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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이 눈물 흘리는 악명 높은 홀 '파(Par)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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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이 눈물 흘리는 악명 높은 홀 '파(Par)라도 좋다'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5.09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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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홀· 2단 그린·항아리 벙커 등 골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다양한 장애물

[스포츠Q 신석주 기자] “모든 골퍼가 나를 죽이고 싶도록 코스를 설계했다.”

악명 높은 코스 설계로 유명한 피트 다이가 한 말이다. 골퍼들의 격전지인 골프장에는 골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홀들이 많다.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TPC 소그래스 컨트리클럽에서 ‘제 5대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이 코스에서 대회가 펼쳐질 때마다 17번 홀을 주목한다. 왜냐하면 이 홀이 세계에서 가장 어렵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거리는 137야드밖에 되지 않는 짧은 파3 홀이지만 호수가 둘러싸고 있는 아일랜드 그린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

골퍼들은 이 홀에서 볼을 그린에 떨어뜨리기보다 물에 빠뜨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을 만큼 공략이 어렵다. 1985년에 한 선수는 이 홀에서만 27개 볼을 빠뜨려 66타를 기록, 악몽 같은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골퍼들은 17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서 있는 것 자체가 공포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프로 골퍼들조차 무서워하는 악명 높은 홀들은 과연 어떤 특징이 있을까? 그리고 그 홀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스포츠Q에서 알아봤다.

▲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TPC 소그래스 컨트리클럽 17번 홀은 세계에서 악명 높은 홀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아름다운 호수의 그린, 골퍼에게는 ‘공포’

세계에서 악명 높은 홀 중 상당수는 호수가 도사리고 있다. 외국에 TPC 소그래스 17번 홀이 있다면 한국에는 우정힐스 13번 홀(파3)이 있다.

‘물을 튀기다’는 의미의 스플레시(Splash)로 불리는 이 홀은 작은 실수에도 볼을 물에 빠뜨리기 쉬워 골퍼들의 신중한 플레이가 요구된다. 193야드의 다소 긴 파3 홀로 프로들도 파에 만족하는 상당히 까다로운 홀이다.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 오픈이 치러지는 이 코스에서 해외 유명 골퍼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홀도 바로 13번 홀이다. 2004년 어니 엘스는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출발했다가 이 홀에서 티샷한 볼을 물에 빠뜨리며 우승의 꿈을 포기하기도 했고 ‘일본의 골프스타’ 이시카와 료 역시 2009년 한국오픈 1~3라운드 내리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적어낸 기억이 있다.

이 홀은 홀에 붙이려는 마음을 접고 그린에만 올려 파로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샷을 해야 한다. 핀 위치에 상관없이 무조건 그린 중앙을 겨냥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 골퍼, 벙커 지옥을 경험하다

벙커에서는 골퍼들이 샷 컨트롤도 어려울뿐더러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때문에 골퍼들에게 벙커는 짜증이 나는 장애물이다.

미국 위스콘신주에 위치한 휘슬링 스트레이츠 코스는 무려 967개의 벙커가 도사리며 ‘벙커 지옥’으로 불리는 악명 높은 곳이다. 이곳에는 항아리 벙커, 운동장 벙커 등 각양각색의 벙커들이 즐비해 골퍼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특히 8번 홀은 무려 102개의 벙커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

이 홀은 정확성이 관건이다. 페어웨이를 정확히 지키지 못하면 벙커에 빠져 타수를 잃을 수밖에 없다. 좌우로 샷이 분산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역시 이 홀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 솔모로 컨트리클럽 체리 코스 3번 홀은 3m가 넘는 벙커가 골퍼들을 괴롭히고 있다. [사진=솔모로 컨트리클럽 제공]

국내에서 벙커하면 ‘스카이72 오션코스 17번 홀(파3)’이다. 이 홀은 그린이 벙커 안에 조성돼 ‘벙커 섬’으로 불린다.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을 빼고 모두 벙커로 조성돼 거대한 벙커가 페어웨이인 셈이다. 그린 역시 세로로 길게 만들어져 볼이 그린 위에 올라가더라도 홀까지 거리가 멀어 두 퍼트 이상을 생각하게 한다.

솔모로 체리 코스 3번 홀 그린 앞에는 3m 높이의 벙커가 가로막고 있다. 이 벙커에 들어가면 그린이 보이지 않고 한 번에 꺼낸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스코어를 위해서는 옆으로 볼을 쳐내는 것이 상책이다.

‘블랙홀’로 통하는 이 홀은 골퍼들을 괴롭히면서도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명소로 인기가 높다. 아마추어들은 이 벙커에서 멋진 핸드웨지샷(?)을 날리기도 한다.

■ 솥뚜껑·유리알 그린, 골퍼들의 인상 구겨진다

골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곳은 단연 그린이다. 최근에는 2단, 3단 등 여러 가지 경사를 통해 골퍼들의 인상을 더욱 구겨지게 만들고 있는 그린도 골퍼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미국 노스캐롤나이나주 파인허스트 2번 코스의 5번 홀은 그린 중앙이 불룩 솟아 있는 솥뚜껑 그린으로 악명이 높다. 만약 그린 가장자리에서 퍼팅할 때 조금이라도 강하게 퍼팅을 하면 반대쪽 그린 밖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린 주변 2개의 벙커가 골퍼들을 노리고 있어 이를 피해 공략해야 하는 어려움도 동반한다.

특히 이 코스에서는 대회가 대부분 무더운 6월에 열려 바람이 거의 없고 그린도 바싹 말라 볼 스피드가 더욱 빨라져 공략하기 훨씬 까다롭다. 골퍼들에게 5번 홀 그린은 견고한 ‘요새’처럼 보인다.

마스터스가 펼쳐지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그린은 보통 ‘유리알 그린’으로 상당히 빠른 편이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남서울 컨트리클럽 역시 빠른 그린으로 유명하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이 ‘한국의 마스터스’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서울 컨트리클럽의 그린은 경사를 많이 활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린의 크기가 작고 매우 빠른 편이다. 특히 모든 홀의 경사가 페어웨이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내리막 퍼팅을 할 경우 그린을 벗어날 경우가 상당히 많아 신중한 퍼팅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 코스는 장타력보다는 섬세함을 갖춘 선수들에게 유리하다.

특히 내리막 2단 그린이 까다로운 18번 홀(파4)은 세컨드샷이 관건이다. 만약 그린에 볼을 안착시켜도 거리가 멀다면 쉽게 퍼팅을 성공할 수 없고 내리막 퍼팅이라면 스리퍼트 이상을 각오해야 한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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