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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월드컵 전패, 그러나 불굴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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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월드컵 전패, 그러나 불굴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7.19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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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챔피언십 사상 첫 터치다운 성과...백성일 감독 "미식축구 변방 확인, 많이 배웠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눈물겨운 도전은 허무하게 끝났다. 미식축구 불모지 한국이 '미식축구 월드컵' 무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개인당 280만 원을 들여 미국으로 날아간 ‘미식축구 바보들’은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한 채 귀국길에 오른다. 한 달 전까지 대회 출전 포기까지 고려했던 이들은 불굴의 의지를 앞세워 야심찬 도전에 나섰지만 열정만으로는 승리를 따내기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백성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미식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캔턴 톰 벤슨 명예의전당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회 국제미식축구연맹(IFAF) 월드챔피언십 5위 결정전에서 호주에 14-42(0-14 7-6 0-7 7-15)로 패했다.

▲ 한국은 19일 미식축구 월드챔피언십 5위 결정전에서 호주에 패해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IFAF 제공]

3연패다. 실전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던 선수들은 큰 무대에 서자 극도로 긴장한 나머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호주에 6-47로 진데 이어 브라질에도 0-28로 완패했고 6일 만에 치른 호주와 리턴매치에서도 크게 개선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채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백성일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과 스태프들 모두가 피지컬에서 크게 밀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이 미식축구 변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라며 “첫날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이 배움의 과정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 여기서 느낀 것들을 토대로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와이드리시버 김상홍(동의대)이 2쿼터 한국의 미식축구 월드챔피언십 역사상 첫 터치다운을 성공시킨 것. 한국은 2007년 월드챔피언십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승리(3-0)한 적이 있지만 당시 득점은 필드골이었다. 깊은 침묵을 깬 한국은 4쿼터 박보성(부산대)이 두 번째 터치다운을 기록해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 한국 미식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IFAF 제공]

대한미식축구협회(KAFA)가 대한체육회 가맹 단체가 아닌 탓에 코칭스태프, 선수, 매니저 등 60여명의 선수단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각자 주머니를 털었다. 처우는 못받았지만 마음가짐만큼은 국가대표였던 이들은 이제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가 김치볼 우승컵을 들기 위해 훈련에 매진할 예정이다.

생업을 잠시 미뤄두었던 직장인은 사무실과 현장으로 복귀한다. 대학생들은 학업에 전념한다. 대표팀 승선을 위해 사직서를 써야만 했던 이들은 재취업을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실패다. 그러나 불굴의 집념으로 태극마크를 사수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한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 3연패로 대회를 마감했지만 성과는 있었다. 한국은 월드챔피언십 역사상 처음으로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사진=IFA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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