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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관호 막내' 송희채에게 대표팀은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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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관호 막내' 송희채에게 대표팀은 보물창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8.05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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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채, "수준 차이가 나지 않으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편"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문)성민이 형의 스텝과 (최)홍석이 형의 블로킹, (곽)승석이 형의 움직임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

형들의 노하우를 하나라도 잡아내기 위해 눈빛을 반짝였다. 배구대표팀 막내 송희채(23·OK저축은행)가 소속팀에서 느낄 수 없는 감정으로 문용관호에 녹아들고 있다.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함께 성장하는 송희채다.

송희채는 5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체육관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 8강 플레이오프 E조 2차전 이란전서 한국의 왼쪽 수비를 맡아 무난히 소화했다.

▲ 송희채가 대표팀 막내로서 형들의 노하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 5월 31일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프랑스전에서 강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는 송희채. [사진=스포츠Q DB]

송희채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아시아 최강으로 꼽히는 이란을 세트스코어 3-1(17-25, 28-26, 25-20, 25-23)로 꺾었다. 2008년 제1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이란에 1승 1패를 기록한 이후 지난 6년간 7연패를 당했던 한국은 이로써 연패를 끊어내고 이란 공포증을 떨쳤다. E조 1위에 오른 한국은 F조 4위 일본과 4강행 티켓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창단 멤버이기에 소속팀에선 주전 수비형 레프트로 뛰고 있지만 대표팀에선 사정이 다르다. 송희채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전 최종라운드 합동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전광인(한국전력), 곽승석(대한항공) 등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최종명단에서 탈락했다. 당시에는 공부 차원이었기 때문에 실망은 크지 않았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흘렀고 송희채는 또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첫 관문인 제18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번엔 공부에 그치는 게 아닌 직접 뛰면서 좋은 성적에 기여해야 하는 시간이다.

송희채는 “국제대회 정식 엔트리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라며 “월드리그 때는 유럽 선수들의 파워가 달라 긴장을 많이 했는지 내내 헤맸다. 국내로 돌아온 뒤 KOVO(한국배구연맹)컵대회 이후 안정을 되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치르며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를 보여주고 있는 송희채는 지난 3일 대만과 8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8점을 올렸다. 이에 송희채는 “(권)영민이 형과 성민이 형 등 고참들이 많이 들어와 분위기가 달라지고 점점 손발이 맞는 것 같다”며 “경기를 많이 뛰게 되니 리시브하는 입장에서 적응이 됐다. 아시아 선수들의 서브가 유럽의 강서브보다 약하다보니 월드리그 때보다 기록이 향상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규(OK저축은행), 오재성(한국전력)과 함께 팀의 막내인 송희채에게 대표팀은 ‘보물창고’다. 많은 선배들의 장점을 지켜보며 자신의 기량 향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송희채는 “롤모델인 성민이 형의 자세와 스텝을 많이 보고 있다. 리시브가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또 홍석이 형의 블로킹, 승석이 형의 움직임을 보고 배우는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고 있으면 내가 제일 못하는 것 같다. 수준 차이가 나지 않으려고 적극적으로 하려는 편”이라며 웃었다.

이어 송희채는 “뭔지 모르겠지만 많이 얻는 느낌이다. 경기를 뛸 때마다 공격, 블로킹, 서브 등 자신감이 붙는다.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만으로 ‘기죽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 송희채(왼쪽 두번째)가 6월 13일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일본전에서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자신감이 솟아오르는 만큼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도 동반 상승한다. 송희채는 “이란에 와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대표팀이 흥해야 한국배구가 더 흥한다’는 것이다. 부담은 아닌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일원으로서 강한 책임감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쾌활한 성격인 송희채는 자신의 기량에 관대하지 않다. 경기를 이겨도 자기 플레이를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편. 그는 “경기 중 위기감이 생기면 다녀와서 영상을 다시 보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 있는 능력과 노력, 그리고 태극마크의 책임감이 송희채를 한국배구를 이끌 차세대 스타로 성장시키고 있다. 송희채에게 대표팀은 ‘보물창고’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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