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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의 뜨거웠던 시즌 '환호와 탄식의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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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의 뜨거웠던 시즌 '환호와 탄식의 쌍곡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5.12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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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챔스리그 진출 확정골…김보경, 한 시즌만에 2부 추락 아쉬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유럽파 한국선수들의 2013~2014 시즌도 거의 끝났다. 이미 시즌을 마친 선수가 대부분이고 윤석영(24·퀸즈파크 레인저스)만 승격 플레이오프를 진행중이다.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을 비롯해 구자철(25·마인츠05)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비롯해 기성용(25·선덜랜드), 김보경(25·카디프시티)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유럽파들도 2013~2014 시즌을 뜨겁게 보냈다.

평소 같으면 '열심히 뛴 자들이야, 이제 쉬어라'라고 말하겠지만 이들은 쉴 틈도 없다. 바로 한달 앞으로 다가온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때문이다. 부상당한 박주호(27·마인츠05)와 이미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33·PSV 에인트호번)을 제외한 모든 유럽파 선수들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돼 4년마다 찾아오는 지구촌 축구축제를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이들의 성적표는 과연 어땠을까. 대체적으로 평년작이지만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린 경우도 있었다.

◆ 손흥민·박지성·구자철·박주호, 유럽클럽 대항전 견인

유럽파 가운데 가장 뜨거웠던 선수는 단연 '손세이셔널'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이번 분데스리가 정규리그에서 10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23위에 올랐다. 마리오 괴체, 프랭크 리베리(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 보더라도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분데스리가에서 1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모두 32명이다. 분데스리가에 18개 팀이 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어느 팀을 가더라도 팀내 두번째 득점원이라는 얘기가 된다. 바이에른 뮌헨처럼 많은 골을 양산하는 팀들을 계산에 넣는다면 어디를 가더라도 주득점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분데스리가에서 모두 14개의 공격포인트(10골, 4도움)를 올린 손흥민은 컵 대회를 포함해 12골과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골을 넣진 못했지만 7경기에서 2개의 도움도 올렸다.

손흥민이 분데스리가에서 넣은 모든 골이 값지지만 지난 10일 브레멘과 최종전에서 폭발한 리그 10호골은 그야말로 값어치가 어마어마한 득점이다. 1-1로 비기고 있던 상황에서 역전 결승골이었기 때문이다. 레버쿠젠이 비기면 UEFA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로 떨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손흥민의 골은 팀을 UEFA 챔피언스리그로 이끄는 견인골이 됐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의 경제적 가치 차이는 이미 잘 알려진 바다.

'맏형' 박지성은 좋지 않은 무릎으로 팀을 유로파리그로 이끌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정규리그에서 2골 5도움을 기록한 박지성은 소속팀을 4위로 이끌며 유로파리그 진출권 획득의 일등공신이 됐다.

물론 에인트호번의 이름값으로는 유로파리그는 다소 성에 차지 않지만 신예 위주로 짜여진 팀에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어 필립 스타디온에서 다시 한번 박지성 응원가 '위송빠레' 가 흘러나오게 만들었다.

시즌 도중 마인츠로 이적한 구자철과 왼쪽 풀백 박주호 역시 마인츠를 유로파리그로 진출시켰다.

특히 두 선수는 2월 1일 프라이부르크와 경기에서 나란히 득점을 신고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4분에는 박주호가 중거리 슛으로 자신의 첫 골을 뽑았고 구자철도 후반 41분 쐐기골을 넣으며 설을 맞이한 한국 팬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박주호는 봉와직염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지만 구자철은 마지막 경기에서 천금같은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유로파리그 진출을 확정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 소속팀의 확실한 주축, 기성용과 이청용

'쌍용' 기성용과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은 팀의 확실한 주축이었다. 비록 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2부리그인 챔피언십으로 달랐지만 팀 전력과 전술의 핵심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스완지 시티에서 선덜랜드로 임대이적한 기성용이 없었더라면 선덜랜드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는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에서 3골 1도움을 올렸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내에서 5번째로 많은 골을 넣었다. 거스 포옛 감독도 기성용을 적극적으로 중용, 혹사 논란까지 일기도 했다.

기성용은 결국 무릎 부상으로 지난달 13일 에버튼과 경기 이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부상 재활로 국내로 들어왔다.

이청용의 볼턴은 리그 챔피언십에서 14위에 그쳤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위권의 대명사였던 팀이었던 적이 있었음으로 생각하면 성에 차지 않는 결과다.

하지만 이청용은 꾸준히 활약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어느 팀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얘기도 오고갔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볼턴에 남았다.

특히 이청용은 지난달 27일 셰필드 윈즈데이전과 4일 버밍엄시티와 경기에서 연속골을 넣으며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일찌감치 예열을 마쳤다.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멋진 골을 넣은 기억이 있는 이청용이기에 브라질 월드컵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 아직까지 비주전, 그리고 강등

김보경은 강등의 아픔을 맛봤다. 이청용, 윤석영, 박지성에 이어 3년 연속 강등의 아픔을 맛본 선수가 됐다.

김보경이 카디프 시티의 확실한 주전이라고 하기엔 약간 무리가 있었던 시즌이었다. 경기력도 들쭉날쭉해 모두 28경기 출전에 21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특히 시즌 막판에는 체력이 뚝 떨어진 모습이었다.

윤석영도 마찬가지. 시즌 도중 잠시 돈캐스터 로버스로 임대이적하기도 했다. 그래도 시즌 막판 데뷔골을 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알리기도 했다.

현재 윤석영의 소속팀인 퀸즈파크 레인저스는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이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만 승격할 수 있다. '형님' 박지성의 복귀를 위해서는 승격이 중요하다.

지동원(23), 홍정호(25·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역시 주전은 아니었다.

시즌 도중 선덜랜드에서 이적한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2경기 선발 출전을 포함해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래도 이적하자마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골을 넣은 것은 주목할만 하다. 하지만 지동원은 이 골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득점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17경기 선발출전에 5골을 넣은 것과 대비된다.

홍정호도 6경기 선발 출전을 포함 16경기에 나섰을 정도로 주전을 확실하게 꿰차진 못했다. 그러나 이제 첫 시즌을 보넀을 뿐이기 때문에 그의 활약이나 분데스리가 적응 정도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만 한다.

올시즌 유럽파 주요 한국선수 공격포인트 현황(정규리그/유럽클럽대항전/최종합계)

- 손흥민(바이어 레버쿠젠) 10골 4도움/2도움/12골 7도움
- 구자철(마인츠) 1골 2도움/없음/1골 2도움
- 박주호(마인츠) 1골 2도움/없음/1골 2도움
- 박지성(PSV 아인트호번) 2골 5도움/없음/2골 5도움
- 기성용(선덜랜드) 3골 1도움/없음/4골 2도움
- 김보경(카디프 시티) 1골/없음/1골
- 이청용(볼턴) 3골 5도움/없음/3골 5도움
- 윤석영(QPR) 1골 1도움/없음/1골 1도움
-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1골/없음/1골
-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없음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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