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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립영화계 꽃미남 스타 변요한, 연기나래 활짝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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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립영화계 꽃미남 스타 변요한, 연기나래 활짝 펴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07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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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올해 봄날을 맞은 독립영화계가 주목하는 몇몇 배우 가운데 한 명이 변요한이다. 지난 3월 개봉한 '들개'에서 불안한 청춘의 눈빛을 절묘하게 살려낸 그를 향해 대중과 평단은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감독들의 관심도 지대하다. 중학시절부터 연극무대에 서며 연기력을 벼려온 그는 한예종 연극원에 다니며 무려 30편의 단편영화에 출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다음달 개봉되는 장동건 주연의 '우는 남자'에서는 펀드매니저 역을 맡아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변요한은 느낌 있는 눈빛과 뜨거운 연기 열정으로 비상의 나래를 활짝 펼쳤다.

 

[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최대성기자] 변요한(29)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의 본젤라또 느낌을 주는 꽃미남이다. 잘 생긴 배우들이야 차고 넘치지만 그는 좋은 눈빛에 많은 걸 담을 수 있는 마스크를 지녔다. 봉준호 감독은 "선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라고 평했다. 여러 감독들이 그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우 변요한을 4월의 마지막 날, 광화문의 햇살 좋은 한 카페에서 만났다.

◆ 독립영화 ‘들개’에서 사제폭탄 제조자 정구 역 맡아 강렬한 인상

독립영화 ‘들개’(감독 김정훈)는 사제 폭탄 생산자 정구와 정구를 대신해 폭탄을 터트리는 대학생 효민(박정민)을 통해 20대 청춘의 억눌린 현실과 분노를 과감하게 담아냈다. 고교시절 폭탄을 터뜨려 소년원에 수감됐던 정구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으나 과거의 이력 탓에 더 이상 성공하기 힘들어지자 대학원 경영학과 연구소 조교로 활동하며 취업준비를 하는 인물이다.

“정구는 학창시절부터 폭탄을 스스로 제조할 만큼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죠. 자기 주장이 강하고요. 폭탄이 터질 때 희열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지 않았을까요? 1년의 소년원 기간 동안 구속과 억압을 더욱 강하게 맛봤겠죠. 갖은 모욕과 비굴함을 감수하면서도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스트레스를 폭탄으로 풀지 않았나 싶어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사제폭탄이라는 소재와 2명의 독특한 인물 구성에 매료됐다. 감독으로부터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동기인 박정민이 이미 캐스팅된 상태였다. 정구와 효민 역을 두고 설왕설래했다. 어떤 역에도 두 배우가 모두 어울렸기 때문이다. 실제 성격은 변요한이 효민과, 박정민이 정구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비밀스러운 정구와 달리 전 솔직한 성격이에요. 하지만 제게도 정구와 같은 모습이 있고 경험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 도전하게 됐어요. 정구는 경계심이 강한 인물이라 호기심이 생겼죠. 물론 처음엔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었지만, 누구나 사회와 직장 상사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 있잖아요. 풀어내는 방법이 각기 다를 뿐이지. 연구소 내의 모습이 일반 직장의 축소판이라 직장에 다니는 선배들 그리고 회사원 출신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 호흡 맞춘 효민 역 박정민과 한예종 연극원 ‘절친’ 사이

정구의 천재성과 광기를 살리기 위해 오히려 평범함을 강조했다. 겉과 속이 다른 느낌을 실어나르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촬영 내내 “난 중립적이고 평범한 사람이야”라고 마인드 콘트롤을 하며 표현의 절제에 공을 들였다. 그랬기에 마지막 폭파신에서 폭발하는 연기력으로 객석을 휘어잡을 수 있었다. 아울러 그가 만들어내는 불안한 청춘의 눈빛은 잔상이 강했다.

