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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정통파 기근 시대, 박세웅-김민우 성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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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정통파 기근 시대, 박세웅-김민우 성장이 반갑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9.08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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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5강 싸움 벌이는 롯데-한화, 든든한 영건 선발자원에 웃는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선발진에 좌완 투수들을 대거 배치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특히 두산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유희관, 장원준, 허준혁, 이현호 등 선발진이 모두 좌완이다. 좌완투수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다.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말이 있듯, 좌완투수는 태생적으로 이점을 갖는다. 당장 선발로 쓰지 않아도 원 포인트 릴리프, 셋업맨으로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우완 정통파 투수는 리그에서 씨가 말라가고 있다. 평균자책점 20걸의 면면을 보면 외국인을 제외한 우완 정통파 투수는 윤성환(삼성)이 유일하다. 양현종(KIA), 유희관(두산), 장원준(두산), 차우찬(삼성) 등 네 명의 좌완투수가 있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 박세웅은 롯데로 이적한 뒤 마운드에서 한층 여유가 생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렇다고 해서 우완 정통파 투수의 미래가 없는 건 아니다. 박세웅(20·롯데)과 김민우(20·한화). 동갑내기 두 투수가 패기 넘치는 투구로 우완 정통파의 계보를 잇고 있다. 최근에는 성적까지 좋아지면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들이다.

박세웅은 6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 호투를 펼쳤다. 비록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배짱 있는 피칭으로 LG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몸무게가 가벼워 롯데로 트레이드된 뒤 살을 찌우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던 박세웅은 체중을 불린 뒤 빠른 공에 힘이 더욱 붙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인 그는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법을 터득, 한층 노련해졌다.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적은 것도 높게 살 수 있는 부분이다.

7월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91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5.91로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이번 달 들어 2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27을 찍어 반등에 성공했다. 송승준의 이탈로 팀 선발진에 구멍이 난 가운데, 박세웅이 빈자리를 든든하게 메워주고 있다. 롯데는 박세웅을 염종석, 손민한을 잇는 우완 에이스로 키울 참이다.

김민우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궂은일을 맡더니 마침내 데뷔 첫 승을 챙겼다. 6일 두산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그는 9월 3경기에서 12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전반기 1패 평균자책점 6.75에서 후반기 1승 평균자책점 2.48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피안타율도 0.241에서 0.230으로 떨어뜨렸다.

186㎝ 97㎏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김민우는 그간 위기 상황에서 쉽게 무너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시즌 중 새로 장착한 커브로 많은 땅볼 타구를 유도하고 있다. 하체 밸런스도 안정돼 속구 구위가 좋아지고 있는 김민우다.

▲ 김민우가 6일 KBO리그 대전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등판 간격이 불규칙하고 매 순간이 위기인 계투보다는 처음부터 천천히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선발이 현재 김민우의 몸에 맞는 듯하다. 한화는 이태양이 수술로 시즌 아웃되고 배영수, 송은범이 사실상 불펜을 맡게 됨에 따라 당장 팀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는데, 김민우가 생각 이상으로 잘 던져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와 한화 모두 치열한 5강 싸움에서 근소하게 앞서 있다. 경쟁팀들에 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선발 로테이션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봤을 때 박세웅과 김민우의 성장은 롯데와 한화 입장에서 매우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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