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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조소현 시저스킥-장예솔 잠수촬영 '난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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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조소현 시저스킥-장예솔 잠수촬영 '난 할 수 있어요!'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8.06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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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대성 기자] "괜찮아요! 공에 맞아도 되니까 한번에 끝내봅시다." 무더운 6월 29일, 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의 숙소 앞 간이 풋살장에서 기자는 호기롭게 외쳤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인조잔디의 열기가 오른쪽 뺨에 저릿하게 느껴질 만큼 바짝 엎드린 후, 머뭇거리는 그에게 시저스킥을 주문했다.

 

사실 그간 다양한 종목의 인터뷰를 하면서 볼링 공, 탁구공, 배드민턴 공 등 갖가지 공에 얼굴을 맞은 경력(?)이 있는지라 충격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가볍게 몸을 띄운 조소현은 그대로 시저스킥을 시도했고 제대로 발등에 맞은 공은 기자의 안면을 강타했다.

조소현 "제가 이럴 줄 알았어요~"
최기자 "괜찮아요~정말 괜찮아요~"

어쩔 줄 모르는 그를 향해 입은 애써 괜찮다는 말을 하면서 손은 빠져버린 안경알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사실 고백하자면 충격이 컸었다. 순간적으로 멍해질 만큼 고통스러웠다. 빨개진 얼굴 때문이었을까? 다시 시도한 시저스킥은 너무 부자연스러웠다.

 

최기자 "아까 얼굴 맞힌 것 때문에 그런 거죠? 정말 괜찮으니까 걱정 말고 한번만 더 해봐요~"

그를 안심시키려 한 말이다. 바로 그때 조소현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조소현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딱딱한 인조잔디의 공포와 또 한번 기자의 얼굴을 맞힐 수 있다는 걱정을 앞에 두고 '할 수 있다' 말하던 그는 결국 멋진 시저스킥을 선물했다.

 

지난 7월 23일은 제18회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휩쓴 수영 여제를 만나는 날이었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오후, 그의 모교인 경기체고에 도착했다.

핀 수영은 경기 내내 물 속에서 움직이는 종목이다. 따라서 물 밖에서 선수의 얼굴을 촬영할 순 없을 터, 취재 전부터 수중촬영을 염두에 뒀다. 기본적인 컷을 찍은 후 수중촬영을 시도했지만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며 생각처럼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기자의 여러 번에 걸친 잠수 요구로 힘든 표정이 역력했다.

 

최기자 : "힘들죠? 잠깐 쉬었다 할까요?"
장예솔 : "아니요~괜찮아요. 바로 할 수 있어요!"

핀수영 여제는 부족한 기자 탓에 약 10여분을 더 물 속에 머물렀다. 게다가 촬영이 끝나자 마자 다른 매체의 인터뷰를 시작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장예솔 : "괜찮아요~할 수 있어요!"

돌이켜 보면 사소한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모든 일에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은 조소현과 장예솔의 공통점이었다. 어쩌면 이러한 그들의 장점이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시키고 한국 최초로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내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때때로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초심을 잃고 방황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그때가 '할 수 있다' 외쳤던 조소현과 장예솔의 눈빛과 마음가짐이 소중해지는 순간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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