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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혁-류제국 '명품 투수전', 승패를 가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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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혁-류제국 '명품 투수전', 승패를 가릴 수 없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8.21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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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7이닝 1실점, 승패 기록 못했다

[잠실=스포츠Q 민기홍 기자] 금요일의 잠실 라이벌전이었지만 스탠드 곳곳에는 빈곳이 많았다. 3연패의 두산, 5강 진입이 사실상 물건너간 LG간의 경기는 사실 많은 이슈거리가 없었다.

하지만 양팀 선발이 팽팽한 투수전으로 그라운드를 뜨겁게 만들었다. 두산 허준혁과 LG 류제국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양팀간의 15차전에서 각각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1실점,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하고 임무를 마쳤다.

허준혁의 허허실실 피칭은 이날도 통했다. 100㎞대 초반의 커브부터 130㎞대 중반의 패스트볼까지. 완급조절의 정석을 보여주며 이렇다 할 위기 없이 7회를 막았다. 지난 15일 인천 SK 원정에서 올 시즌 최소인 3⅓이닝을 던지고 물러났던 악몽을 깔끔히 씻어낸 투구였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허준혁은 LG 타선에 단 2안타만을 허용할 정도로 역투했다. 8회초 안타를 맞고 내려갔고 이현승이 동점타를 맞는 바람에 승리를 날렸다.

6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는 단 72개. 허준혁은 이닝당 12개의 공으로 LG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9번타자 손주인을 제외한 LG 타자들은 줄줄이 범타로 물러났다. 변화무쌍한 허준혁의 팔색조 피칭에 어떻게 타이밍을 맞춰야 할지 우왕좌왕할 뿐이었다.

류제국은 볼넷만 5개를 내주는 와중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유일한 실점은 2회초 홍성흔에게 맞은 솔로홈런. 3회를 제외한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지만 위기관리능력으로 안타를 산발로 돌렸다. 지난 15일 잠실 KIA전 7이닝 2실점 패배의 쓴맛을 날려버리려는 의지가 묻어나오는 쾌투였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류제국은 106구를 던져 두산 타선을 단 1실점으로 막았다. 유일한 실점은 2회초 홍성흔에게 맞은 솔로홈런이었다.

투구수가 93개였지만 류제국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김재호, 허경민은 나란히 맥없이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류제국은 혼신의 힘을 다해 민병헌도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동료들과 팬들은 마운드에 선 한 선수를 위해 격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8회말 LG가 손주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드는 순간, 허준혁과 류제국은 모두 승패와 무관한 투수가 됐다. 야구팬들은 모처럼 우열을 가릴 수 없었던 명품 투수전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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