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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뜨거운 심장과 함께 돌아온 '핫맨' 강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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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뜨거운 심장과 함께 돌아온 '핫맨' 강지환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4.29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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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2002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데뷔한 강지환(37)은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한혜진과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의사 구재희 역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경성스캔들’에서는 조선 최고의 멋쟁이를 연기해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경성폐인’으로 만들었고 ‘쾌도 홍길동’에서는 단순히 멋진 남자만 어울리는 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어느덧 30대 중후반을 걷고 있는 강지환은 드라마 ‘빅맨’에서 고아 인생을 살다가 한 순간에 재벌이 돼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입체적인 캐릭터 김지혁을 연기한다. 그는 진정한 리더란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사람을 대하는 지도자라 생각한다.

[스포츠Q 이예림기자] “심장이 없으면 내 인생은 없거든요. 심장이 있어야 누구를 만나고 삶을 살아가죠.”

28일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빅맨’에서 재벌가 아들 강동석(최다니엘)이 큰 사고를 당한 뒤에 강동석의 부모는 범죄 기록이 있던 김지혁(강지환)의 심장이 필요해 김지혁을 뇌사에 빠뜨리는 장면이 그려졌다. 심장을 빼앗기는 위기에 처하고 뇌사 상태임에도 심장을 지켜내려는 김지혁으로 돌아온 강지환은 ‘심장’이란 단어에는 한층 뜨거워진 톤으로 말했다.

▲ 강지환 [사진=와이트리미디어]

◆ 일제 강점기 시대의 모던 보이부터 현대판 ‘왕자와 거지’까지

강지환은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잘생겼지만 깐깐한 성격의 의사 구재희 역을 맡았고 ‘경성스캔들’에서는 일제 강점기 시대의 모던 보이를 연기했다. 그는 ‘쾌도 홍길동’에서 서자로 태어나 불의를 참지 못하는 홍길동이었다. 날티 나면서도 신사다움이 공존하는 마스크를 가진 그가 맡은 배역들도 그의 얼굴에서 풍기는 양면의 분위기만큼이나 극과 극이다. 다른 배우들과 다른 강지환만의 연기 특징은 무엇일까.

“저는 그래도 신사 쪽에 가까운 것 같은데요. 하하. 배우에게 양면성이 있다는 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번 작품 역시 고아로 태어나 밑바닥에서 사는 인물과 재벌가 집안의 아들, 극과 극의 인물을 연기하죠. 이리 저리 오가면서 연기를 하는 걸 좋아해요. 제가 악역, 선한 역 딱 구분돼있는 배역보다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은 캐릭터가 좋아요.”

▲ 청자켓을 입고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김지혁의 모습을 연출한 강지환 [사진=와이트리미디어]

“저는 연극영화과 전공자도 아니고 다른 일을 하다가 연기를 하게 된 경우예요. 예를 들어 살인마 캐릭터를 분석할 때 ‘과연 악하기만 할까?’ ‘살인마도 슬프면 눈물을 흘릴 수 있고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단순히 살인마는 악하다'라는 생각에서 끝나지 않고 한 번 더 꺾어 생각하죠. 이 점이 다른 연기자들과의 차이점이에요.”

◆ '가족들은 나의 심장만을 원했다'라는 문구에 꽂혀 출연을 결정한 '빅맨'

‘빅맨’은 밑바닥 인생을 살던 고아가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보니 가족이 생기고 재벌가 아들이 되면서 진정한 리더 ‘빅맨’으로 성장하는 드라마다. 강지환은 ‘가족들은 나의 심장만을 원했다’라는 문구에 꽂혀 작품을 선택했다.

“시나리오도 고려해야 하지만 일단 느낌이 중요해요. ‘가족들은 나의 심장만을 원했다’라는 문구가 뭔가 속에서 울컥하면서도 인생의 희로애락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빅맨’을 선택했죠. 밑바닥 인생을 사는 김지혁을 연기하기 위해서 5kg을 찌웠어요. 막 사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체중 조절을 하고 있죠. ‘빅맨’이 돼가면서 수트를 입을 때는 살이 빠져서 멋있을 거에요.”

‘빅맨’은 마지막 회에서 2.7%의 시청률을 기록한 ‘태양은 가득히’의 후속작이다. ‘쾌도 홍길동’ 이후 6년 만에 KBS 방송사에 돌아온 강지환에게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또한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전국이 슬픔에 빠져있는 시기에 복귀하게 됐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은 엄청 나요. 요즘 KBS 드라마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빅맨’으로 분위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빅맨’의 스토리가 재밌기 때문에 시청률은 충분히 나올 거라 믿어요. 제가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건 좋은 드라마를 보여드리는 거고 배우로서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어요. 잠시나마 시청자들의 근심을 덜어드리고 싶어요.”

▲ '빅맨' 촬영현장 [사진=김종학프로덕션, KBS미디어

‘빅맨’의 주인공 김지혁은 거지에서 한 순간에 왕자가 됐고 고아이던 그에게 갑자기 가족이 생겼다. 또한 김지혁은 큰 조직을 관리하는 우두머리임에도 그간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탐욕스러운 지도자들이 아닌 사원들을 아끼는 리더로 거듭나는 인물이다. ‘빅맨’의 김지혁을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배우는 누구인지 물었다.

“‘빅맨’의 김지혁을 연기할 때 송강호 선배님의 연기를 참고했어요. 특히 발음에 신경을 썼는데 지상파 드라마들에선 들을 수 없었던 발음일 거에요. 성격이 급하고 책이라고는 전혀 가까이 안했을 것 같은 톤을 잡았어요. 이 캐릭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외적으로 달라짐과 함께 내면도 달라지거든요. 가정하고 계산한 연기이기 때문에 김지혁의 톤 변화도 지켜봐주면 좋을 것 같아요.”

◆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리더란 사람들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

강지환이 ‘빅맨’을 촬영하면서 생각한 진정한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사람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고 답한다. 그는 김지혁에 대해 애틋함을 가지며 설명했지만 그 자신도 김지혁에 공감하고 몰입한 듯이 보였다.

“연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조직에서 우두머리가 된다는 것은 학벌, 재력 등 가진 게 많아도 그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무기는 또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을 자신의 가족으로 품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해요. 가족에게는 무엇을 얻고자가 아닌 그저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잖아요. 사람들을 심장으로 대하지 않는 이상 진정한 리더는 될 수 없죠.”

▲ 수트를 입고 재벌이 된 김지혁의 모습을 연출한 강지환 [사진=와이트리미디어]

“김지혁, 그 친구는 부모에게 버림받아서 항상 가족을 그리워한 인물이에요. 그래서 그냥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저 좋은 친구예요. 주위 사람을 대할 때도 대가를 원해서가 아니라 아니라 내 주위에 있어서 좋은 거 있잖아요. 나랑 밥 한 끼 먹고 나랑 대화하고 나랑 같은 공간에서 숨쉬는 게 고맙고 좋아서. 그래서 여러 사람들을 그렇게 대한 거고요. 그 기준이 가족과 사랑이죠.”

[취재후기]

날카로운 턱선에 날렵한 몸매를 가진 그는 반짝이는 눈빛과 함께 온갖 제스처를 취하며 열의를 다해 본인의 연기와 작품에 대해 대답했다. 다소 차갑게 느껴지던 외모와 뜨거운 속내를 가진 강지환은 얼음과 불이 공존하는 배우다. 더욱 뜨거워진 심장과 함께 돌아온 그의 모습을 보며 '빅맨'에서 보여줄 연기는 물론, 기존 배우들로부터는 찾기 힘들 것 같은 굉장한 필모그래피가 기대된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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