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스포츠Q 이세영 기자] 오른쪽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구미 KB손해보험 라이트 공격수 이강원(25)이 고공 스파이크쇼를 펼치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이강원은 15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A조 신협상무와 경기에서 선발 출장, 23점 공격성공률 52.38%를 기록했다. 이강원의 활약에 힘입어 KB손해보험은 상무를 세트스코어 3-2(25-18, 21-25, 25-13, 22-25, 15-12)로 제압, 3연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이강원은 그간 라이트로 뛴 탓에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다. 지난 2년간 외국인 공격수 토마스 에드가가 오른쪽 공격수였기 때문. 이강원은 에드가가 체력을 비축하거나 작전을 달리할 때 코트를 밟았다. 이따금씩 레프트로 뛰기도 했지만 익숙하진 않았다.
하지만 KOVO컵은 이강원이 마음껏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였다. 외국인 선수가 나서지 않기 때문에 오른쪽에서 오랫동안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1세트와 5세트에서 활약이 돋보였다. 1세트 8점에 공격성공률 57.14%를 찍은 이강원은 승부가 갈린 5세트에서도 7점 공격성공률 70%를 자랑하며 활짝 웃었다. 준결승을 앞두고 자신감을 한껏 키운 이강원이다.
경기 후 이강원은 “다른 경기보다 부담감이 커 긴장을 많이 했다. 다음 경기에선 더 좋은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터 권영민이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돼 팀 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강원도 변화의 기운을 느꼈다. 그는 “영민이 형이 승부욕이나 공에 대한 집념을 키울 수 있게끔 도와줬다”고 눈을 반짝였다. 남은 경기에 대해선 “끝까지 최선을 다해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감독 승격 후 3연승을 내달린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았다. 경기 운영을 안일하게 했다”고 스스로 채찍질을 내렸다. 이강원이 3, 4세트 주춤했던 것에 대해선 “타이트한 일정으로 경기를 치르다보니 체력적인 문제가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1세트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KB손해보험은 상무의 리시브가 불안한 틈을 타 점수를 쌓아나갔다. 이강원, 김요한 쌍포가 불을 뿜었다. 신협상무는 고비 때마다 범실을 남발, 스스로 주저앉고 말았다. 리베로 조민의 리시브가 아쉬웠다.
첫 세트를 내준 상무는 2세트 초반 세터 이효동과 센터 신영석의 호흡이 맞아가면서 리드를 잡기 시작했다. 신영석의 속공 및 서브에이스로 6-4를 만든 상무는 김정환의 두 차례 서브에이스로 14-8까지 달아났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KB손해보험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조금씩 따라잡기 시작했다. 13-19에서 김요한의 C속공과 이수황의 블로킹, 상대 범실 등으로 격차를 좁혔다. 그러나 김보균, 안준찬이 연속 점수를 쌓은 상무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상무가 2세트를 가져가며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쉬움을 삼킨 KB손해보험은 3세트 초반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김요한의 오픈 공격과 하현용의 서브에이스, 상대 범실로 4-1 리드를 잡았다. 이후 흐름을 뺏기지 않은 KB손해보험은 리시브가 무너진 상무를 맹폭했다. 세트스코어 2-1로 앞서나간 KB손해보험이다.
장군이면 멍군. 상무가 다시 기세를 올렸다. 4세트 4-4에서 신영석의 블로킹, 상대 범실 등으로 7-4 리드를 잡은 상무는 진상헌, 신영석의 속공으로 14-8을 만들었다. 이후 KB손해보험의 연속 득점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안준찬, 진상헌의 활약으로 승부를 최종 5세트까지 끌고 간 상무다.
5세트는 끝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KB손해보험이 달아나면 상무가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승부가 갈린 시점은 KB손해보험이 13-11 리드를 잡은 상황. 이강원이 2차례 스파이크를 성공한 KB손해보험은 140분 혈투 끝에 승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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