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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31) 갤럭시익스프레스 '무경계 한국형 개러지록'과 '혁신의 정규 4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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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31) 갤럭시익스프레스 '무경계 한국형 개러지록'과 '혁신의 정규 4집'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8.22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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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31번째 아티스트는 무경계 한국형 개러지록의 완성을 이룬 밴드 갤럭시익스프레스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록음악 신은 무경계가 대세가 됐다. 미세하게 록음악의 장르를 나누던 관습들이 무너지고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혼합'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하드코어로 상징되던 콘이다. 콘은 그들만의 하드코어라는 기본 틀을 지키면서도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그들의 앨범에 섞어내기 시작했다. 콘 이외에도 얼터너티브 록음악을 하는 많은 밴드가 장르의 경계를 파괴 중이다.

하지만 장르의 경계를 파괴하고 여러 음악을 록에 활용하는 방식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웬만한 음악적 역량과 실력으로는 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없다. 이런 힘든 작업을 오로지 실력으로 완벽하게 마스터한 우리나라의 밴드가 있다. 바로 인디신 최고 인기 록밴드 중 하나인 갤럭시익스프레스다.

 

◆ '무경계 한국형 개러지록' 갤럭시익스프레스

갤럭시익스프레스는 사실 인디신의 록밴드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록밴드다. 다만 이들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팬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들의 장르다. 펑크? 로큰롤? 워낙 한가지 장르에만 치중된 음악을 하는 밴드가 아니라 더욱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과연 갤럭시익스프레스는 자신들의 장르를 어떻게 규정할까?

"사실 음악 장르를 굳이 나눠서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1집 때는 펑크였고 2집 때 이후부터는 펑크 감성은 지녔지만 여러 장르의 록음악이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진화한 거죠. 참 복잡한 이야기죠. 그래서 장르를 의식해서 음악을 만들지 않아요. 그냥 쉽게 말해서 우리의 음악은 '무경계 한국형 개러지록'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 무경계의 힘 무엇인지 증명한 정규 4집 'Walking On Empty'

'워킹 온 엠프티' 무려 3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뮤지션들에게 앨범활동 특히 정규앨범 발매는 그들의 결과물을 뽑아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쉽지 않으면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갤럭시익스프레스에게도 이런 부담감이나 고뇌가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이들은 부담감과 고뇌를 초월한 듯 완벽에 가까운 앨범을 뽑아냈고, 3년이라는 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일단 이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일단 소감부터 말씀 드릴게요. 아주 좋아요, 속이 시원하고요. '워킹 온 엠프티'는 작업 기간이 1년 반 정도였어요. 이전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났던 시간까지 더하면 3년여의 세월이 걸렸죠. 시간이 오래 걸린 만큼 전 앨범과 비교해 차근차근 앨범 작업을 한 것 같아요. 깊이 있게 앨범이 나왔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주현)

"이번 앨범은 분명 성숙했어요. 사실 허무함과 기쁨이 동시에 교차할 정도로 노력을 쏟았고 그만큼 앨범이 잘 나온 것 같아요." (박종현)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부담을 넘어섰다는 거예요. 정말 이번 앨범은 우리가 하고 싶은 데로 간 것 같아요." (김희권)

이번 앨범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앨범의 음악적 다양성과 사운드의 진화다. 전작 앨범과는 완전히 달라진 부분이기 때문이다.

 

'워킹 온 엠프티' 안에는 펑크의 요소는 물론 로큰롤, 포크, 얼터너티브 등의 요소들이 모두 들어 있다. 무려 3년만의 작품인 만큼 이들의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이런 다양성을 위해 폭발하던 음악들이 전부였던 이전과는 달리 차분함이 가득한 곡들을 편성해 앨범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한마디로 이번 앨범의 다양성과 여러 멜로디는 록음악을 모르는 사람들을 충분히 유혹할 수 있을 만큼 힘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확실히 발전했어요. 머릿속으로는 항상 생각해 왔었는데 구현을 못 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이걸 해낸 것 같아요.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박종현)

"이번 앨범만큼은 공백기가 길어서 그런지 새로 시작하려는 우리의 마음을 잘 담아냈어요. 우리가 평소 가지고 있던 버릇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앨범을 만든 겁니다. 처음으로 일해본 프로듀서 오브라더스의 베이스 이성문 형과 함께하면서 새로운 힘을 많이 낼 수 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들도 여러 장르의 곡들이 제대로 나올 수 있던 것 같아요."(이주현)

"분명 설레는 앨범이 맞아요. 난 드럼만 치는 입장이라 다 되면 들어보려고 데모도 안 들었었죠. 그냥 편하게 치고 편하게 기다렸어요. 그런데 결과물이 너무 잘 나온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 최고의 앨범이라고 자부해요. "(김희권)

 

사운드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갤럭시익스프레스의 역대 앨범 중 '워킹 온 엠프티'의 사운드는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영국 애비로드의 엔지니어 아드리안 홀의 영향이 컸다. 정통 미국형 록사운드부터 영국 브릿팝의 말랑말랑한 사운드, 정통 한국형 록사운드가 완벽하게 구현됐다. 사운드의 막강함은 갤럭시익스프레스의 이번 앨범 최고의 무기 중 하나다.

