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축구산업·GM 아카데미 개설', K리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태바
'축구산업·GM 아카데미 개설', K리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4.30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익창출 고민을 위한 사람도 중요하지만 구단 자체 노력이 필수

[스포츠Q 강두원 기자] 1983년 출범한 K리그는 지난해 30주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이고자 하는 시도를 거듭하고 있지만 K리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역시 ‘K리그’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K리그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구단 운영에 있어 유럽 리그는 물론 일본의 J리그와 비교해도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프로구단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은 경기 당일의 입장 수입과 광고·홍보를 통한 스폰서십, 그리고 TV중계권료를 축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프로축구 출범 초기에는 경기 입장료 수입이 수익의 가장 큰 몫을 담당했다면 현재는 TV중계권료가 수익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K리그는 세 가지 수익의 축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만원사례를 이루는 K리그 경기는 찾아보기 힘들고 관중들의 관심이 적다보니 광고와 홍보효과가 미미해 스폰서십 유치 역시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막대한 TV중계권료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 K리그의 건강한 발전, 시작은 선수 연봉 공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에 이어 지난17일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22개 구단의 연봉 총액을 발표했다.

K리그는 1983년 출범 이후 ‘선수 연봉 비공개’와 ‘부정확한 관중 집계’가 프로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받아왔다. 연봉 비공개 원칙으로 선수들의 몸값을 추정할 수밖에 없었고 언론에서도 선수의 활약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했다. 여기에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선수들의 해외이적이 활발해지면서 선수들의 연봉과 이적료가 치솟았고 구단의 예산에서 선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졌다.

▲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9일부터 구단 프런트 역량 강화를 위한 'K리그 GM 아카데미'를 개설해 구단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실무진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에 나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익은 제자리인 반면 지출은 늘어나자 구단의 만성적자가 이어졌고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선수단 연봉 등 인건비를 줄이고 수입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 시작이 선수단 연봉 공개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 결산서 공시, 선수 연봉 공개, 2013시즌 입장수입 및 객단가 공유로 K리그의 재정 건전성 확보와 팀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 올해 역시 각 구단의 연봉 총액을 발표하면서 구단의 투명 경영을 위한 움직임을 지속해 나갔다.

◆ '사람이 미래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결국 사람

연봉 공개는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는 차원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연봉을 공개했다고 해서 적자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발전적인 시도가 함께 동반돼야 연봉 공개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증대시키고 구단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구단의 수익 혹은 가치 상승을 고민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과 통한다.

이에 프로연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K리그 발전을 주도할 프로축구 전문 행정가를 양성해 한국 축구 및 K리그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25주간 프로스포츠 단체 최초로 ‘축구 산업 아카데미’를 설립해 스포츠 행정가 발굴에 힘썼다.

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강사를 초빙해 시작된 ‘축구 산업 아카데미’는 구단 경영, 선수단 운영, 중계방송,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국제 업무를 비롯한 축구 및 스포츠 관련 분야를 교육해 1기 수료생을 연맹과 구단, 언론사 등 관련 분야의 인재로 배출해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9일부터 12월 19일까지 10회에 걸쳐 프로축구 전문 경영인 교육 과정인 'K리그 GM(General Manager)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 지난 2월 15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스포츠 행정가를 발굴하기 위해 프로스포츠 단체 최초로 설립된 '축구 산업 아카데미'가 1기 수료식을 갖고 K리그 발전을 위한 인재를 배출해냈다. [사진=스포츠Q DB]

‘축구 산업 아카데미’가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 내는 데 중점을 뒀다면 'K리그 GM 아카데미‘는 각 구단의 실무를 이끌고 있는 제너널 매니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설됐다.

마케팅은 물론 전략수립, 커뮤니케이션 및 조직관리, 법무·회계, 팀 매니지먼트, CS·경영기회, 성과평가 등 총 7개 세션으로 구성돼 실질적으로 구단의 운영을 맡고 있는 프런트들에 대해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프로연맹 커뮤니케이션팀 김가은 과장은 “연봉 공개를 비롯해 ‘축구 산업 아카데미’, ‘K리그 GM 아카데미’ 등 연맹이 실시하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 모두 구단의 발전을 토대로 K리그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위상 제고책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봉을 공개하는 것은 각 구단의 인건비 조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며 결국 자체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따라서 '축구 산업 아카데미'와 'K리그 GM 아카데미'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수익을 창출을 고민하고 도모해야 하는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맹의 지원은 간접적, 구단의 발전은 구단이 직접 나서야

연맹은 아카데미 개설과 함께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전 구단에 K리그 유소년 축구 보급반 운영 매뉴얼, 사회공헌 & 지역커뮤니티 프로그램 매뉴얼, 프로야구 마케팅 활동 사례 벤치마킹 보고서, ‘EPL-웨스트햄 유스시스템 벤치마킹 보고서’ 그리고 K리그 구단의 운영 능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행정력 강화를 위한 실무지침서'를 배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연맹의 움직임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한편으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연맹이 나서서 각 구단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김가은 과장은 “연맹은 각 구단이 처한 어려움 개선에 간접적인 지원을 해 줄뿐이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구단 내에서 직접 찾아야 한다”며 구단이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K리그 구단의 운영 능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전 구단에 행정력 강화를 위한 실무지침서를 배포했다. 이 또한 K리그 내 구단 발전을 위한 연맹의 간접적인 지원의 일환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렇다면 연맹의 지원 외에 구단 자체적으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을까?

K리그 명문 구단 중 하나인 FC서울 운영홍보팀 성민 대리는 “모든 구단이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 역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자생력이라 하면 결국 자체적인 선수 수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클럽 시스템의 정상적인 정착을 이뤄낼 수 있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며 "따라서 많은 부분 중 최근에는 유소년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쌓아나가기 위해 '퓨처오브서울(Future of Seoul)이라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4000여명 가량의 회원을 통해 인재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현대 김욱헌 홍보담당은 “구단의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선 유스팀 구축은 필수다. 좋은 선수를 자체적으로 육성하고 그 선수가 팀의 스타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밝혔다. 그는 “또한 우리 구단은 지역 밀착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장에 찾아오는 관중들은 연고 지역의 사람들이지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아니다"며 "전북은 지난해 구단 엠블럼을 변경하면서 '현대'라는 모기업명을 제외하고 '전북'이라는 연고지에 대한 특성에 집중하면서 연고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역민에 대한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벌여야 구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지역 기업의 스폰서십 유치도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구단 외에도 다른 구단들 모두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들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연봉 공개에 대한 부분 역시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구단도 있지만 대부분 대승적인 차원에서 공감하고 있다.

또한 ‘축구 산업 아카데미’와 ‘K리그 GM 아카데미’를 비롯한 연맹의 다양한 노력 역시 구단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인 참가 의사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이 연봉 공개와 연맹의 여러 노력은 간접적인 지원이며 각 구단의 경영 정상화와 자립기반 구축을 뒷받침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연맹은 구단의 어머니가 아니다. 결국 구단의 발전과 K리그의 발전을 위한다면 연맹의 움직임만을 바라는 것이 아닌 구단 자체적인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하는 것이 선결돼야 할 것이다.

kdw0926@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