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역시 나흘 휴식 뒤 등판은 무리인가. 류현진(27·LA 다저스)이 첫 홈런을 맞는 등 다시 한번 최악의 투구 내용을 보이며 고개를 떨궜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 5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9개의 피안타를 기록하며 6실점했다.

류현진의 이날 기록은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2이닝 8실점(6자책점)한 이후 최악. 이와 함께 2.12로 떨어졌던 평균 자책점도 3.23으로 치솟았다.

LA 다저스는 1회말 디 고든의 발야구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류현진의 부진과 함께 수비진의 어설픈 플레이가 겹쳐 1-6으로 완패, 류현진은 4승 대신 2패(3승)째를 떠안았다.

이날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류현진은 LA 다저스의 역사적인 1만승 경기의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나흘 휴식은 100% 컨디션을 회복하기에 부족했다.

류현진의 빠른 공 속도는 2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와 다르지 않았다.

투구수 89개 가운데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은 모두 45개였다. 이 가운데 13개만이 시속 90마일(146km)을 넘었다. 몸 컨디션이 최상일 때 빠른 공의 평균 속도가 92마일(149km) 안팎인데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이 92마일이었다. 대부분이 90마일을 밑돌았다. 시속 5km 정도 떨어진 것이다.

이날 9개의 피안타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에 의해 맞은 것이 4개였다. 조시 러틀리지에게 맞은 3점 홈런도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시속 89마일(144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빠르지 않은 포심 패스트볼은 강타자가 즐비한 콜로라도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던 셈이다.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지면 브레이킹볼의 위력까지 함께 떨어지는 것은 이미 지난 필라델피아전에서 드러났다. 당시는 대량실점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역시 6이닝동안 9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피안타만 놓고 보면 필라델피아전과 큰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류현진에게 닷새 휴식을 주는 특혜를 줄 수도 없다. 하루라도 빨리 나흘 휴식에 적응하는 수 밖에 없다.

다음 경기 등판은 다음달 4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일 것으로 보여 닷새의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16연전이 벌어지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다음달이면 클레이튼 커쇼가 복귀해 류현진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나흘 휴식 뒤 등판에 적응해야만 메이저리그에서 더욱 인정받을 수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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