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마련한 '인디레이블 탐방' 30번째 아티스트는 지난해 1월 본격 활동을 시작한 밴드 '맨(MAAN)' 이다.

4인조 밴드 '맨'은 이경욱(기타, 보컬), 한규현(드럼), 신동익(베이스), 김페리(기타)로 이뤄져 있다. 지난 2013년 10월 팀을 결성해 'EBS 헬로루키' 'KT&G 밴드 디스커버리', '네이버 뮤지션리그X신한카드 GREAT 루키 프로젝트' 등 인디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계속해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짧은 시간 내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처럼 깔끔하고 담백한 인터뷰를 마무리하던 중, 문득 '맨' 멤버들이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졌다. 쾌활한 이들에게는 의외로 독특하고도 쉽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다.

◆ '맨'은 왜 음악을 하게 됐을까 

김페리는 중학 시절 천계영의 만화 '오디션'을 보고 음악을 시작했다. 페리라는 이름은 펠리컨을 닮았다는 뜻에서 어릴 적 얻은 별명이다. 동네 친구들과 결성해 밴드활동을 하다, 한동안 음악을 놓고 다른 진로를 택했다. 이후 군 시절 뇌수막염으로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깨어나며, 다시 음악을 시작했다.

"나는 내일도, 모레도, 당연히 계속 살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일을 위해선 지금을 희생하고 안전한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엔 내가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됐죠. 죽었을 때 가장 후회할 것이 뭘까 생각해봤는데 그게 음악이었어요.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기타에 몰두했어요."

이경욱과 기타의 첫 만남은 아버지 서재에 있던 먼지 쌓인 기타로부터 시작됐다. 집안 식구들이 기타를 연주하는 건 보지 못했는데, 집에 놀러온 친구의 기타 연주를 보게 됐다.

"멋있더라고요. 그 후로 밤새 기타를 치고, 다음날 학교 수업 때 조는 날이 반복됐죠. 예고 진학을 희망했는데 집의 반대가 심했어요. 제 앞에서 기타를 부수기도 하셨죠. 그렇게 매일을 대립하다가, 더는 안 될 것 같아서 어느날 새벽에 어머니를 깨워서 말씀드렸어요. '앞으로 막노동을 하고 라면만 먹더라도 상관 없으니 음악을 하고 싶다'고요. 집안, 학교에서의 걱정이 심했는데 제 성미가 좀 비뚤어졌는지 오히려 원동력이 됐어요. '네가 뭔데 날 무시해?' 그런 생각에서 자극을 받았죠."

한규현은 축구선수를 꿈꾸며 연습하다, 중학교 때 부상을 당해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모든 것에 의욕을 잃었던 중, 교회 찬양단 형들이 치던 드럼이 눈에 들어왔다.

"다친 건 어릴 때였지만, 십수년간 꿈이었던 걸 그만두니 마음이 무너졌어요. 이후 처음으로 흥미를 보인 게 드럼이었는데, 부모님께서 음악을 하겠다는 말에 반대하셔서 두어 번 가출도 했었죠. 결국 음악을 하게 됐고요. '이걸 시켜야 사람 구실은 하겠구나' 싶으셨던 것 같아요."

신동익은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기대만큼 대학생활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며 어린시절 잡았던 기타를 다시 들게 됐다.

"어렸을 때 누나가 사뒀던 일렉트릭 기타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록 음악을 들으면서 기타를 들고 칠 줄도 모르면서 '에어기타'를 치며 놀았죠. 평범하게 공부해 대학까지 갔는데, 재미가 없는 거예요. 밴드 동아리에 들어가며 음악에서 재미를 찾았죠. 이후 실용음악과도 새로 들어갔고요." 

▲ '맨(MAAN)'이 궁금하다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bandmaan0), 트위터(https://twitter.com/bandmaan0 )에서 이들의 공연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8일에는 김종서, 넘버원코리안, 좋아서하는밴드, 피아, 정진운밴드 등이 무대에 오르는 '라이브 클럽 데이'에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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