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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2015] (41) 용인삼성 박하나 '오버페이' 논란, 현재보다는 미래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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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2015] (41) 용인삼성 박하나 '오버페이' 논란, 현재보다는 미래가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14 10: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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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PO 진출 실패에 다시 다진 각오…'삼성에서 이루고픈 목표는

[200자 Tip!] 여자프로농구에서 우승후보라고 하면 춘천 우리은행, 인천 신한은행, 청주 KB스타즈를 꼽지만 용인 삼성도 '전통의 명가'로 꼽힌다. 예전 동방생명이란 이름으로 창단한 이후 최경희, 성정아, 김화순, 정은순 등 한국 여자농구를 이끌었던 주역이 모두 삼성을 거쳤다. 지금도 이미선(36)이 여전히 뛰고 있고 박정은(38)은 현역에서 은퇴, 삼성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2006년 여름리그 이후 단 한 차례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고 명가라는 칭호도 퇴색됐다. 이제 삼성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대교체의 선두주자 박하나(25)가 있다.

[용인=스포츠Q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였던 박하나는 부천 하나외환을 떠나 삼성과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3년에 연봉 2억1100만 원이라는 조건이 논란을 불렀다. 전 시즌에 7500만 원의 연봉을 받았기에 3배 가까운 연봉은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 용인 삼성은 동방생명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했던 명가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등 명가로서 이미지가 많이 퇴색됐다. 박하나는 삼성의 새로운 에이스로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논란이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박하나에는 '오버페이' 선수라는 꼬리표가 계속 붙어다닌다. 아직도 박하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일부 안티 팬도 있다. 어쩌면 삼성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나갔더라면 그 논란을 완전히 종식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는 10월 31일이면 WKBL 2015~2016 시즌이 개막한다. 지난 4월 모비스 코칭스태프였던 임근배 감독 체제로 개편한 삼성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성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박하나 역시 다시 한번 이를 악물었다.

◆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던 지난 시즌, 내 점수는요?

2009년 전체 2순위로 하나외환의 지명을 받아 WKBL에 데뷔한 박하나는 2013~2014 시즌이 끝난 뒤 처음으로 FA가 됐다. 하나외환에서 오랫동안 뛰었던 박하나는 자신의 농구인생을 바꿀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필요했고 그 돌파구를 FA 계약에서 찾았다.

"하나외환에는 김정은(28) 언니 등 너무 좋은 선수가 많았어요. 하지만 즐겁게 농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나름대로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던 시기였죠."

사실 박하나에 대한 팬들의 오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오버페이 논란 때문에 안티 팬도 늘어났다. 그러나 박하나는 오직 자신이 좀 더 즐겁게 농구를 하고 싶어서 삼성의 유니폼을 입었다.

▲ 자유계약선수로 삼성으로 건너온 박하나는 기량보다 많은 연봉을 받았다는 '오버페이' 논란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을 겪었다. 박하나는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하나외환에도 좋은 선배 언니들이 많았지만 삼성에 들어와 (이)미선 언니가 여러가지를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비로소 농구를 즐겁게 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박하나에게 지난 시즌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목표로 했던 전 경기 출전은 이뤄냈지만 정작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박하나의 삼성에서 첫 번째 시즌은 허무하게 끝났다.

"제 가치를 인정해준 삼성에서 성적을 내보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시즌 전에 발목을 다쳐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도 있고요. FA로서 압박과 부담도 없지 않았죠. 아마 그래서 제게 안티 팬이 여전하고 오버페이 논란도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 저의 지난 시즌 점수는 60점 줄래요."

60점이면 대학 학점으로는 낙제를 간신히 면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박하나의 지난 시즌 성적을 보면 자신을 너무 박하게 평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2013~2014 시즌 하나외환에서 뛰었을 당시 박하나의 평균 득점은 6.14점이었지만 지난 시즌 11.46점으로 5점 가까이 늘어났다. 경기당 평균 5점 이상을 더 넣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기량 성장이 가져다주는 효과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이 33.6%로 2013~2014 시즌(21.9%)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 박하나는 이전 소속팀인 부천 하나외환에 있을 때보다 자신감이 가득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경기에 나선다. 경기에 한층 여유가 생기면서 삼성의 새로운 에이스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쳤다.

◆ 낙제나 다름없는 지난 시즌, 새로운 시즌을 맞는 각오

박하나는 대선배 이미선과 함께 삼성의 가드진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이미선과 함께 호흡을 맞출 때는 슈팅 가드로서 공격에 나서면서도 체력 안배를 위해 이미선이 코트에서 나왔을 때는 포인트 가드 역할도 함께 수행했다. 그 결과 어시스트 숫자도 경기 평균 1.06개에서 1.94개로 늘어났다.

