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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경력 태극전사들의 빛나는 '소치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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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경력 태극전사들의 빛나는 '소치의 무한도전'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2.07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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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역도 등 다양한 종목에서 전향···'무한도전'을 보고 시작한 경우도

[스포츠Q 강두원 기자] 8일 개막하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6000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이 중에는 도미니카 공화국, 몰타, 파라과이, 동티모르, 토고, 통가, 짐바브웨 등 눈과는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나라도 참가하며, 영화 주인공부터 옛 왕족, 속옷 회사 이름으로 개명한 선수까지 이색적이고 다양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선수 71명, 임원 49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한 한국 선수단에도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아들을 둔 엄마선수부터 육상, 역도선수 출신뿐만 아니라 장애를 딛고 일어선 선수, 심지어 TV 예능프로그램에 감동을 느껴 종목에 뛰어들어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룬 선수들까지.

꼭 메달이 아니더라도 소치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거나, 4년 뒤 평창에서의 영광을 위해 발판을 다지거나, 그늘 종목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여 저변확대를 위한 길라잡이가 되고자 하거나, 저마다 목표는 다른지만 이들 태극전사들의 빛나는 '소치의 도전'은 또 다른 감동 드라마를 쓸 것으로 기대된다. 

◆ ‘트랙에서 얼음판으로 무대를 바꾸다’

소치올림픽에서 전종목 출전의 쾌거를 이뤄낸 봅슬레이 대표팀에는 어린 시절부터 봅슬레이를 접한 선수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특히 육상에서 전향한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남자 봅슬레이팀에서 브레이크맨을 맡고 있는 서영우(23) 역시 육상에서 촉망받던 선수였다. 중학교 시절 자신이 잘한다는 생각에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아 육상선수로서 실패를 맛봤다. 그는 그때의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고 마음을 다잡아 20세부터 봅슬레이와 연을 맺었다. 오제한(23) 역시 육상 허들의 유망주였으나 부상으로 그만두게 됐고 그를 가르치던 지도교수로부터 봅슬레이를 추천받아 2012년 처음 시작한 케이스다.

▲ 봅슬레이 남자 대표 서영우. [사진=뉴시스]

여자 2인승에 나서는 김선옥(34) 역시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출신으로 1998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 ‘이제는 내 손에 다른 무엇도 아닌 봅슬레이를 맡긴다’

스타트가 중요한 봅슬레이 종목의 특성상 육상 트랙종목에서 전향한 선수들이 많지만 썰매를 밀고 나가는 힘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필드에서 뛰던 선수들 역시 봅슬레이로 종목을 변경한 경우가 많다.

김선옥과 함께 여자 2인승에 나서는 브레이크맨 신미화(20)는 봅슬레이를 시작하기 전까지 경남체고에서 창던지기 선수로 생활했다. 대학진학을 두고 육상선수로의 길을 고민하던 중에 ‘봅슬레이를 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권유를 받고 입문했다.

▲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의 김선옥과 신미화는 각각 육상 단거리와 창던지기 선수 출신이다.왼쪽부터 김정수 코치, 김선옥, 신미화. [사진=뉴시스]

남자 4인승에 출전하는 김경현(20)은 7년간 포환던지기 선수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육상이 아닌 새로운 종목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썰매를 밀기 시작했고 1년 만에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 ‘너가 있어 힘들지 않아’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받는 압박감이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그것을 오로지 혼자 견뎌내야 하는 선수들은 웬만한 강철심장을 가지지 않고선 버티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혼자가 아닌 둘이라면 그 압박감이 조금 덜 하지 않을까?

이번 올림픽에서 밴쿠버대회의 부진을 설욕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쇼트트랙 대표팀의 박세영(21), 박승희(22)는 남매으로 올림픽에 동반출전했다. 남매가 한 종목에서 같이 올림픽에 나서는 경우는 한국에선 처음이다. 누나 박승희는 밴쿠버대회에서 2개의 동메달을 거둔 성적이 있지만 박세영은 이번 올림픽이 처녀 출전이다. 게다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박승주(24)도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면서 3남매가 모두 소치에 입성했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외로운 싸움에 힘을 북돋아 주고 있다.

▲ 남매 쇼트트랙 대표 박세영(왼쪽) 박승희. [사진=뉴시스]

스피드스케이팅의 노선영(25)은 이번 올림픽이 매우 아쉬운 대회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인 동생 노진규(22)가 부상으로 올림픽에 나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노진규는 소치에 오기 전 훈련 도중 넘어져 왼쪽 팔꿈치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해 출전이 좌절됐다. 골육종이라는 암이 발병해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어 소치에 입성한 누나의 마음은 한층 무겁다. 노선영은 동생을 위해서라도 전력을 당해 레이스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 ‘무한도전’의 힘, 역도선수를 봅슬레이로 이끌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푸쉬맨 석영진(24)은 전국체전 고등부 3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 유망한 역도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역도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게 되자 좌절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때 예능프로인 ‘무한도전’에서 봅슬레이를 체험하는 내용을 보고 봅슬레이의 매력에 빠져 새롭게 썰매를 타고자 결심했다. 봅슬레이를 시작한 이후 그는 역도선수 시절의 자만감은 싹 사라지고 오로지 봅슬레이에 대한 생각만 가지고 올림픽에 도전하고 있다.

