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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아시안컵 우승의 진정한 힘, '클럽세대'들이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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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아시안컵 우승의 진정한 힘, '클럽세대'들이 말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1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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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이종호·김승대 등 8명 유스에서 길러낸 선수들…K리그가 한국 축구의 힘 재입증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동아시안컵 우승의 진정한 힘은 무엇일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슈틸리케 감독의 지략이나 다양한 선수 운용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역시 진정한 힘은 K리그에서 나왔다. 그것도 클럽시스템에서.

유럽리그와 중동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대거 빠지고 K리그와 중국, 일본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만으로 대표팀을 구성한 가운데 무려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다. 우승을 일궈낸 23명의 선수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K리그 클럽시스템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8명이 K리그 유스 시스템에서 육성된 선수들이라는 점은 K리그의 힘이 한국 축구의 힘이라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 동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오른 한국 축구대표팀의 23명 선수 가운데 8명이 K리그 유스 시스템이 길러낸 선수들이다. 김승대(왼쪽)와 이종호(가운데) 역시 각각 포항과 전남의 유스팀인 포철공고와 광양제철고에서 기량을 쌓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한 가운데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골문을 지킨 김승규(25)와 임창우(23·이상 울산 현대)는 울산의 유스팀인 현대고에서 기량을 쌓았다.

또 중국전에서 나란히 A매치 데뷔골을 넣은 김승대(24·포항)와 이종호(23·전남)도 각각 소속팀의 유스인 포철공고와 광양제철고에서 뛰었다. 포항과 전남은 일찌감치 유스시스템을 K리그에 정착시킨 팀으로 유명하며 그동안 수많은 선수들을 배출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앙팡테리블'로 자리한 권창훈(21·수원 삼성)도 수원 유스팀인 매탄고를 나왔다. 수원은 2008년 매탄고와 18세 이하 유스팀으로 협약을 맺고 그동안 적지 않은 선수들을 배출해왔다. 권창훈 외에 수원의 주전 수비수인 구자룡(23)과 민상기(24)도 매탄고 출신이다.

수원에서 뛰고 있지만 원래 성남 일화(현 성남 FC)에서 데뷔한 홍철(25)은 성남의 유스팀인 풍생고 출신이다. 이밖에 이정협(24·상주 상무)과 이주용(23·전북 현대) 역시 각각 부산과 전북의 유스팀인 동래고와 영생고에서 육성된 선수들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08년부터 K리그 구단들이 지역의 한 고교팀을 지정, 유스팀으로 직접 관리해오고 있다. 또 유스팀의 선수들은 고교클럽 챌린지리그를 통해 경기력과 경험을 쌓고 있다.

그 결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8강 이상 성적을 내고 있으며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과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어지는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모두 유스팀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반증이다.

물론 한국의 스포츠는 아직까지 학원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축구에서는 클럽시스템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K리그 클럽 시스템이 길러낸 선수들이 소속팀 주축으로 성장하고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한국 축구를 더욱 살찌우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동아시안컵을 통해 두꺼운 선수층을 보유하게 된 것도 모두 K리그의 클럽 시스템의 힘이다.

이제 한국축구의 새로운 미래를 짊어질 '클럽축구세대'들의 도약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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