"프로듀서들과 작업을 처음으로 해봤어요. 이전 우리는 공연에서는 자유롭게 잘했지만. 이상하게 녹음을 할 때는 음악이 자연스럽게 나오질 않았죠. 녹음실에만 들어가면 딱딱해졌어요. 이런 부분을 성문이 형과 아드리안 홀이 넘어서게 많은 도움을 줬어요. "(이주현)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아드리안 홀 사단의 도움이 컸죠. 그들과 작업을 하면서 별로 말할 게 없을 정도였죠. 아드리안 홀 사단은 우리가 내고 싶어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의사소통도 필요 없이 한번에 좋은 소리가 나오더군요. "(박종현)

"아드리안 홀 사단은 정말 프로들이었어요. 말할 거리가 없었습니다. 정말 프로들이었어요. "(김희권)

*아드리안 홀과 갤럭시 익스프레스-몇 년 전 춘천 소양호 옆 상상마당의 녹음실이 새로 생기면서 국내 아티스트들과 아드리안 홀을 연결해주는 행사를 했다. 엄격한 심사 속에 대한민국 첫 번째 밴드로 갤럭시익스프레스가 선정됐다.

◆ 특이한 앨범 작업방식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멤버들은 본인들이 이번 앨범을 만들었던 작업 과정까지 공개했다. 이들은 따로 무엇인가를 정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앨범을 만들어 냈다. 순수하게 자신들의 역량을 믿고 한 작업방식이었다.

"이번 앨범을 만드는 작업에서는 장르를 정하고 간 게 아니라 느낌만 들고 가서 잘 칠 수 있는 것들을 즉흥적으로 뽑아냈어요. 걱정이 안 됐어요. 잘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죠. 정말 뽑아놓고 나니 새로웠고 훌륭했어요." (김희권)

"로큰롤 대가들인 롤링 스톤즈나 폴 매카트니는 앨범 작업실까지 가서도 뭘 할지 모르고 일을 시작하지만, 명작을 뽑잖아요. 우리는 사실 이런 이야기를 허풍으로 알았어요. 하지만 이번에 해보고 이런 기분이 무엇인지 알게 됐죠. "(박종현)

"10년 가까운 시간을 활동하면서 얻은 자신감과 역량을 쏟아낸 작업방식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주현)

 

◆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직접 하는 앨범 리뷰

이처럼 진화를 이룬 '워킹 온 엠프티'. 이들이 직접 말해주는 상세한 앨범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다. 갤럭시익스프레스에게 직접 선곡한 곡들에 대한 리뷰를 부탁했다.

우선 리더 이주현은 앨범 두 번째 트랙인 '시간은 간다'를 리뷰곡으로 꼽았다. '시간은 간다'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새로운 도전으로 태어난 곡이다. 이 곡은 누구나 듣기 편한 소프트한 록음악과 포크가 뒤섞인 느낌의 곡이다. 그동안 갤럭시익스프레스가 어떤 음악을 해왔는지를 잘 아는 대중들에겐 충격적인 곡일 수도 있다.

"연주를 만들어 놓고 했어요. 연주만 되어 있을 때부터 듣기 편하고 기타 솔로가 마음에 들었죠. 우리가 이런 것도 할 수 있을까 하고 만든 곡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달리고, 우왁스러운 음악만 했는데 정반대의 곡을 시도한 거죠. 다만 단순히 소프트한 곡이 아니라 갤럭시익스프레스의 색을 안 버리고 부드럽게 간 노래라는 사실은 알아주시길 바라요." (웃음)

다음으로 기타 박종현은 '불타 올라'를 추천했다. '불타 올라'는 '2015년 판 너바나의 재림'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그런지 록에 충실한 곡이다. 거칠고 단순한 기타 리프와 마구 질러대는 보컬, 반복되는 가사는 90년대 그런지 전성기 시절을 떠오르게 할 만큼 강렬하다.

