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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스포츠가 확산시키는 간절한 애도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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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스포츠가 확산시키는 간절한 애도 행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4.23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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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종목 넘어 적극적으로 추도 메시지 전달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깊은 슬픔에 빠진지 8일째다. 여전히 참사는 진행중이고 국민들은 안타까움에 빠진 채 실시간 속보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추도 행렬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스포츠계가 앞장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류현진과 김연아 최경주 등 스포츠스타들은 기부로, 프로단체와 구단들은 기금을 마련해 전달하고 있다.

기부와 기금 마련 외에도 스포츠계는 과거보다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추모 행렬에 동참해 애도 분위기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스포츠계의 노력이 추도 행렬 확산에 더욱 큰 힘을 보태고 있다.

◆ 적극적인 스타들의 표현, 애도 확산 분위기 주도

기부와 구호기금 모금 등에만 그치던 지난날들과 달리 스포츠스타들은 이제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참사에 대한 추도를, 희생자에 대한 위로를 표현하고 있다. 역대 최악의 사고에 스포츠스타들은 이제 자발적으로 나서 아픔을 나누는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를 빛내고 있는 태극낭자들은 지난 21일 하와이에서 막을 내린 롯데챔피언십에 일제히 검은 리본을 모자에 달고 출전했다.

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해외파 축구선수 손흥민(22·레버쿠젠)과 김보경(25·카디프시티)은 지난 주말 소속팀의 경기에 각각 팔에 검은 완장을 두르고 경기에 나섰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22일 경기부터 유니폼과 헬멧에 애도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롯데와 SK 선수들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대구에서는 삼성 선수단이 헬멧에 '희망', LG 선수단이 ‘희망, 기적’이라는 글자를 적었다. 대전에서 경기를 가진 두산 선수들은 헬멧과 모자에 ‘무사귀환, 무사생환’을 적었다.

◆ 애도에는 국경도 종목도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함에 따라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추도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과 인연을 맺은 선수나 구단은 물론이고 각 종목의 세계적인 스타들도 애도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에서 뛰었던 농구선수 찰스 로드(29)는 자신의 페이스북 메인 사진에 태극기를 띄우고 ‘한국을 위해 기도해주세요(Pray for South Korea)’라는 문구를 적었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센터 파우 가솔(34·LA 레이커스)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의 수비수 페어 메르테자커(30)도 각각 자신의 계정에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에 관련된 모든 분, 충격을 받았을 분들께 성원을 보낸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은 세월호 침몰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노란리본 캠페인에 동참했다. 21일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노란리본달기에 리버풀도 동참합니다”라는 멘션과 사진을 게재하며 다시 한 번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리버풀이 올린 사진에는 노란 리본과 리버풀의 대표적인 응원가인 ‘YNWA’(You will never walk alone)라는 문구도 함께 있다. 이는 "결코 혼자 걸어가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이번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의 의미도 담겨 있다.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이 트위터를 통해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미의 노란리본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리버풀 공식 트위터 캡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팀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태국 축구단 부리람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어, 태국어, 영어로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애도를 전했다.

수많은 한국팬을 보유한 EPL의 명문구단들도 저마다 여러 차례 추도 표현했다. 대표적으로 박지성의 옛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에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 미국과 유럽처럼, 스포츠가 애도 문화의 중심 

프로스포츠 역사가 깊은 미국과 유럽은 대참사가 발생했을 때마다 스포츠가 중심이 되어 애도 분위기를 이끌곤 했다. 한국 스포츠계의 참사 추도 분위기도 미국과 유럽의 스포츠를 닮아가고 있다.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메이저리그(MLB)는 1주일간 리그를 중단했다. 경기가 재개되는 날, 테러 직격탄을 맞은 도시 뉴욕의 홈팀 메츠는 유니폼과 모자에 성조기를 붙이고 경기에 나섰다. ‘하나된 미국으로 다시 일어서자‘는 메시지를 담은 조치였다.

지난해 마라톤 폭탄테러로 실의에 빠진 보스턴 시민들은 야구팀 레드삭스를 통해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냈다. 레드삭스는 테러 이후 치른 홈경기에서 ‘레드삭스’라고 적힌 유니폼 대신 ‘보스턴’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대참사를 마음에 품고 필승의 각오를 다진 보스턴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테러 현장을 찾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지난 15일은 힐즈버러 참사가 벌어진 지 25년째 되는 날이었다. 힐즈버러 참사란 1989년 4월 15일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열린 FA컵 준결승에서 전반 7분 철조망이 부서지며 리버풀 팬 100여명이 압사한 사고를 말한다. 이후 리버풀은 4월15일이 있는 주간에 열리는 경기시 7분 늦게 킥오프에 들어가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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