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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두나 "솔직히 나도 흥행배우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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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두나 "솔직히 나도 흥행배우 되고 싶어"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5.16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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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배우 배두나(35). 대부분의 관객은 스크린속 그녀를 볼 때마다 신비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밝은 듯하면서도 어두운 표정. 몽환적 느낌까지 가진 배우다. 신비한 매력을 가진 탓에 '배두나는 작품성 있는 영화만 출연한다'는 편견이 존재한다. 이런 편견 속에서 그가 다시 영화 '도희야'로 돌아왔다. 할리우드와 유럽, 충무로를 내 집처럼 드나들며 강행군으로 완성된 '도희야'. 강철 여인의 심정으로 영화를 만든 만큼 완성도와 재미가 큰 작품이다. 이번에야말로 배두나에게는 '도희야'가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스포츠Q 글 박영웅기자· 사진 노민규기자] 올해 5월 배두나에게 기회가 왔다. 그간 흥행배우로서 사실상 실패의 연속을 맛봤던 그녀가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가지고 충무로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바로 영화 '도희야'다. 성공이냐 실패냐가 아니라 얼마나 성공할 수 있겠냐는 표현까지 쓸 수 있을 정도로 기대감이 넘치는 '도희야'. 배두나에게 진솔한 영화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배두나

◆작품성만 따지는 배우라고? 나도 흥행을 원해

대부분 사람들이 느끼는 배우 배두나하면 어려운 영화, 작품성 있는 영화에 주로 출연하는 연기파 배우다. 이런 이미지는 배두나가 흥행성보다는 작품성만을 바라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배우로 비칠 수밖에 없다. 실제 흥행 결과도 이 같은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일조를 했다.

배두나는 스크린 데뷔작인 괴물(2006)을 제외하면 흥행에는 제대로 성공한 작품이 없다. 작품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아 칸 영화제를 한국인 최초로 3차례(봉준호 감독의 '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 초청받은 일과 비교하면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편견이 잘못됐다고 딱 선을 그었다. "전 사실 작품성만 따지면서 한쪽에 무게추를 두지는 않아요. 솔직히 다 이루고 싶고요. 어떤 배우가 흥행을 무시하고 작품성만 따지겠어요. 저도 흥행을 바라고 있어요. 같이 일한 스태프들이 뿌듯할 정도로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어요. '흥행배우' 이게 제 솔직한 심정이에요."

▲ 배두나

◆'도희야' 배두나는 물을 만났다

정주리 감독의 작품 '도희야'는 외딴 바닷가 마을의 14세 소녀 도희(김새론)가 친엄마가 가출한 뒤 의붓아버지 용하(송새벽)와 그악스런 할머니로부터 학대당하자 사생활 문제로 좌천돼 마을 파출소장으로 부임한 영남(배두나)이 용하와 마을 아이들의 폭력으로부터 도희를 지켜주려 하다 일어나는 엄청난 사건을 담는다.

'도희야'를 본 전문가들과 기자들은 이 영화의 성공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도희야'는 매우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장르의 속임수라 표현 할 수 있을 정도로 초반부터 결말이 드러나지 않는 고도의 신비주의 영화이기도 하다. 이 정도의 구성이라면 그만큼 영화가 탄탄하고 섬세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란 소리다. 분명히 배두나에게는 오랜만에 흥행을 기대할 만한 작품이다. 이 부분에 대해 배두나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도희야'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30분 만에 하겠다고 말했어요. 재미있었죠. 영화 자체도 보자마자 소재에 대해 파악하기 힘든 매력이 있고요. 비록 제 연기에 대해서는 말(평가)할 수 없지만 분명 이번 영화 자체는 좋습니다. 동갑내기인 송새벽만 봐도 캐릭터에 몰입돼 현장에서 미친 사람 같았어요. 배우 김새론의 좋은 연기를 만나 볼 수도 있고요."

▲ '도희야' 스틸컷

◆가슴에 응어리가 남을 정도로 몰입한 촬영

배두나가 '도희야'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중 그의 연기력을 빼놓을 수 없다. 사회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압박 속에서 당하기만 하는 나약한 여성의 연기를 실제로 응어리가 질 정도로 해냈다. 배두나로서는 힘들지만 해낸 셈이었다.

"촬영하면서 내지르면 편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 영화를 통틀어 그렇게 할수 있는 지점을 못 찾아 중간에 울부짖고 나오고 싶었죠. 특히 취조 장면은 실제 저 자신도 못 참겠더라고요. 사실상 촬영하면서 이건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초월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체적으로 외롭고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배두나의 이런 노력 덕분인지 영화는 내내 그의 울분을 삭이는 모습으로 많은 관객의 공감을 끌어 낼 수 있는 요건을 만들었다. 그 스스로 또 다른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성공요소를 만들었다.

▲ 배두나

◆여성 감독이 확실히 맞는 것 같아

'도희야'의 특별한 매력은 또 있다. 바로 여성들만이 느낄 수 있는 섬세한 감정 연기다. 워낙 연기 자체가 섬세하다 보니 영화를 보는 중간에 감독이 여성이라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다. 확실히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

이에 대해 배두나는 "여성 감독이 확실히 남성 감독보다 잘 맞는 것 같아요. 여성 캐릭터를 소화하기 편하기 때문이죠. 특히 이영화는 여자들의 외로움을 이야기해서 이런 부분이 더 잘 맞은 것 같아요."

▲ 배두나

◆'도희야'로 또 한 번 칸으로

위에서 말했듯 '도희야'는 작품성과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영화다. 이에 세계적인 영화제 칸에서도 '도희야'와 배두나를 초대했다. 이미 세계 전문가들도 이 영화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3번째 칸에 입성하는 배두나는 담담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큰 기대감을 마지막까지 드러냈다.

"가족 같은 분위기, 소수 정예로 찍은 영화인데 이게 세계적인 영화제를 가니 기분이 아주 좋아요. 무엇인가 평가 시험을 통과한 느낌입니다. 솔직히 떨리는 것이 아니라 설레고 있어요."

[취재 후기] 신비함과 털털함을 갖춘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 배두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연기만 생각하는 천상 배우였다. 이미 작품성 있는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흥행까지 잡을 두 마리 토끼가 눈앞에 있는 듯하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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