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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32)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돌직구 음악 감성' 세계를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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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32)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돌직구 음악 감성' 세계를 지배하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9.0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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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32번째 아티스트는 요즘 인디신 최고의 대세 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다.

최근 인디신은 포크 음악이 대세를 이루며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들이 쏟아져 나오는 추세다. 하지만 대중들의 단순한 감성을 자극하려는 곡들이 늘어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인디신의 '감성주의 음악'들은 비슷한 패턴으로 변질하는 분위기다.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완벽하게 넘어서는 밴드가 있다. 바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다. 이들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자적인 음악스타일과 특이한 감성, 대중성을 지니고 있다. 워낙 특색이 넘치는 밴드이다 보니 비교 대상도 없고 장르도 초월한 분위기다.

 

◆ 구남에게 좁은 장르를 규정해 달라는 건 실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음악을 듣는 순간 느껴지는 것은 장르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의 음악은 사이키델릭한 느낌부터 포크, 소프트한 로큰롤, 컨트리, 모던록, 한국형 정통 록, 블루스, 팝 등 여러 장르가 뒤섞여 있다.

제 3자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음악을 무엇이 다른 하나의 장르로 한정해 말하는 건 실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이들에게 직접 물어 봤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음악은 무엇인지?

"우리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팝적인 요소와 록음악의 요소가 뒤섞여 있어요. 하지만 우리 음악은 영미권의 팝과 록음악과는 전혀 다른 색이 들어 있습니다. 기본 베이스로 한국 정통 록의 스타일이 깔렸어요. 우리가 신중현, 송창식 등 대 선배님들의 음악을 듣고 자란 만큼 한국 정통 록음악의 색이 자연스럽게 들어 있는 거죠."

"우리의 음악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단단한 감성 위에 실험성과 대중성이 뒤섞인 한국형 록음악'이 맞는 것 같아요."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인기 있는 이유? '감성'의 승리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음악을 듣는 순간 바로 머리를 스치는 느낌은 '대중의 감성을 지배할 줄'아는 밴드라는 부분이다. 이들의 음악은 세련된 멜로디와 느린 듯 지루하지 않은 박자, 깊이 있는 가사가 쉽게 확 와 닿는다. 특히 이들 세 가지가 절묘하게 조합돼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은 딱히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힘까지 느껴질 정도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가진 힘이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음악적 감성'은 다른 음악들과는 차별성이 있어요. 우리의 음악은 단순히 사람들이 쉽게 좋아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깊은 삶의 이야기가 들어 있죠. 인생의 서사시를 말하고, 세상을 큰 개념으로 보자는 뜻 같은 것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그렇다 보니 가사나 멜로디가 많은 대중의 감성을 진지하게 자극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 이들의 단단한 감성을 완성한 3집 앨범 '썬파워'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그토록 말하고 싶던 '단단한 감성'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들의 새 앨범 '썬파워'를 들어 보면 알 수 있다. 무려 4년만의 정규앨범이자. 데뷔 후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발매한 3번째 앨범이기도 하다. 활동과 비교하면 앨범의 숫자가 적은 만큼 음악적 완성도는 따로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높다.

특히 이번 3집은 1집과 2집 때의 대중성과 실험주의 사이에서의 고민이 대부분 해결된 듯 보인다. 대중성을 추구하면서도 실험주의 정신은 그대로 유지된 근래 보기 드문 명반이다.

"앞서 1집은 재미를 추구한 앨범이었어요. 반면 2집은 힘이 많이 들어갔죠. 조금 더 실험적인 면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두 앨범 다 장단점이 극명한 작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3집은 1집과 2집의 고민과 경험을 바탕으로 대중성과 실험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뤘다고 자부합니다."

"3집을 만들면서 우리가 추구하려 했던 것은 힘을 빼고 우리만의 스타일을 살려보자 였습니다. 집착하고 아옹다옹하지 않으니 더욱 좋은 음악들이 태어난 것 같아요."

 

◆ 3집 앨범의 절대적인 매력 '전자음악의 균형점을 잡다'

이번 새 앨범 '썬파워'에서 하나 더 주목할 부분은 '전자음악'의 진화를 들 수 있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예전부터 인디신에서 전자음악적 요소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밴드 중 하나였다. 이런 이들의 역량이 '폭발'하게 된 앨범이 3집 썬파워다.

