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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삼성'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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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삼성'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4.21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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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퍼즐 맞추고 5선발도 완성

[스포츠Q 민기홍 기자] 7위.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6승9패로 5할 승률에는 아직도 3승이나 모자라다.

팀당 최소 15경기 이상을 치른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에서 지난해 정규리그 1,2위에 오른 삼성과 LG가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LG는 지난 주말 3연전에서 8위 한화를 상대로 이틀 연속 한 점차 패배를 당한 반면 삼성은 시즌 첫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최강삼성’이 비로소 꿈틀대기 시작했다.

따뜻한 봄 날씨를 맞아 서서히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하자 사자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날이 더워질수록 힘을 냈던 삼성의 진가가 발휘될 조짐이 보인다.

주중에 대구에서 두산에게 2연패를 당했고 승률 7할대(10승4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던 돌풍의 NC를 맞았다.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통합 3연패 팀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22일부터 열릴 주중 3연전 상대는 최하위 LG다. 상승세를 이어갈 절호의 찬스다.

◆ 1번 퍼즐 여기 있었네, 밥상이 차려진다 

지난 3년간 부동의 톱타자로 활약했던 배영섭의 군입대로 인해 1번 중책을 떠맡은 정형식은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0.130(46타수 4안타)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고민이 많았던 류중일 감독은 제몫을 못하는 정형식을 9번으로 내리고 박한이와 김상수를 선두타자로 내보냈지만 이마저도 썩 재미를 보지 못했다.

류 감독은 20일 경기에서 결국 야마이코 나바로를 선두타자로 기용했다. 나바로는 5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대활약했다. 2번으로 출전한 박한이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여기다 예비역 이영욱의 복귀가 예정돼 있다. 이영욱은 20일까지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롯데전 3연전에서 11타수 6안타 1홈런 6타점의 맹타를 기록했다. 특유의 빠른 발과 주루 센스로 도루도 5개나 기록했다.

이영욱은 2010년 삼성의 1번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0.272 4홈런 42타점 68득점 30도루를 기록했던 선수다. 1군에 콜업되면 나바로와 함께 푸짐한 밥상을 차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의 테이블세터 퍼즐이 마침내 답을 찾고 있다.

◆ 소리없이 강한 이들, '우리가 최강 클린업'

외국인 타자들의 합류 속에 연일 대포쇼가 벌어지는 가운데 삼성은 12개의 홈런으로 KIA와 함께 팀 홈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삼성의 중심타선은 9개 구단 어느 팀과 견줘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 3인방의 활약은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3번 채태인은 0.323 2홈런 10타점, 4번 최형우는 0.315 3홈런 8타점, 5번 박석민은 0.364 1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셋은 모두 타격 20위 안에 들고 있다. 대포가 다소 아쉬울 뿐 정확도와 꾸준함을 겸비하고 있다.

지난 18일 NC전에서 이들 트리오의 진가가 드러났다. 6안타 5타점 4득점을 합작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클린업이 높이 날자 팀은 9-3으로 여유있게 승리했다.

이들을 받치는 이승엽도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털고 6번 타순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다. 2홈런에 9타점을 보태며 쏠쏠히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태껏 삼성의 중심타선은 테이블세터진의 극심한 부진으로 쓸어담을 주자가 없었다. 1,2번만 확실히 자리를 잡게 되면 이들의 타점 생산이 급증할 전망이다.

◆ '트리플 A 다승왕 아무나 하나요', 5선발 완성 

외국인 선수의 큰 활약 없이도 늘 상위권을 유지했던 삼성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새로 영입한 J.D 마틴은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을 선수다.

20일 경기 마산 NC전 마틴이 화려한 한국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7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 긴 이닝을 소화한데다 단 하나의 사사구도 기록하지 않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마틴은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 더럼 불스 소속으로 27경기에 나서 160.1이닝을 던지며 16승4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했다. 리그 다승 1위와 평균자책점 3위에 오른 수준급의 선수답게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마틴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 도중 입은 부상으로 시범경기부터 합류하지 못했다. 오랜 재활을 거치고 나선 첫 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하며 삼성 선발진에 커다란 힘을 더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는 지난 15일 대구 두산전에 1이닝만 소화하고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내려갔지만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인 로테이션 소화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서야 삼성은 윤성환-마틴—밴덴헐크-장원삼-배영수로 이어지는 든든한 5선발을 갖추게 됐다.

◆ '지키는 야구', 올해도 변함없이 

불펜의 수난시대다. 19, 20일 한화는 2연승에 성공했지만 경기 막판 계투진의 ‘불쇼’로 쉽게 잡을 경기들을 가까스로 이겼다. 두산 역시 9회초 등판한 이용찬이 한 점을 지키지 못하며 롯데에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전통적으로 화끈한 타격의 팀이었던 삼성은 2005년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지키는 야구'의 대명사가 됐다. 선취점을 따내고 강력한 불펜으로 틀어막는 것이 삼성의 승리 방정식이 됐다.

이번 시즌 삼성팬들은 필승조 안지만이 크게 얻어맞는 모습을 보며 ‘우리 불펜 약해졌네’라는 생각을 했을 터. 그렇지만 기록을 놓고 보면 삼성은 올해도 불펜 평균자책점 3.8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은 마산 NC 3연전 중 승리를 거둔 2경기에서 심창민-차우찬-임창용 필승조를 가동해 승리를 지켜냈다. 임창용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빼어난 안정감을 보여줬다. 키는 안지만이 쥐고 있다. 안지만이 컨디션을 회복하게 되면 안그래도 최강인 삼성 불펜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삼성왕조에 항상 함께 있었던 권오준도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그는 퓨처스 경기에서 3경기 3이닝 3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1군 복귀를 향한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이래저래 좋은 소식만 가득한 삼성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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