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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2015 K리그 올스타전 '냉정과 열정 사이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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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2015 K리그 올스타전 '냉정과 열정 사이의 교훈'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7.20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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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대성 기자]  "너의 서른 번째 생일날, 연인들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장소인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

2015 K리그 올스타전은 마치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보는 듯하다. 촉망 받는 복원사 준세이(타케노우치 유타카 분)와 그의 옛 연인 아오이(진혜림 분)의 눈물나는 러브 스토리를 다룬 영화의 내용처럼 K리그 올스타전은 팬들을 향한 '진짜 즐거움'을 위해 사랑 싸움을 반복하고 있다.

▲ 차두리(왼쪽부터), 최강희 감독, 슈틸리케 감독, 염기훈이 지난 16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팀 최강희 VS 팀 슈틸리케'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튿날인 17일 저녁 7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는 K리그 올스타전 현장을 찾은 안산 시민들과 축구팬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었다. 최강희 감독, 슈틸리케 감독, 차두리, 이동국, 염기훈, 김신욱 등 축구스타들의 팬 사인회와 대세 걸그룹 AOA, 신인 걸그룹 CLC, 한국 대표 아이돌 그룹 비스트 등 K-POP 스타들의 축하공연이 마련됐다.

리그 최고의 선수들에게 수준 높은 플레이를 기대했던 팬들은 2시간여 동안 마치 한 편의 '쇼'가 연출이 되면 '이건 축구가 아니라 그냥 쇼다', '10골이나 들어가다니 농구냐?' 등 볼멘 소리를 한다. 그러다가도 전투력이 높아 팽팽하게 전개되는 올스타전을 보면 '축제의 한마당에 1골이 웬 말이냐?', '즐기러 왔는데 골이 안 나서 지루했다' 등 푸념을 쏟아낸다.

선수들과 팬들의 축제 한마당이 되어야 할 올스타전은 그렇게 즐거움을 위한 열정과 박진감을 위한 냉정 사이에서 저울질되고 있는 것이다. 2015년 K리그 올스타전은 어떤 쪽을 선택했을까?

 

궁금증 속에 16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리그 최고의 입담을 자랑하는 '팀 최강희'의 최강희 감독과 한국 축구에 대한 진정성 높은 언행일치로 사랑 받는 '팀 슈틸리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팀의 감독은 입을 모아 질적으로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칠 것을 선포했다. 이번 축제는 '쇼'가 아닌 '경기'를, 열정보단 냉정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마치 월드컵 결승전을 앞 둔 두 감독의 출사표 같았던 기자회견 분위기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모호하게 머물렀다. 최강희 감독의 뒤늦은 입담도 그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 16일 열린 올스타전 공개훈련장을 찾은 팬들이 '팀 최강희'의 훈련 모습을 즐기고 있다.

다음날 화창한 올스타전 당일이 밝았다. 설레는 분위기 속에 축구팬들은 삼삼오오 경기장으로 모여들었고 선수들 또한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진영 선택을 위해 동전을 던지는 김도훈 주심의 환한 웃음으로 시작된 올스타전은 냉정과 열정의 어디쯤에서 출발했다. 첫 골이 터지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마치 리그전을 보는 듯한 선수들의 진지한 모습에 '냉정'으로 쏠리는 듯했던 경기 분위기는 '팀 슈틸리케'의 주장 염기훈의 왼발이 번쩍이며 슈틸리케 감독의 골프 세리머니가 선보여지자 열정으로 기울었다.

 

그렇게 냉정과 열정을 적절히 오가며 6골이 터진 2015 프로축구(K리그) 올스타전은 대성공이었다. 팬들은 리그 최고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에 감탄했고 재치 넘치는 세리머니에 박수를 쳤다.

 

연애에서 '밀당'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눈물 나는 밀당의 반복 속에 기적 같은 사랑을 바라며 피렌체의 두오모로 향했던 준세이가 마침내 아오이를 만났던 것처럼, 이번 K리그 올스타전 또한 냉정과 열정 사이를 잘 유지한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올스타전에서 확인한 '냉정과 열정의 조화'를, 최근 침체기를 맞은 K리그에도 적용한다면 다시금 팬들의 발걸음을 그라운드로 돌릴 수 있지 않을까.

 

 2015 K리그 올스타전은 이래저래 좋은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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