"사실 우리가 인디신 전자음악의 선구자였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어요. 2007년 당시 우리 전자음악 사운드는 공연 중에 같이 엮을 팀들이 없을 정도로 특이했어요. 이런 경험이 잘 발휘된 것이 이번 '썬파워' 앨범인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썬파워 앨범의 전자음악은 록과의 융합이 제대로 됐다고 자부합니다. 록을 골자로 음악을 설계하고 전자음악의 옷을 입히던 1집과 2집의 경험이 잘 발휘된 것이죠."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직접 말하는 '썬파워' 리뷰

긴 말은 더 이상 필요 없다. 이들의 음악을 자세하게 들어보면 될 일이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멤버들에게 '총 11곡이 수록된 3집 썬파워에서 반드시 들어봐야 할 곡'들을 직접 선정하고 리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우선 리더 조웅은 더블 타이틀곡 'UFO'를 선택했다. UFO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추구하려는 사운드를 담아낸 곡이다. 전체적으로 소프트한 록사운드가 가득 차 있지만, 곡의 반복되는 멜로디에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특유의 전자음향이 삽입됐다. 특히 리더 조웅과 키보드 김나언의 대화가 중심이 된 곡의 구조와 가사는 특색이 넘친다. 대중들은 이 곡의 가사를 듣고 정말 UFO가 나타난 것인지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황당한 거짓말을 한 것인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전 외계인의 존재를 80%가량 믿고 있어요. 지구상에도 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이와 관련된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분명 세상에는 우리만이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가사를 가만히 듣다 보면 남자가 여자 몰래 바람을 피우고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 수 있겠죠. 이 곡은 이런 모든 생각의 기회를 제공하는 노래예요. 외계인을 만났거나 혹은 바람을 피우고 거짓말을 하거나?" (웃음)

 

베이스 임병학은 노 클로스 파티(No Clothes Party)를 리뷰곡으로 선정했다. 노 클로스 파티는 필자도 듣자마자 매우 좋다는 느낌을 곧바로 받은 곡이다. 이 곡은 단순함이 매력이다. 멜로디도 단순하고 가사도 단순하다. 하지만 곡은 단순한 구조 속에서 몽환적인 느낌을 극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노 클로스 파티라는 가사 하나로 노래의 서사구조를 완성했다. 곡의 중간에 삽입된 기타 솔로 연주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이 앨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영화 '온 더 로드'에서 "노 클로스 파티"라는 대사가 와 닿았어요. 이 대사를 보고 곡을 만들었죠. 이 노래는 타이틀곡에 비해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하지만 팬들의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심플한 가사와 장면을 노래로 표현했는데 이렇게 곡이 잘 나올 줄 몰랐어요. 뮤비도 만들었으니 더 잘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드럼 박태식은 노인 생각을 선택했다. 노인 생각은 첫 도입부부터 우리나라 70년대 '뽕뿅사운드' 록음악의 느낌이 강하게 든다. 특히 느린 박자와 구식의 냄새가 나는 전자음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이들이 말하고 싶었던 '노인 생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운드다. 블루스 느낌의 기타 연주와 노인의 심리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가사도 압권이다.

"이번 앨범에서 사운드적으로는 대중성에 대한 욕심이 컸어요. 그래서 엄청나게 작업을 많이 했죠. 하지만 (노인생각) 곡을 막상 만들려고 보니 생각대로 나오질 않더라고요. 팀원들과 다시 상의를 거쳤고 지금의 비트가 나오게 됐어요. 처음 작업할 때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죠. 하지만 우연히 완성된 곡을 들으며 산을 오르는 데 그냥 힘이 빠져버리더라고요. 순간 노래가 말하려는 '노인 생각'이 제대로 표현됐다는 걸 깨달았죠. 지금은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잘 나온 곡입니다."

마지막으로 김나언은 '젊은이'를 리뷰곡으로 선택했다. 더블 타이들곡인 젊은이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특유의 사운드적인 색이 확실히 담긴 모던록이다. 특히 이 곡은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달콤하고 귀에 익은 멜로디가 특징인 곡이다.

"젊은이는 이번 앨범 발매 직전에 만들어낸 곡이에요. 사실 이번 앨범의 다른 곡들은 앨범 발매 훨씬 이전에 작업해 온 곡들이죠. '젊은이'는 현재 청년들의 마음과 현실을 대신하는 내용을 담았어요. 젊은이라는 곡은 우리만의 고집을 담은 음악이 아닌 대중들에게 주고 싶은 노래입니다."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와 뮤콘 그리고 국외에서의 성공

앨범 이야기를 한참 나눈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에게 국외 공연 관련 질문을 던졌다. 이들에게 국외공연 무대에서의 이룬 업적과 성공은 다른 인디신의 밴드들이 범접하기 힘들 만큼 뛰어나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3 뮤콘'을 통해 진출했던 프랑스 미뎀(MIDEM) 페스티벌은 이들이 국외에서 얼마만큼 성공할 수 있느냐는 가능성을 타진한 좋은 기회였다.