▲ 영화 '들개'의 변요한(왼쪽)과 박정민

특히 호흡을 맞춘 박정민과는 동기동창이라 더욱 짙은 앙상블이 이뤄졌다. 변요한이 다소 전형적인 미남형이라면,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이름을 알린 박정민은 톱스타 김우빈, 박서준을 연상케 할 만큼 반항적이고 정형화되지 않은 이미지라 대조적이다.

“대학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같이 수업 듣고 교내 연극공연을 해왔던 사이에요. 너무 잘 아는 절친과 촬영하니 편했죠. 서로가 자신의 캐릭터에 더 집중하도록 도와줬죠. 이젠 배우로서 응원해주는 사이가 됐고요.”

◆ 중학시절부터 연극출연, 중국유학 소중한 자산...연기 갈증에 단편영화 30편 출연

중학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연극 무대에 오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예고에 진학하기를 원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좌절되자 중학생 시절부터 중국어 과외를 받으며 연마한 어학실력을 밑천삼아 고교 2학년 때 중국유학을 떠났다. 3년 동안 어학 및 국제무역 관련 공부를 했다. 귀국 후 군입대를 했고 25세의 늦은 나이에 한예종 연극원에 입학했다.

“배우로서 언어를 마스터하고 싶었어요. 현지에서 외국인들과 폭넓게 교류했고, 많이 놀았어요.(웃음) 방황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제가 배우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 차례로 맞이했던 군대, 대학, 단편영화 배우는 저를 부지런하게 만들고, 더욱 간절한 마음을 갖도록 해준 소중한 시기죠.”

 

2011년 단편영화 ‘토요근무’로 시작해서 클레르몽 페랑 단편영화제에 출품된 ‘목격자의 밤’ 등 30여 편의 단편영화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상업 장편영화 ‘감시자들’에 출연했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숱한 단편영화에 출연하며 인터넷 기사, 피아니스트, 드러머, 편의점 알바생, 깡패, 교회오빠의 옷을 갈아입었다. 촬영 회차가 장편영화에 비해 적어 발만 담가봤다 하더라도 경험이 있기에 이후 비슷한 캐릭터를 만나면 더욱 잘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컸다.

“중간에 장편영화 시나리오를 꽤 많이 받았지만 사양했어요. 단편영화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에요. 장편은 다 설명해주는 데 반해 단편은 압축해서 표현해야 하고, 리듬감이 필요하거든요. 단편을 경험하고 난 뒤 장편을 하니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서 연기하는 게 가능해지더라고요. 시야가 넓어진 거죠.”

◆ 장동건 주연 ‘우는 남자’ 출연 이어 독립영화 ‘소셜포비아’ 주연으로 인사

변요한은 다음달 장동건 김민희 주연,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에서 범죄비리를 일으키는 펀드매니저 송준기로 출연한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3명 가운데 막내다. 올해 하반기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될 독립영화 ‘소셜포비아’에서는 독립영화계 스타인 이주승과 투톱으로 출연한다. 2명의 경찰고시 준비생이 한 여자의 의문의 죽음을 추적해가는 탐정물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김지웅 역을 맡았다.

“연기에 갈증을 느낄 때 단편영화에 발을 들였고 바닥부터 차근차근 성장해오고 있은 것 같아요. 잘 가고 있다는 자신감, 믿음이 저를 지탱해주는 힘이죠. 나이 먹어서도 감독님이 불러주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예요. 언제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는 게.”

 

[취재후기] 노래솜씨가 보통이 아니라고 홍보담당자가 옆에서 귀띔하자 본인도 이에 동조(?)했다. 슬쩍 떠보니 역시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무대는 너무 익숙하므로 가창력을 보완해 록 뮤지컬 ‘헤드윅’과 같은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어했다. 무대에서 미친 듯이 연기하는 조승우와 오만석이 너무나 멋져 보인다는 말과 함께. 사족 하나! 축구, 농구, 야구, 탁구, 당구 등 공으로 하는 운동은 모두 좋아하는 스포츠 마니아이기도 하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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