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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한민국 사회를 향한 김기덕의 돌직구 ‘일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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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한민국 사회를 향한 김기덕의 돌직구 ‘일대일’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1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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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소개: 거장 김기덕 감독의 스무 번째 영화. 그는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바치는 고백이자 자백”이라고 영화를 소개한 바 있다. 영화는 김 감독의 최근작들처럼 10일이라는 짧은 촬영 기간으로 완성됐다. 14명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7번의 세트가 활용되는 등 그의 작품들 중 가장 큰 스케일로 제작됐다. 22일 개봉.

 

▲줄거리: 5월 9일 귀갓길의 여고생 오민주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뒤 버려진다. 의문의 테러집단 ‘그림자’ 7인(마동석 이이경 조동인 테오 안지혜 조재룡 김중기)은 살인 용의자 7인(김영민 주희중 최귀화 황건 유연수 김종구 손종학)을 차례로 납치, 고문을 가하며 자백서를 쓸 것을 강요한다. 굴욕감과 복수심에 사로잡힌 용의자1 오현(김영민)은 ‘그림자’팀의 정체를 파헤치려 나선다.

▲뷰 포인트: 여고생 오민주의 죽음은 시민사회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인 상식의 실종과 훼손을 상징한다. 오민주 살해에 얽힌 7명 가운데는 반성하는 자, 책임 회피하는 사람, 신념을 내세워 반성하지 않는 자가 있다. 이들에게 죄를 묻는 7인 가운데는 끝까지 복수하려는 인물, 그래 봤자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각기 다른 삶을 사는 14인 가운데 우리는 과연 누구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 감독은 “내가 누구인지 일대일로 자신을 마주해보자”고 직격탄을 날린다.

 

그림자들은 용의자들을 한 명씩 쫓으며 매번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공수부대, 조직폭력배, 경찰특공대, 미군 특수부대, 보안사, 국정원 요원을 상징하는 옷이다. 마지막 최종 권력자(군 장성 최무철)를 납치했을 땐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 옷을 입는다. 서민을 억압했던 집단의 옷을 입은 서민들이 권력자에게 복수하는 역설이다. 아이러니하게 어느 순간 가해자가 피해자가 돼 심판대에 오르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설정은 권력을 둘러싼 인간의 본성을 꼬집는다.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 불명'(2001년)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김영민은 1인8역을 맡아 용의자1을 비롯해 그림자 7명을 삶의 끝으로 내모는 7명의 인물을 연기하며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인간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주연 마동석은 뚝심 있는 연기를 보여주지만 캐릭터의 변곡점을 밀도 있게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라 아쉽다.

 

‘일대일’은 김기덕 감독의 역대 작품 중 가장 많은 대사가 담긴 영화답게 친절하다. 대한민국 사회를 향한 통탄과 분노를 직접적이고 교훈적인 대사를 통해 표출한다. 경제적 양극분해, 철거민과 비정규직, 폭력적인 남녀 갈등, 교육문제 등 한국 사회 현안을 놓치지 않으면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통해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거친 방식으로 질문하고 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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