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인터뷰] 한국영화 돌풍 이끄는 창감독 vs 김대우 감독
상태바
[인터뷰] 한국영화 돌풍 이끄는 창감독 vs 김대우 감독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18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가 강세다. 질적, 양적 도약을 이루며 지난해 5월 1일 전체 관객수가 73만709명, 한국영화 점유율이 17.1%였던데 반해 올해 같은 날 전체 관객수는 77만5117명, 한국영화 점유율은 67.2%의 수치를 기록해 전체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가 초강세임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영화 흥행 돌풍 요인으로 완성도 높은 장르물을 연출한 감독들의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범죄액션물 ‘표적’의 창감독(40)과 지난 15일 개봉한 파격 멜로영화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52)은 독특한 이력으로 눈길을 끈다. 창감독은 톱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김 감독은 ‘결혼이야기2’ ‘송어’ ‘정사’ ‘스캔들: 조산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감각적 장르물에 녹여내는 인간관계 ‘표적’ 창감독

[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이상민기자] 지난달 30일 개봉된 범죄 액션영화 ‘표적’이 관객 250만명을 모으며 흥행 질주 중이다.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의문의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여훈(류승룡)과 그를 치료해준 뒤 아내가 납치당한 종합병원 레지던트 태준(이진욱)의 위험한 동행을 그렸다.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전개와 리드미컬한 편집,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스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군림하던 창감독(40·본명 윤홍승)은 2008년 데뷔작인 공포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로 상업적 성공을 거뒀고, 두 번째 영화 ‘표적’으로 잭팟을 터뜨렸다. 22일 24시30분(한국시간)에 진행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 행사 참석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삼청동의 한 카페로 ‘호출’했다.

◆ 범죄액션물 ‘표적’ 250만 관객동원...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 겹경사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상업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춰야 초청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영화의 스타일을 본 건지, 사회적 의미를 중시했는지 잘 모르겠으나 오락영화 안에 사회적 고민과 의미를 담아낸 점을 인정받았다는 게 기쁘다. 한국영화로는 ‘놈놈놈’과 ‘추격자’가 초청받은 적이 있다. 독특한 장르해석에 능한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일리스트인 김지운 감독님과 내 또래임에도 괴물 같은 능력을 갖춘 나홍진 감독의 뒤를 잇게 돼 더욱 뿌듯하다.”

한국영화 계보 안에서 세 번째 초청인데다 이 섹션이 공식 부문이라 그의 영화인생에 있어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과거 ‘고사’로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에 참석한 적이 있었으나 칸영화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칸 영화제 일정을 소화한 뒤 6월 초까지 유럽 배낭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표적’은 원작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리메이크 작업은 흥행을 검증받은 원작의 프리미엄을 취할 수 있는 대신 진부함의 덫에 빠지면 안 되는 위험성이 공존한다.

▲ 영화 '표적'의 칸 영화제 초청 기념 스페셜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국내 개봉 때 봤었다. 유럽 액션영화치고는 산뜻했고 플롯이 괜찮았다. 감성이나 분위기에 기대지 않은 채 장르적으로 접근한 점도 좋았다. 리메이크작 연출 의뢰를 받았을 때 부담이 컸다. 새롭게 재해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원작을 본 관계자들의 기억이 워낙 강렬해서 그들에 대한 설득이 두 세 번씩 이뤄져야했다는 점이다. 한국 정서에 맞게 바꾸어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심을 무수한 논의와 설득으로 돌파해야 했다. 다행히 나의 창작욕구가 용솟음치던 시기라 지치지 않았던 것 같다. 하하.”

◆ ‘표적’ 흥행파워 핵심 요인은 장르적 완성도와 중년배우

창감독의 ‘표적’의 코어(핵심)로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장르’와 ‘중년 배우’를 꼽았다. 액션영화에도 여러 성격이 있는데 이 작품은 스릴러와 액션을 배합했다. 스릴러는 드라마적으로 사연이 많은 장르다. 일생에 한 번 있을 법한 사건이나 불행을 담아내야 하므로 이를 표현해내는 데 있어서도 삶을 충분히 살아본 사람들의 농밀한 감정이 필요하다. 바로 중년 배우다. 실제 ‘표적’에는 액션영화임에도 류승룡 유준상 김성령 등 40대 중견 배우들이 주축을 이뤘다. 깊이 있는 내면 연기뿐 아니라 고된 격투까지 소화하며 투혼을 불살랐다.

 

“류승룡 선배는 ‘40여년 만에 자기 복근을 처음 봤다’고 할 만큼 몸까지 만들어가면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형사 영주 역 김성령 선배는 의외로 맨몸 격투를 너무 잘했다. 재밌게 하더라. 광역수사대 송반장 역 유준상 선배는 악인 캐릭터를 강하게 포지셔닝해줬다. 감독으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잘 해줬다.”

과거 여성듀오 가비앤제이의 30분 분량의 대작 뮤직비디오 ‘눈사람’ 촬영 당시 남자주인공으로 류승룡이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장훈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 바 있다.

“더없이 여운과 잘 맞아 떨어졌다. 그간의 연기패턴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한데 옷을 잘 갈아입는 배우다. 그 무게감을 대중이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 유준상 선배는 지금까지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은가. 송반장이 페이크(속임수)가 필요한 캐릭터라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여겨 출연 제의를 했다.”

이 영화에서 ‘재발견’으로 거론되는 배우가 바로 진구다. 여훈의 동생으로 나오는 그는 출연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틱장애를 지닌 캐릭터를 맡아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저 배우가 진구 맞아?”라는 소리가 객석 여기저기서 솟구쳤다.