"재작년 뮤콘에 참가했어요. 이 행사에서 프랑스 미뎀 페스티벌의 대표가 우리를 페스티벌에 초대했어요. 우리는 당시 미뎀 페스티벌 메인무대에 서게 됐어요.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한국적인 가락과 색을 담은 우리의 음악이 먹힌 거죠. 미뎀을 계기로 프랑스 투어까지 하게 됐죠. 뮤콘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진행해 왔던 여러 국외 투어의 절정을 찍게 된 셈이죠. 솔직히 뮤콘에 매우 감사한 마음이에요. 능력 있는 인디신의 후배들에게도 뮤콘의 도전을 추천합니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멤버들은 국외진출에 대한 목표도 소상하게 밝혔다.

"이처럼 뜨거웠던 국외투어가 일회성이 되는 것이 싫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본격적인 국외진출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회사('아시아레코드')도 직접 만들었어요. 일단 국외진출에 대한 첫 번째 목표는 아시아의 밴드가 되자는 겁니다. 스텝 바이 스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본, 중국, 동남아에서 사랑받는 밴드가 되고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하는 원대한 꿈을 세운 겁니다."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역사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지난 2007년 1집 앨범 '우리는 깨끗하다'를 통해 인디신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밴드 결성은 2005년 조웅의 주도하에 충주고등학교 후배인 임병학이 합류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각각 하드록과 펑크록 밴드를 하던 조웅과 임병학은 새로운 스타일의 실험적 록음악을 하자는 목표 아래 팀을 꾸려나갔다.

"우리 둘은 고교 시절부터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두터웠어요. 특히 병학이는 고교 시절 학생회장 출신으로 공부도 잘한 친구죠. (웃음) 그래서인지 팀을 결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어떤 음악을 하자는 생각도 비슷했고요."

이후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2집 활동에 나섰다. 2집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멤버들이 필요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박태식과 김나언이 새로 영입됐고 현재의 팀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태식이와 나언이는 처음에 세션으로 합류했어요. 그러다 얼마 후 정식멤버가 됐죠, 음악을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에요. 우리 팀에서는 보석 같은 존재들이죠."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목표'를 말하다

조웅= "국외에서의 성공이 최종 목표 같아요. 그렇기 위해서는 우리의 아시아 레코드가 잘 돼야겠죠. 자금력도 나쁘지 않은 만큼 멋지고 좋은 기획들을 한번 펼쳐보겠습니다."

임병학= "구남이라는 숲 안에 단단하고 기대서 쉴 수 있는 나무가 되고 싶어요. 다음 생애에 나무로 환생하고 싶습니다."

박태식=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건강과 경제적으로 성공을 유지하고 싶어요."

김나언= "사람들과 교감하고 에너지를 나누는 느낌이 좋아요. 계속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들의 좋은 친구 같은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 멤버 소개

 

조웅(36. 기타, 보컬)= 경희대 철학과 졸업. 경기도 부천 출신이지만 학생 시절 충청도로 전학을 가게 되면서 임병학과는 충주고 선후배 사이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인 신동이다. 특히 조웅은 다재다능한 능력의 소유자다. 학창시절에는 농구에 엄청난 소질을 보였다. 성인이 돼서는 용접기능사, 위험물관리 기능사 자격까지 취득하기도 했다. 홍대부근 펍 '금성'의 사장.

 

임병학(34. 베이스)= 미대 출신으로 그림에 대한 열정이 큰 인물이다. 고교 시절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직속 후배로 학생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박태식(34. 드럼)= 서울 잠실 출신. 불타는 화양리 쇼바를 올려라 등에서 활약한 우리나라 인디신 1세대 드럼연주자다. 힙합 배틀 디제이도 한 그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접했다.

 

김나언(24. 키보드)= 대구 출신. 거문고를 치다가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인디신에 진출했다. 브라질 음악에 심취했던 그는 '라 퍼커션'이라는 브라질음악 밴드에서 맹활약했다. 제 3세계의 음악이라는 특이한 이력과, 뛰어난 건반과 춤 실력 때문에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에 스카우트됐다.

■ 팀명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재미있는 단어를 조합한 이름입니다. 직역하면 옛날 남자와 여자가 자동차 스텔라를 타고 갔다는 뜻이에요. 예전 우리 부모님들이 스텔라를 타고 다니셨는데 그것이 기억에 남아 이름을 만들었어요. 스텔라라는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그 시절 음악들을 느껴보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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