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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의 등장음악, 선수에게 미치는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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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의 등장음악, 선수에게 미치는 효과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0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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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분석보도 "긴장 풀어주고 심리적 안정에 도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포츠 경기에서는 늘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 흥겨운 응원가나 응원 구호 모두 음악이다. 종목을 불문하고 음악은 스포츠와 불가분 관계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설 때마다 나오는 음악도 있다. 복싱 선수나 격투기 선수가 링으로 걸어나올 때마다 나오는 등장음악이 있고 야구 선수 역시 타석이나 마운드에 들어설 때마다 음악이 흘러나온다. 보통 선수들의 등장음악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골라 틀기도 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나 KBO리그 모두 자신들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등장음악이 있다.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은 일본 진출 전까지 삼성에서 마무리로 활약하면서 그룹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등장음악으로 사용했다.

MLB에서는 AC/DC의 '헬 벨'이 울릴 때면 전설적인 마무리 트레버 호프만이 등장, '지옥의 종소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역시 지금은 은퇴한 뉴욕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는 메탈리카의 '엔터 샌드맨' 등장음악으로 유명하다.

투수 뿐 아니라 타자의 등장음악도 유명하다.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GDX태양의 '굿보이'를 쓰고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는 노홍철과 장미여관이 2013년 무한도전 가요제 때 불렀던 '오빠라고 불러다오'를 사용한다. 류현진(28·LA 다저스)은 싸이와 친분으로 '젠틀맨'을 사용했다.

여기서 드는 한가지 의문. 야구장에서 등장음악은 오직 홈팀 선수들에게만 국한된다. 어떻게 보면 홈팀 선수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아닌 특권이다. 그렇다면 이 등장음악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미치는 효과는 어떨까?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즈는 최근 MLB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시티 필드에서 근무하는 음향 관리담당자를 인터뷰하면서 등장음악이 선수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조너선 카츠 박사는 프로팀과 선수들을 대상으로 연구조사를 한 결과 선수들이 마음가짐을 준비하는데 효과를 본다고 결론지었다.

카츠 박사는 "음악은 사람들이 마음가짐을 갖게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만약 긴장하고 걱정하는 상태라면 방망이를 쥐는 팔에 힘이 들어가게 돼 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등장함으로써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긴장을 풀고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가 돼 더욱 잘 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원정팀은 등장음악이 없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즈의 경우 원정팀의 일부 선수들은 스스로 노래를 부르며 등장한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한 명인 케빈 필라(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핏불&니요의 '타임 오브 아워 리브스'를 부르며 나온다. 이 때문인지 필라는 이례적으로 홈경기 타율(0.260)보다 원정경기 타율(.0273)이 더 높다. 올 시즌 홈런 7개를 때린 필라는 5개를 원정경기에서 기록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선수들이 등장음악을 신중하게 고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트래비스 다노(뉴욕 메츠)는 "지난 시즌 첫 달에 슬럼프를 겪었을 때 5개의 등장음악을 돌아가면서 썼는데 원래 썼던 버스타 라임즈의 음악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편해져 부진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등장음악이 이처럼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KBO리그에서는 경기시간 단축을 목표로 한 스피드업 규정을 신설하면서 타자의 등장음악을 10초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MLB에서는 지난해 15초 이내로 한다는 규정 때문에 셰인 빅토리노 등 여러 선수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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