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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영광의 10번 배번만큼 잘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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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영광의 10번 배번만큼 잘 할 수 있어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04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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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첼시 레이디스 입단 지소연...10번 선뜻 내줘 놀라, 기대에 부응할 것

[300자 Tip!] 일본을 거쳐 축구의 본고장 잉글랜드까지. '지메시' 지소연(23 첼시 레이디스)이 본격적으로 '잉글랜드 정복'에 나선다. 3년동안 일본에서 뛰었던 그는 이제 한국 기업의 로고가 새겨진 첼시의 파란 유니폼을 입고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지소연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첼시는 에이스의 상징인 10번을 선뜻 내줬다. 이제 지소연에게 남은 숙제는 빠른 적응을 통해 첫 시즌부터 공격 본능을 뽐내는 것이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정말 등번호 10번을 주시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지난 4일(한국시간) 가진 공식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마친 이후 전화 인터뷰에 응한 지소연의 목소리에는 약간 떨림이 있었다. 그 떨림에는 잉글랜드 축구에 대한 기대감도 섞여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직도 믿겨지지 않아요. 10번을 달았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정말로 제게 주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바꿔서 말하면 그만큼 제게 거는 기대가 크시다는 거겠죠. 그 기대에 부응해야죠."

▲ 지소연(오른쪽)이 4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가진 입단식 및 공식 기자회견에서 엠마 헤이스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스포 코리아 제공]

◆ 분위기 좋은데다 오기미 유키 '도우미' 자처, 적응 문제 없다

3년동안 여자축구 강국 일본의 나데시코 리그를 경험한 지소연에게는 본격적으로 세계와 경쟁한다. 일본이 축구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아시아, 그것도 주로 일본 선수들과 주로 경쟁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체격 조건이 남다른 유럽 선수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소연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잉글랜드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적응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안될 것 같아요. 팀 분위기도 정말 좋구요. 선수는 물론이고 감독님, 코칭 스태프 모두 성격이 좋고 서글서글해서요. 영어만 익히면 적응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도 시작할 것 같아요."

▲ 지소연이 4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가진 입단식 및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인스포 코리아 제공]

적응하는데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역시 한 해라도 먼저 첼시에서 뛰고 있는 동료가 옆에서 도와주면 금상첨화다. A매치를 통해 미운 정, 고운 정이 모두 들었던 일본 대표팀 스트라이커 오기미 유키가 이젠 팀 동료가 됐다. 지난 2010년부터 포츠담에서 뛰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했던 오기미는 지난해부터 첼시 레이디스에서 뛰고 있다.

"영국에 온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요. 물론 오기미도 만나봤죠. 지난해 혼자 외로웠대요. 앞으로 제가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 주겠다며, 앞으로 잘해보자고 손을 맞잡고 웃었어요."

오기미 못지 않게 그에게 용기를 준 선수는 또 있다. 고베 아이낙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일본 여자축구의 '레전드'인 호마레 사와다. 대표팀을 뛰는 지소연에게 일본 선수는 적일 뿐이지만 프로 세계에서는 친한 선배이자 동료들이다.

◆ 시즌 목표는 우승, 많은 공격 포인트도 필요

"일본을 떠나올 때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줬어요.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축구를 하게 되면 언제 어디서나 만나게 되니까 이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저의 새로운 도전을 축하해줬어요."

지소연의 시즌은 오는 4월부터 시작한다. 2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첫 시즌이 더없이 중요하다.

▲ 지소연(왼쪽)이 4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가진 입단식 및 공식 기자회견에서 엠마 헤이스(가운뎨)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스포 코리아 제공]

"아직 (엠마 헤이스) 감독님이 제 포지션을 정해주시지 않아서요. 일단 목표는 팀의 우승으로 잡았어요. 제 원래 포지션인 공격 미드필더로 뛰게 되면 되도록 많은 공격 포인트를 목표로 해야겠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고 싶어요. 다행히도 감독님 인상이 착하시고 성격도 좋으셔서 저와 잘 맞을 것 같아요."

그는 여자 축구의 선구자이자 개척자다. 박지성이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뒤 많은 선수들이 잉글랜드에 진출했듯이 지소연도 일본과 잉글랜드 축구를 경험하는 첫번째 한국 선수이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여기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다.

"입단식에 취재진 등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해요. 선구자라고 하면 좀 부담되는데 그만큼 제가 열심히 해야겠죠. 제가 열심히 하면 다른 동료, 후배들이 제 길을 따라 유럽 등 해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열심히 뛸게요."

[취재 후기] 헤이스 감독은 처음부터 지소연에게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지소연의 경기 모습을 보자마자 헤이스 감독은 '첼시로 데려오고 싶다, 영국에서 보고 싶다'는 쪽지를 전달했다. 이미 다른 팀 제의를 받았던 지소연의 마음이 바뀌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런 만큼 지소연은 감독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헤이스 감독 역시 지소연을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추켜세웠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에게 그러했듯 헤이스 감독 역시 지소연에게 퍼거슨 감독과 같은 존재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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