억울했다. 2사 만루 상황인줄 알았기 때문에 손아섭을 1루에서 아웃시키는 것만으로 끝내려고 했기에 3루 주자가 홈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 송일수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주심과 언쟁을 벌이며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15분 가량 경기가 중단되면서 다시 두산 선수들이 수비에 나섰지만 볼스테드는 이미 어깨가 식은 뒤였다. 볼스테드는 최준석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7실점하고 말았다.

만약 기록원이 정상적으로 아웃카운트를 표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두산이 롯데의 세번째 득점을 막을 수 없지만 1사 만루에서 더블 플레이로 잡아냈을테니 2회초를 3점에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기록원의 실수 때문에 두산은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4점이나 더 내주고 말았다.

이미 2회초 대량실점으로 승부의 추가 롯데로 넘어가버린 상태에서 두산은 3회초에 추가 2실점한 뒤 4회초에도 3실점하며 1-12까지 뒤져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기록원과 심판진의 소통 부재라는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경기 운영 미숙으로 인한 패배이지만 두산은 억울함을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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