"너바나의 오마주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2집 전에 리프를 대충 만들어 놓고 완성을 못하고 있던 곡이죠. 제가 너바나를 워낙 좋아해서 이번에 완성하기로 마음먹은 곡이에요. 엔지니어도 90년대 록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더욱 그런지한 시도를 하자고 하더라고요. 단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곡입니다. 답답하신 분들이 들으면 분명 좋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희권은 '바람이 분다(Booster)'를 리뷰대상으로 선곡했다. '바람이 분다'는 필자도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미국의 정통 록사운드 느낌이 강한 이 곡은 느리지만 웅장함과 세련되고 깊이 있는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 기억에 계속 남는 멜로디도 특징이다.

"데모에서는 달리는 스타일로 가자고 했던 곡이에요. 하지만 만들면서 전부 다 바뀐 곡이죠. 절제되고 웅장해진 곡으로 뒤바뀌었죠, 아이디어가 많은 곡이었는데 다 도려내니 아주 멋진 곡으로 탄생했습니다. 우직한 미국 록사운드가 들리면서도 한국의 색을 잃지 않은 곡 같아요. 차에서 볼륨 빵빵하게 해서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정말 재미있는 곡입니다."

 

◆ 갤럭시익스프레스 우주가 만들어진 역사

갤럭시익스프레스는 지난 2007년 EP 앨범 'To The Galaxy'로 록음악계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리더 이주현의 주도로 만들어진 갤럭시익스프레스는 박종현과 김희권까지 3인 체제로 10여년 가까운 시간을 이어오고 있다.

"강원도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대학에 들어갔지만 바로 관두고 무작정 홍대를 놀러 갔죠. 그러면서 펑크밴드인 노브레인과 크라잉넛을 좋아하게 됐어요. 결국, 좋아하게 된 마음이 스스로 음악을 하게까지 만든 거죠. 럭스 등 여러 밴드에서 활동했어요. 이후 잠시 쉬는 기간이 있었는데 주현이 형이 전화가 와서 음악을 같이 하자고 하더라고요."

"나나 형이나 펑크를 했던 사람들이라 펑크 기반의 음악을 처음 했죠. 하지만 음악을 하면서 이것저것 여러 음악을 넣기 시작했고 이런 시도는 우리 갤럭시익스프레스만의 음악과 정체성이 완성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희권이는 우리 밴드에 스카우트된 멤버예요. 내 중학교 동창이기도 한 희권이는 실용음악을 준비하던 친구였어요. 하지만 제가 바로 필드로 내려오라는 부탁에 1집 전 EP 앨범부터 합류하게 됐죠."

"정말 우리 밴드는 가족 같은 팀이에요. 미국 영국 투어를 많이 다니면서도 더욱 정이 깊어졌죠. 영원히 함께 갈 친구들입니다." (박종현)

 

◆ 10년 차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그들의 목표를 듣다

김희권-"춘천 상상마당 화장실 문구인데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세상을 멋지게 만드는 것은 음악 자체이다'라는 말이 제 목표와 비슷한 것 같아요. 장르를 따지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듣는 음악을 하는 갤럭시익스프레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주현-"앞으로도 지금처럼 재미있게 공연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고 싶은 거죠. 작든 크든 우리 무대가 있다는 게 순간을 빛나게 하는 것 같아요. "

박종현-"갤럭시 익스프레스로 재미있게 끝까지 놀고 싶은 게 목표예요. 인디신에서 10여년 활동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이런 운은 팬들이 만어들 주신 거죠. 이들에게 항상 큰 재미를 드리고 싶습니다."

■ 멤버소개

 

이주현(37. 베이스, 보컬)= 세종대 애니메이션 학과 중퇴. 경기도 일산 출신. 만화가를 꿈꾸던 학생이었지만 음악이 좋아 완전히 뮤지션으로 전향한 인물. 고교 시절 자살매미라는 밴드를 시작으로 98년 펑크밴드 럭스 등에서 활약했다. 갤럭시익스프레스의 정신적 지주.

 

박종현(34. 기타, 보컬)- 강원도 양구 출신. 경복대 자퇴. 홍대에 놀러 왔다가 음악에 빠지면서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음악의 열정으로 이 자리까지 온 전설의 강원도 사나이.

 

김희권(34. 드럼, 보컬)- 국민대 관현악과 중퇴. 박종현과 중학교 동창인 김희권은 처음에는 세션으로 갤럭시익스프레스에 합류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정식멤버가 됐다. 그는 갤럭시익스프레스에 자신이 정식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에 대해 국외투어를 많이 다닐 수 있는 기대감 때문이었다는 우스갯소리를 남겼다.

■ 팀명

"우주를 빠르게 가는 느낌이 드는 팀 명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탄생하게 된 이름이 갤럭시익스프레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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