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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새 감독 양상문, '신바람 야구' 리빌딩 적임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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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새 감독 양상문, '신바람 야구' 리빌딩 적임자될까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5.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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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감독 당시 '믿음'통한 리빌딩, 신인 선수 적극 발굴

[스포츠Q 이재훈 기자] LG 트윈스의 새 사량탑 양상문(54) 감독이 새로운 '신바람 야구'의 토대를 마련할 적임자가 될 수 있을까.

양상문 감독의 선임이 11일 공식 발표되자 기대 반 우려 반이다. 한 팬은 “양 감독 선임은 남은 카드 중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다”고 말한 반면 “양 감독이 롯데 감독으로 가을야구를 이끌지 못한 건 우려스러운 점”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우려와 달리 현재 리빌딩이 필요한 LG에 새로운 신바람을 몰고 오는데 토대를 갖출 수 있는 적임자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양 감독의 롯데 시절이 이를 증명한다.

◆ 이대호·강민호 발굴 '리빌딩의 귀재', 롯데 전성기 토대 마련

양상문 감독은 롯데에서 2003년 10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2년 간 재임했다. 특히 2003년 롯데는 133경기에서 39승 91패 3무의 성적으로 정확히 승률 0.300을 찍은 암흑기 중에 암흑기였다.

당시 롯데는 변화가 필요했다. 2002년부터 2년 연속 40승을 넘지 못했고, 승률 4할 고지를 밟고 있었다. 심지어 1991년 관중 100만명을 찍었던 사직구장은 당시 고작 일 평균 1910명을 기록할 정도였다. 이 와중에 롯데는 당시 LG 투수코치로 있던 양상문 감독을 롯데 사령탑으로 선임한 뒤 팀에 서서히 변화가 감지된다.

양 감독은 롯데의 새 변화를 위한 멤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새 선수 찾기에 몰두한다. 그러다 눈에 띄던 것이 ‘빅보이’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였다. 당시 이대호는 2002년 무리한 체중조절로 인해 생긴 무릎 부상으로 2003년 후반기에서야 모습을 드러냈고 54경기에서 타율 0.243 4홈런 13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양 감독은 2004년 본격적으로 이대호를 믿고 맡겨 4번 타자로 기용했다. 이대호는 양 감독의 신뢰에 보답이라도 하듯 13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8 20홈런 68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2005년에는 합류한 외국인 선수 라이언, 컷 팰로우와 함께 이-대-로 트리오를 결성했다. 이후 2006년 타율 0.336 26홈런 88타점을 기록하며 5관왕(타율, 홈런, 타점, 장타율, 골든 글러브)에 오르며 기량을 만개했다.

▲ 롯데 자이언츠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던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양상문 감독 재임시절 기회를 받은 대표적인 선수 중 하나다.[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강민호도 양상문 감독 때 가능성으로 많은 기회를 받았다. 2004년 롯데에 2차 3순위(전체 17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해 양 감독 체제에서 신인포수 치고 많은 기회를 잡았다. 물론 양 감독은 당초 최기문의 후계자로 최준석을 생각했으나 포수로 기회를 잡은 건 강민호였다.

이후 2005년 교체 및 주전을 오가며 104경기 0.243 2홈런 18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인 강민호는 2006년 롯데의 안방을 차지해 리그 유일한 80년대 생 주전포수가 됐다. 투수 리드 면에서는 멀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타율 0.251 9홈런 53타점을 기록, 공격형 포수로서 재능과 0.378의 도루 저지율로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전체 2위에 오르며 수비면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올 시즌 롯데의 에이스인 장원준 또한 양상문 감독의 믿음으로 잠재력을 터트린 대표적인 선수다. 2004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신인이었던 장원준은 2005년 28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7.1이닝 동안 5승 6패 5.1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장원준은 2005년 7월 26일 광주 KIA전을 통해 주목받았다. 그는 9회말 1사 상황에서 이종범의 1-2루간 깊숙한 타구를 1루수 라이온이 잡았지만, 자신의 1루 베이스 커버가 늦어지면서 내야 안타를 허용해 안타깝게 노히트 노런을 놓쳤다.

특히 당시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으면 19세 11개월 26일로 93년 김원형 현 SK 와이번스 코치가 쌍방울 시절 기록한 최연소 노히트노런(20세 9개월 25일) 신기록을 만들 수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워했다. 물론 장원준은 이후 2006년 7승 12패 3.61의 평균자책점으로 본격적인 잠재력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이 외에도 양상문 감독 시절 롯데는 박기혁 또한 주전으로 기회를 받으며 롯데의 대표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롯데는 당시 주전기용된 신예들이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포스트시즌 3년 연속 진출에 기여하며 사직의 열기를 다시 회복했다.

2시즌 연속 8위에 40승도 못 올리던 팀이 다음해 50승에 승률 0.410을 기록하고, 2005년에는 58승 67패 승률 0.464로 승률 5할의 가능성을 보이는 모습으로 성장했다. 패배주의에 젖은 팀을 이 정도 까지 성장시킨 것과 위 선수들이 주전으로 자리한 것은 양상문 감독의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LG에 6년만에 복귀, 신바람 야구 본격 리빌딩?

양상문 감독은 ‘상남자’로 꼽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성근 감독 또한 자신의 자서전에서 양 감독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2002년 LG 감독 시절 당시 투수코치로 임명하며 마운드 운용에 전권을 부임하는 등 ‘감독감’으로 점찍었음을 고백했다.

일단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후 2년 만에 그라운드를 밟게 되는 양상문 신임 감독은 “LG에서 올 시즌 급격한 리빌딩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노장들이 주축인 LG에서 급격한 변화로 팀 분위기를 망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이후 양 감독은 “13일 잠실에서 열릴 롯데와의 경기 이전에 2군을 둘러보고자 한다”고 밝히며 차기 LG를 위한 본격적인 2군 옥석 가리기도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올 시즌 LG 2군에서 맹활약 중인 거포 유망주 최승준은 ‘양심(心)’을 잡을 1순위 후보다.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25경기 타율 0.283 10홈런을 기록하며 북부리그 홈런 2위에 올라있는 그는 9일 상무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솔로포로 괴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팀 홈런 19개로 9개 구단 중 꼴지인 LG는 8홈런을 기록 중인 외국인 타자 조쉬 벨에 많은 장타를 기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승준이 장타로 가능성만 보인다면 팀 리빌딩의 한 조각을 맡길 수도 있다.

물론 최근 1군에서 타율 0.286 4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백창수와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인 김용의, 문선재 또한 양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후보다.

노장들의 입지도 일단 큰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양상문 감독은 롯데 시절부터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부임이 확정된 11일에도 “급격한 리빌딩은 없다”며 노장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진 양 감독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양상문 감독은 11일 “팀 내부 코치진 개편을 생각중이다”며 최근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할 것을 내비쳤다. 평소 사석에서 ‘진중한 신사’로 알려진 그가 과연 신바람 야구를 위한 토대를 만들 수 있을지 앞으로 보일 행보가 주목된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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