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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데뷔전 선방쇼' 로메로, 데 헤아 내칠만큼 판할 믿는 구석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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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데뷔전 선방쇼' 로메로, 데 헤아 내칠만큼 판할 믿는 구석 있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0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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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서 슈퍼세이브…단 한 경기에 주전 경쟁 우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다비드 데 헤아와 세르히오 로메로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골키퍼는 누가 될까. 개막전 결과만 놓고 본다면 로메로에게 상당히 유리해진 것은 분명하다. 로메로가 데뷔전부터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데 헤아가 없어도 맨유의 골문이 불안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로메로는 8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토트넘 핫스퍼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 개막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면서 1-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맨유는 아직까지 주전 수문장에 대한 교통정리가 확실하게 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중앙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를 데려오기 위해 데 헤아를 트레이드 카드로 꺼내들기도 했다. 그러나 라모스가 레알 마드리드 잔류를 선언하면서 데 헤아 역시 공중에 떠버렸다.

여기에 맨유는 데 헤아와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올 시즌이 끝나고 나면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줘야 할 상황이다. 이적료를 조금이라도 챙기려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다른 팀으로 보내는 것이 맨유에 유리하다. 데 헤아 역시 이적설에 휘말리면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맨유로서는 불안요소다.

이 때문에 루이스 판할 감독은 개막전 전날 기자회견에서 "데 헤아를 토트넘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여전히 이적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데 헤아를 빼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판할 감독은 로메로를 꼭 집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로메로가 개막전 골키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가능했다. 이미 판할 감독과 로메로는 같은 팀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판할 감독은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AZ 알크마르의 사령탑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판할 감독이 라싱 클럽에서 데려온 골키퍼가 바로 로메로였다. 판할 감독이 2009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둘 사이 인연이 끊어지긴 했지만 6년 뒤 로메로가 자유계약선수(FA)로 맨유로 들어오면서 다시 결합했다.

굳이 판할 감독이 로메로를 애지중지하지 않더라도 로메로는 월드 클래스 골키퍼다. 지난해 비록 독일에 져 준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지키며 맹활약했다. 지난달 칠레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아르헨티나 대표팀 골키퍼를 맡아 준우승을 이끌었다.

등번호 20번을 달고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로메로는 다소 긴장한 탓인지 전반에는 수비수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아찔한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몸이 풀린 뒤에는 눈부신 선방을 펼치면서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다.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로메로에게 평점 7.3점을 줬다. 이날 맨유에서 가장 높은평점을 받은 크리스 스몰링(7.6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전반 초중반 실수를 생각한다면 후반에 보여준 활약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단 한 경기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경기 초반에 보여줬던 불안함은 로메로가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고 보기엔 다소 이르다. 그러나 로메로가 주전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가게 된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이미 데 헤아는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데 헤아의 여자친구까지 스페인 마드리드로 오라고 부추기는 양상이다. 적어도 맨유의 주전 수문장 자리가 데 헤아에게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개막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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