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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날' 텍사스 글로버 라이프파크, 1000명 교민과 함께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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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날' 텍사스 글로버 라이프파크, 1000명 교민과 함께 하다
  • 박정근 편집위원
  • 승인 2014.05.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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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여행 (12)

[텍사스=박정근 호서대 교수(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 ISG 대표이사)] 나는 지난달 1일 댈러스 지역 신문사인 뉴스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텍사스 구단에서 지난달 15일을 ‘추신수의 날’ 행사로 지정해 34달러(약 3만5000원)인 외야석(좌익수 뒤) 티켓을 21달러(약 2만1600원)로 할인해 교민 500명에 한정 판매한다는 내용을 봤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4연전 중 2차전에 펼쳐진 추신수의 날은 올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추신수를 환영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로 한인 500석 할인 티켓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의 입장권 구입은 댈러스 한인회나 뉴스코리아 또는 댈러스 한인 마켓 등에서 직접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댈러스 지역에서 어학연수하고 있는 호서대 동료교수 아들에게 입장권 4매 구입을 미리 부탁했다.

경기 전날의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 일기예보에도 ‘추신수의 날’에 무척 추울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두툼한 겨울옷을 준비했다. 하지만 당일 걱정했던 것보다 날씨가 화창해 기분이 좋았다.

▲ 댈러스 지역의 뉴스코리아 직원들이 추신수 유니폼과 스카프를 나누어 주고 있다. [사진=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ISG) 제공]

경기 당일인 지난달 15일 집사람과 딸과 함께 경기장으로 향했다. 휴스턴 45번 국도 북쪽으로 한참 달려 30번 고속도로를 타고 4시간을 달려 댈러스 시내에 도착했다. 댈러스 시내 컨벤션 센터 역에서 동료 교수 아들을 데리고 20분 정도 이동해 텍사스 레인저스 홈 구장인 글로버 라이프 파크에 5시쯤 도착했다. 너무 일찍 온 탓인지 관중들이 많지 않았다.

이날 구단 측은 코카콜라로부터 후원 받아 선착순 입장객 1만5000명에게 추신수의 이름과 등번호(17번)가 새겨진 빨간 티셔츠를 증정했다. 또 입구 안쪽에서는 큰 박스 안에 야구공이 몇 개 들어 있는지 알아맞히는 퀴즈를 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날 댈러스 한인회와 뉴스코리아가 단체 응원전을 준비한 것 같았다. 한인회에서 준비한 파란색 스카프가 응원도구로 교민들에게 제공됐고 교민과 학생들은 응원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와 팻말을 들고 응원했다.

▲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은 경기장 입구 안쪽에서 야구공이 모두 몇 개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을 통해 다양한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ISG) 제공]

일부 팬들은 추신수의 등번호인 17번을 얼굴에 그려 넣고 응원을 펼쳤다. 이날 한인에게 지정된 할인 티켓은 500명이었지만 1000명 이상의 한인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1000여명의 한인들은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을 펼쳤고 추신수를 응원하는 추인달(추신수 in 댈러스) 회원들은 ‘I ♥ CHOO’ 피켓과 ‘Let’s Go Choo. Go! Go! Rangers’가 적힌 피켓을 들고 힘찬 구호를 외쳤다.

◆ 한인들의 희망, 추신수의 맹활약으로 보답하다

경기 전 미국인 샤프 씨 부부를 만나 추신수에 대해 물어봤다. 이들은 추신수 팬이라며 300마일 떨어진 텍사스 루박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신수는 주루, 공격, 수비, 모두 잘하는 훌륭한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부는 좌익수로 출전한 추신수가 한인 응원단 앞쪽에 수비 위치를 잡자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댈러스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정태우(55) 씨는 “현재 코리아채널 ‘AM 730'에서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해서 라디오를 들고 야구장을 찾았다”고 말하며 “27년간 이민생활을 하면서 좀 따분했는데 추신수가 이곳에 오면서 교민들의 분위기가 살아났고 야구장에서 한인들도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나는 야구를 좋아해서 이곳에 응원하러 자주 오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 추신수의 팬인 미국인 샤프 씨 부부는 그를 응원하기 위해 300마일을 달려왔다고 말했다. [사진=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ISG) 제공]

경기는 텍사스의 프린스 필더와 케빈 쿠즈마노프의 백투백 홈런을 앞세워 5-0의 완승을 거뒀다.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추신수는 타율이 2할8푼9리에서 2할8푼6리로 소폭 떨어졌지만 9회말 2아웃 시애틀의 마지막 공격에서 마이크 주니노의 안타성 타구를 빠르게 쫓아가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이는 등 교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공수 모두 좋은 컨디션을 발휘했다.

3회말에는 중계를 담당한 폭스 스포츠 방송국이 댈러스 한인회의 테드 김 부회장을 비롯해 한인 응원단을 인터뷰하며 ‘추신수의 날’의 열기를 전했다. 또한 5회말에는 장내 아나운서가 “추신수의 날에 경기장을 찾은 댈러스 한인회를 환영한다”고 방송하며 관중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경기 내내 대형 스크린에서는 한인 응원단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 추신수는 9회말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 내며 한인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사진=인터내셔널스포츠그룹(ISG) 제공]

경기 후 추신수는 뉴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한인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미국에서 이러한 경기는 처음 해봤다. 마치 한국에서 경기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한인 응원단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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