"책임감이라는 측면에 더 늘어났던 것 같아요. 사실 하나외환에 있을 때는 언니들이 많이 해준 것도 있었거든요. 그러나 삼성에 와서는 FA로서 좋은 대우를 받았으니 저도 이전보다 더 책임감있게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하나 달라진 것은 박하나의 마음가짐이다. 하나외환에 있었을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박하나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슛 하나, 수비 하나 실수하면 마음으로 부담이 컸거든요. 실수할 때마다 '이거 어떻게 하지'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이었어요. 그러니 너무 깊은 생각, 고민에 빠져 스스로 경기를 그르치곤 했죠. 하지만 삼성에 와서는 자신감도 붙고 실수를 해도 '경기를 하면서 만회할 수 있어. 다음에 더 잘하면 돼'하고 쿨하게 넘어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박하나는 삼성의 새로운 에이스를 꿈꾼다. 아직은 자신이 많이 모자라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등번호 1번을 달고 있는 박하나는 한 살 위 선배인 배혜윤(26)과 함께 삼성의 세대교체 선두주자다. 임근배 감독도 여러 선수들을 언급하면서 박하나와 배혜윤의 기량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제가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시즌 60점 정도의 플레이로는 만족할 수가 없죠. 공격에서 마무리하는 것도 좀 더 깔끔하게 해야 하고, 수비도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 하고, 패스 미스도 줄여야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 많아요. 감독님도 기본기부터 다져야 한다고 늘 말씀하시죠. 작은 실수부터 줄여나가고 경기에 늘 집중해야 점수도 올라가지 않을까요."

▲ 박하나의 또 다른 목표는 대표팀에 있다. 그러나 아직 그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다가오는 시즌에 삼성의 에이스임을 보여줘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는 기량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 박하나에 중요한 1년, 대표팀 그리고 올림픽 본선의 꿈

하계 올림픽도 1년여를 남겨뒀다. 한국 여자농구도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당장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아시아 예선전인 아시아선수권이 벌어진다. 그러나 박하나는 대표팀에 포함되지 못했다. 박하나의 포지션인 가드 경쟁이 워낙 치열해 들어갈 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삼성 선수 가운데에서는 배혜윤이 유일하게 대표팀에 포함됐다.

"제가 지난 시즌 잘했다면 위성우 감독님이 뽑아주셨겠죠. 제가 모자라니까 대표팀에 들어가지 못한 것 아니겠어요. 새로 오신 감독님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으니 오히려 잘됐죠. 이번 시즌에 열심히 뛰고 결과를 기다린다면 제게도 대표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올림픽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 같다고 물었더니 '그거야 대표팀 뽑히고 나서죠'라며 손사래를 친다. 올림픽보다는 당장 올 시즌엔 조금 더 즐겁게 농구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말한다. 임근배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 압박 농구에 적응하기 위해 체력 훈련도 열심히 하며 80여일 앞둔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언제나 경기를 즐겁게 뛸 수는 없죠. 힘들 때도 있고 짜증날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마음을 갖고 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야 프로죠."

▲ 박하나는 올 시즌 목표를 농구 명가 삼성의 부활로 잡았다. 자신의 목표보다 팀 성적이 한층 올라가기를 바란다. 팀 성적이 올라간다면 자신 또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만족스럽지 못했던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박하나는 다시 오직 단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며 뛰고 있다. 바로 명가 삼성의 부활이다.

"지난 시즌부터 단 한 번도 몇 점을 올려야지, 기록을 얼마만큼 해야지 하는 목표를 세운 적은 없었어요. 다가오는 시즌에도 전 경기 출전을 하면서 삼성을 다시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켜야죠. 팀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고 저도 다시 마음을 잡고 있으니 해낼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해요. 이것만 달성된다면 저도 한 단계 성장, 성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하나 프로필

▶ 생년월일 : 1990년 9월 14일  ▶ 출신학교 : 숙명여중-숙명여고
▶ 포지션 : 가드  ▶ 신체조건 : 176cm, A형
▶ 데뷔 : 2008년 WKBL 신입선수선발대회 1라운드 전체 2순위 부천 신세계 입단
▶ 주요경력
부천 신세계(2009~2012), 부천 하나외환(2012~2014), 용인 삼성(2014~)
▶ 주요수상
2011~2012 시즌 2라운드 MIP, 2012~2013 시즌 2라운드 MIP
2012~2013 하나투어상, 2013 윌리엄 존스컵 출전, 대한민국 우승

[취재후기] 삼성 팀 관계자는 "여자선수로는 정신력이 강한 편이다. 지난 시즌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힘들었을 텐데 별로 내색하지 않고 묵묵하게 뛰었다"고 말했다. 삼성이 비록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박하나가 삼성에서 큰 공헌을 했다는 칭찬이었다. 이 때문에 다가오는 이번 시즌 역시 박하나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박하나도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관심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내년 이 때쯤이면 더 크게 성장한 박하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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