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최대성 기자] 무대가 어둠에 묻히고 곧이어 사회자의 멘트가 이어졌다. "배우 설경구씨 입니다!" 눈부신 플래시 세례를 뚫고 계단을 훌쩍 뛰어 오르는 그를 본 순간 뭔가 '다름'을 느꼈다.
'연기 본좌' 하면 떠오르는 몇몇 배우가 있다. 송강호, 황정민, 김명민, 전도연 그리고 설경구다. 박하사탕의 '나 돌아갈래'와 실미도에서 '비겁한 변명입니다'란 대사는 개그프로의 유행어만큼 대중들의 머리에 각인이 됐다. 작품마다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 든 듯한 연기를 펼치며 어느덧 대한민국서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그가 전쟁영화 '서부전선'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25일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깜작' 놀랄 만큼 수척해 있었다. 광대뼈가 도드라져 보였고 정장이 크게 느껴질 만큼 전체적인 몸집이 말라 보였다. 작년 이맘때쯤 영화 '나의 독재자'서 본 설경구와 너무 차이가 날 정도로 살이 빠진 모습이었다.
최기자 : '영화를 위해 또 몸무게를 줄인 건가?'
'나의 독재자'서 김일성 대역을 연기했던 설경구는 보기 좋을 만큼 살집이 있었다. 물론 연기를 위해 살을 찌운 그였다. 그리고 일 년 만에 영화 '서부전선'서 졸병으로 열연을 펼치며 복귀한 설경구는 반대로 부쩍 말라 있었다. 못 먹던 시절, 농부 출신의 병사에 적합한 체형이었다.
영화를 위한 극단적인 체중변화는 탈진, 저혈당, 위장병 등 후유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자기관리로 그런 후유증을 피했다고 해도 건강에 이로울 리 만무하다.
결국, 맡은 역할을 위해 지독한 노력으로 생각뿐 아니라 몸까지 최적화 시킨 그의 오늘 모습은 47살 연기자의 목숨 건 열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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