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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도 월드시리즈 우승' 한국 리틀야구, 어떻게 세계를 호령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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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도 월드시리즈 우승' 한국 리틀야구, 어떻게 세계를 호령하는걸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8.09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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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세 제패 이어 13세도 우승 신화... 문체부-KBO 지원 대폭 상승, 지난해 우승 덕 자신감 무장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 리틀야구가 또 큰일을 해냈다.

이동수 서울 중구 감독이 이끄는 13세 이하(INTERMEDIATE) 리틀야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리버모어 맥스베어 스포츠파크에서 막을 내린 2015 세계리틀야구 INTERMEDIATE 50-70 월드시리즈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12세 이하(MAJOR) 대표팀이 29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한데 이은 한국 리틀야구의 2년 연속 쾌거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보며 야구에 입문한 소년들이 무럭무럭 자라나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한국은 어떻게 리틀야구 최강국으로 우뚝 섰을까?

▲ 이동수 감독(가운데)이 이끄는 13세 이하 리틀야구대표팀 선수들이 50-70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후 모자를 던지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한국리틀야구연맹 제공]

◆ 2014 우승이 바꿔놓은 리틀야구 지형도, 지원이 달라졌다 

지난해 12세 대표팀의 우승은 리틀야구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동안 대한야구협회(KBA)의 지원 속에 어렵사리 살림을 꾸려나가던 한국리틀야구연맹은 세계를 호령한 12세 야구소년들 덕에 문화체육관광부와 KBO로부터 차원이 다른 도움을 받게 됐다.

박원준 연맹 기획이사는 “예산이 늘면서 합동훈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에는 4박 5일간 시차 적응을 위해 함께 모이기도 했다”며 “대표팀 로스터 확정 후부터는 한영관 회장님의 지시 하에 체계적인 훈련을 했고 기량을 연마했다”고 설명했다.

김상배 연맹 경기이사 역시 “지난해 전까지만 해도 대회를 나가려면 부모들의 자비가 적잖이 들었지만 올해부터는 환경이 대폭 개선됐다”며 “문체부와 KBO의 지원 속에 훈련비, 합숙비, 항공료, 식대 등 비용이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 국제 디비전 결승 푸에리토리코전을 앞두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13세 대표팀. 한국은 푸에리토리코에 2연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사진=세계리틀야구연맹 제공]

지난 5월 청주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선발전에서 남부, 중부, 동서울을 완파해 안 그래도 역대 최강이란 평가를 받았던 ‘서서울 태극전사’들은 리를야구연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결과는 경기당 11.6득점의 퍼펙트 우승으로 나타났다.

◆ 우리는 세계 챔피언, 자신감으로 무장한 리틀야구 현장 

지난해 12세 우승은 외부 환경뿐 아니라 내부의 분위기도 통째로 바꿔놓았다. 선수도, 지도자도, 연맹 직원들도 더 이상 아시아 정상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우리가 월드 베스트’라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이들은 이제 세계 정상을 바라보고 일한다.

김상배 이사는 “지난해 그동안 해내지 못한 것을 해내고 나선 한국 리틀야구가 달라졌다”며 “지도자와 선수들 사이에 아시아-퍼시픽 예선만 통과하면 월드시리즈는 충분히 해볼만한 무대라는 생각이 있다. 내년에는 12세, 13세 동반우승을 목표로 달리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샌프란시스코 대회 현장에 동행한 박원준 이사는 “선수들의 경기력이 예년에 비해 많이 향상됐다. 이젠 큰 경기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며 “중요한 경기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위기가 와도 스스로 풀어갈 수 있는 능력들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 세계를 호령한 13세 이하 리틀야구대표팀. [사진=스포츠Q DB]

12세 대표팀이 아시아 예선에서 대만에 패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정신을 무장하는데 좋은 자극제가 됐다. 지난해 8강에서 탈락했던 13세 선수들은 동료들의 몫까지 해내겠다고 의지를 다졌고 지도자들도 역량을 총동원해 13세 대표팀을 도왔다.

소속팀을 강호로 만든 지희수(경기 수원 영통구) 윤현식(경기 군포시) 코치가 합류해 선수들의 공수주를 세밀하게 다듬었다. 베테랑 김훈 감독(서울 종로구)이 연구원으로 합류해 5년 후배 이동수 감독에게 조언을 건넸다. ‘올스타’ 코칭스태프는 찰떡궁합 속에 연전연승을 거듭했다.

현지의 뜨거운 관심도 빼놓아서는 안된다.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방문한다는 소식에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선수들을 데려가 스테이크를 사줬고 삼계탕, 김치찌개 등 한국 음식까지 대접했다. 박원준 이사는 “이분들의 성원이 없었다면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은 샌프란시스코 현지 교민의 열렬한 성원 덕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사진=한국리틀야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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