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0:36 (금)
[멀티줌Q] 한화 김성근 감독의 한 수, 폭스가 실패한 이유는?
상태바
[멀티줌Q] 한화 김성근 감독의 한 수, 폭스가 실패한 이유는?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09.02 0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여자 말을 들어 손해 볼 것이 없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가정의 모든 대소사를 꾀고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하는 우리네 어머니와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투수와 타자의 장단점을 꾀고 경기의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서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최적의 볼 배합을 투수에게 주문해야 하는 포수를 우리는 '안방마님'이라 부른다.

최근 한화의 안방마님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지난달 26일과 28일 그리고 29일 마스크를 쓰고 포수로 출전한 폭스가 그 주인공이다. 마이너리그에서 포수 경험이 있었던 폭스는 최근 좋지 못한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김성근 감독의 새로운 한 수였다.

 

한화 김성근 감독의 한 수는 8월 26일 삼성의 막강 타선을 막아냈고 8월 28일 NC전에서는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팀을 5위에 복귀시켰다. 빼어난 활약에 팬들은 그에게 '폭포수'란 별명을 선물했을 정도로 마리한화의 불꽃을 살리는데 한몫을 했다.

그의 포수로서의 재능과 스타성을 좀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29일 잠실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를 취재하며 그를 유심히 살폈다.

 

경기가 시작되기 10여분 전이었다.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폭스가 코치들과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손짓을 자세히 보니 '사인'에 대한 내용이었다. 경기가 임박한 시점에 벌어진 때아닌 '사인 수업'을 보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의 모든 내용을 꾀고 있어야 할 안방마님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다른 내용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또는 갑자기 바뀐 사인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분명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게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경기는 시작됐다. 한화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폭스는 무사히(?)1회를 넘겼다. 그러나 2회 말이 문제였다. 두산 김현수에게 솔로 동점포를 얻어맞고 이어 오재일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1-3으로 역전당했던 것.

결국 폭스는 3회에 마스크를 조인성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아마도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폭스의 볼 배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듯했다.

 

좋은 포수는 투수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타자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좋은 볼배합을 주문해야 한다. 전문 포수가 아닌 폭스에게 모든 것을 꾀고 있어야 할 '안방마님'의 자리는 어쩌면 감당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결국 이날 한화 김성근 감독의 한 수는 수포로 돌아갔다.

 

폭스의 안방마님 기용은 팬들에게 흥미로움과 의아함을 동시에 던져줬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