▲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의 지상 훈련. [사진=뉴시스]

◆ ‘엄마의 힘으로 포기는 없다’

자식을 두고 일터에 나가는 엄마의 마음은 분명 편치 않을 것이다. 어린 아이를 두고 잠시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불안한 것이 엄마의 마음일진대 소치로 떠나는 이 대표선수들은 발을 떼기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크로스컨트리 대표로 올림픽에 나선 이채원(33)은 이제 두 돌을 앞둔 어린 딸 은서를 두고 있다. 딸을 낳기 한달 전까지 스키를 탄 그는 단 3개월만 산후조리를 위해 휴식한 후 다시 선수로 복귀했다. 소치를 포함해 총 4번의 올림픽에 참가하는 베테랑이지만 그의 성적은 늘 하위권이었다. 이번 소치에서는 딸 은서를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내겠노라 각오를 다지고 있다.

▲ 크로스컨트리 여자 대표 이채원. [사진=뉴시스]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출신으로 봅슬레이 여자 2인승에 출전하는 김선옥(34) 은 아들 김민범(6)을 두고 있다. 2008년 민범이를 낳으면서 육상선수를 은퇴하고 한국체육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던 중 선배의 추천을 받아 봅슬레이에 입문했다. 봅슬레이에 적응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아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이었다. 그러나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 아들 민범이를 포함한 가족들이 응원을 보내줘 올림픽까지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서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자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다.

컬링 여자 대표팀의 주장 신미성(36)은 결혼한 지 7년차에 접어드는 주부다. 하지만 그에겐 아직 자녀가 없다. 컬링이라는 종목의 특성상 한명이라도 빠지면 팀이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컬링에 대한 열정으로 출산까지 미루면서 올림픽에 출전했다. 메달권에 근접할 수 있는 경기력이기에 그 누구보다 기대가 크다. 다만 이번 소치올림픽 뿐만 아니라 4년 뒤 평창올림픽까지 도전할 계획을 밝혀 남편에게는 썩 달갑지 않을 소식(?)을 전했다.

◆ '즐기자는 마음만 있다면 장애따윈 신경쓰이지 않아'

봅슬레이 남자 대표팀의 파일럿 김동현(27)은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가 있었다. 사람들과의 대화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해봤지만 모두 실패.

▲ 봅슬레이 남자 대표 김동현. [사진=뉴시스]

결국 2007년 어렵사리 모든 돈으로 오른쪽 귀에 인공 달팽이관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소리가 들리는 기쁨에 자신감이 생긴 그는 2008년 봅슬레이 대표 선발전에 합격하며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도 출전하는 영광을 누렸다. 밴쿠버에서는 브레이크맨으로 나섰고 이번 올림픽에는 파일럿으로 뛴다. 세심한 컨트롤이 요구되는 자리이기에 누구나 할 수 없지만 김동현은 도전을 감행했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2011년 왼쪽 귀에도 인공 달팽이관을 삽입했다.

그의 모토는 ‘항상 긍정적으로 즐기자’이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해내고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올림픽에 나가 그것도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태어날 때부터 사지가 없이 태어난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32·호주)를 존경하는 그는 향후에 장애인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 ‘늦게 시작했지만 열정은 최고’

요즘은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시작하는 연령대가 점점 더 내려가는 추세다. 어릴 적 부터 조기교육을 통해 기본기를 갖추게 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거쳐 엘리트 선수로 육성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선수들은 20대 중반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두각을 나타내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가는 영광을 누렸다.

▲ 봅슬레이 남자 대표 서영우(왼쪽) 원윤종. [사진=뉴시스]

봅슬레이 대표팀의 파일럿 원윤종(29). 3년 전까지만 해도 체육교사를 희망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꿈꿨고 현재 대표팀 동료인 김동현(27)의 권유로 봅슬레이 대표 선발전에 참가했다. 국가대표가 된 그는 2013-2014 아메리카컵 8·9차 2인승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권에 진입하긴 어렵겠지만 그간 훈련했던 것을 모두 쏟아부어 좋은 성적을 거둔 후 4년 뒤 평창을 기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10대 돌풍을 주목하시라!

 

▲ 알파인 스키 대표 김소희. [사진=뉴시스]

이번 소치 올림픽 설상종목 중 한국이 제일 많은 선수를 출전시키는 종목은 알파인 스키다. 총 5명으로 이루어진 알파인 스키팀에는 꽃다운 10대 두 명이 있다.

김소희(18)는 대한민국 알파인 스키 유망주다. 용평스키장에서 스키 강사로 재직중인 할머니의 권유로 처음 스키를 탄 김소희는 9살 때 선수로 나서 2011년 전국체전 여중부 3관왕을 달성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나이가 어린 만큼 이번 올림픽도 첫 출전이다. 메달권에 들기는 어렵겠지만 큰 무대 경험을 쌓아 4년 뒤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한명은 강영서(17)다. 역대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 스키선수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리다. 2010년 전국체전 알파인 초등부에서 전 종목을 휩쓸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알파인 고등부 4관왕에 오르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제스키연맹이 발표한 여자 스키선수 랭킹이 국내 역대 최고인 250위로 국내 알파인스키 여자부문에선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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