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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돌아온 한화 정현석. 안타에 실린 '인고의 8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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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돌아온 한화 정현석. 안타에 실린 '인고의 8개월'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8.07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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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대성 기자] "그 동안 몰랐던 가족, 팀, 동료, 팬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2015년 8월 5일, 8개월 만에 위암을 딛고 돌아온 한화 정현석이 인터뷰에서 밝힌 진심 어린 답변이다. 지난해 12월 위암 판정을 통보 받고 수술과 재활을 거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감히 짐작할 수 없다. 야구선수로서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을 터, 공기 같다고 생각했던 주변의 것들이 일순간 공기처럼 소중했었다는 깨달음을 그는 다시 돌아온 야구장에서 감격적으로 털어 놓았다.

▲ 7회초 복귀 첫 타석서 안타를 친 정현석(오른쪽)이 미소짓고 있다.

정현석이 1군에 복귀한 감격의 첫날,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표정은 들떠 있었다. 배트를 바라보는 눈빛과 동료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표정, 그리고 타격 연습을 할 때의 진지한 자세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에 대한 고마움과 설렘이 보였다.

▲ 반가운 정현석의 등번호 5번

4연패의 사슬을 끊기 위해 심기일전한 한화였지만 뚜껑을 열어본 SK와의 경기는 1회부터 큰 점수차로 끌려갔다. 끈끈한 뒷심으로 매번 역전의 명승부를 연출했던 '마리한화'였지만 폭염 때문이었는지 이렇다 할 역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 8개월 만에 위암을 극복하고 1군에 복귀한 정현석이 타석에 들어서며 심판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그러던 7회 초 2사 상황, 갑자기 관중들의 웅성거림과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그렇게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한화 정현석이 마침내 타석으로 걸어 나왔다.

▲ '방망이야 부탁해~'

정현석의 눈빛이 반짝거렸고 어색한 걸음걸이에서 감격과 긴장감이 뒤섞여 보였다. 심판에게 인사를 한 후 호흡을 가다듬으며 자세를 잡기까지는 불과 1분여 정도였지만 이 순간을 위해 지난 8개월간 인내와 고통의 순간을 수없이 감내해 왔을 터, 그간의 모진 세월을 방망이에 실은 듯 통쾌한 안타를 때려냈다.

▲ 위암을 극복하고 1군에 복귀한 정현석이 그간의 모진 8개월을 안타로 날려버리고 있다.

수천 번 머릿속에 그려왔을 순간일 것이다. 1루 코치의 축하에 말없이 미소 짓는 정현석의 얼굴은 세상 모든 것을 이룬 듯 행복해 보였다.

▲ SK 박정권(왼쪽)이 복귀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정현석의 엉덩이를 터치하며 축하하고 있다.

비록 한화의 5연패로 정현석의 안타는 빛이 바랬지만 그가 스포츠 팬들에게 선물한 감동은 앞으로도 한참이나 일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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