“그에 대한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원작에 없던 캐릭터인데 주인공인 여훈에게 어떤 관계성이 있어야 그의 행동 이유가 설득력이 강해질 거라 생각했다. 형제지만 아빠같은 보호자 느낌이 필요했고, 결핍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장치로 틱장애가 적절할 거라 판단했다. 이 영화는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이고.”

 

◆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 감독에서 영화감독으로 ‘터닝’

해외 영화계에는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 영화감독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마이클 베이를 비롯해 던칸 존스, 마크 웹, 스파이크 존스, 미셸 공드리 등은 화려한 비주얼과 감각적인 편집감각, 신선한 소재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창감독 역시 이승철 빅마마 휘성 거미 나얼 등 국내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섭렵한 스타 감독이었다. 드라마타이즈에 탁월한 실력을 보였고, 음악 그리고 이야기의 힘으로 대중을 흔들었다. 2007년에는 최고 영예인 Mnet 뮤직페스티벌 감독상을 수상했다.

“‘표적’은 뮤직비디오 감각을 많이 버리고 갔다. 스타일리시한 영상미, 폼 잡는 느낌을 최소하해야 영화의 내용이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으니까. 화려한 미장센과 카메라워킹 대신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인 스피드에 걸맞은 함축적 편집, 과감한 생략에 초점을 맞췄다. 뮤직비디오와 영화문법은 매우 다르다. 내러티브가 어떻게 흘러가야 극적 긴장감이 생기는지, 드라마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영화가 가능하다. 비주얼만 거창한 영화는 아무 감흥이 없지 않나. 대신 뮤직비디오 작업을 통해 함축적인 이야기를 뽑아내는 능력을 연마한 건 사실이다.”

원래 배우가 꿈이었다. 그러던 중 영화 연출에 흥미를 느끼게 돼 시네마테크를 전전했다. 1997년 우연히 연극 ‘동양의 횃불 안중근’에 출연 겸 연출로 참여, 일본 공연과 경기문화재단 초청작 공연에 섰다. 군 제대 후 24세 무렵 영화 ‘사이렌’ 연출부 막내로 들어가 밑바닥 생활을 했다. 하지만 생활고에 직면해 광고업계로 진입, CF 조명담당과 조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뮤직비디오회사 프로듀서로 입사해 보아의 ‘늘’로 ‘입봉’했고, 러브홀릭의 ‘러브홀릭’으로 스타감독이 됐고, 나얼의 ‘귀로’를 통해 드라마타이즈 뮤비 전문가로 군림했다. 하지만 내내 영화 연출에 대한 꿈을 견지했다.

 

◆ 차기작은 자전적 스토리...할머니 테마로 작은 영화 구상

“앞으로도 뮤직비디오, CF, 영화, 무대예술 등 좋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언제든지 할 생각이다. 장르간 크로스오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보듬어주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차기 영화는 할머니를 테마로 이 시대의 작지만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를 구상 중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이자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소박한 영화로 만들려고 한다. 감독은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진정성 있는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

goolis@sportsq.co.kr

 

'고품격' 19금 소재의 달인 '인간중독' 김대우 감독

[스포츠Q 김나라기자] 김대우 감독은 영화 '방자전' '음란서생'을 통해 문학적 향기가 나는 대사, 해학과 관능이 어우러진 화면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기량을 보여줬다. 감독 데뷔 전 그가 쏟아낸 시나리오들은 그의 작가적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 지를 입증한다.

'고품격 19금 소재의 달인'이란 소리를 듣는 김 감독의 신작 '인간중독'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가던 1969년을 배경으로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맺어진 최상류층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금지된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송승헌은 베트남전의 영웅이자 엘리트 군인 김진평(송승헌)을 맡아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부하 경우진(온주완)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에게 강렬한 떨림을 느껴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눈다.

▲ 김대우 감독 [사진=NEW]

- 흔히 다뤄지지 않았던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파격적인 멜로를 그린 것이 신선하다. '인간중독'에서 베트남전은 무엇을 의미하나.

"상사와 부하 와이프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런 경우 언제 가장 치명적일까 생각해보니,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69년이 떠올랐다. 당시 조직 상하 간 한 유기체처럼 지내던 군사 내에서 상사가 부하의 아내를 사랑한다는 건 지상에서 추방을 당할 정도로 큰일이더라. 영원한 추방도 각오할 만한 사랑, 용기를 베트남전을 밑바탕 삼아 전개했다. 베트남전은 영화의 시대적 배경일 뿐, 개인적인 정치적 의견, 역사적 소견 등은 전혀 없다."

- 부하 아내와의 사랑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영화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를 집필할 때 조원(배용준)을 보필하는 역이 계속 마음에 남아 대사를 한 소절 적었는데 그래도 하인에 대한 생각이 멈추질 않았다. 이를 계기로 영화 '음란서생'(왕의 여인 정빈과 양반의 사랑) '방자전'(춘향이와 방자의 사랑) 총 3편을 통해 하인의 사랑 얘기를 전했다. 그런데 지인들이 '사랑을 믿지 않는 것 같아. 사랑 맞아?'라고 진지하게 물어보더라. 나도 스스로 사랑에 대해 반문하면서 진짜 죽을 것 같은 사랑을 한번 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중독'은 사람들이 분명 사랑이라고 인정할 것이라고 자신할 만큼 마음에 든다."

- 진짜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불륜'이다. 또 남편을 장군으로 만들려는 야망을 품은 아내 이숙진(조여정)과 살면서 갑갑함을 느끼는 김진평, 출세를 위해 아내 종가흔(임지연)을 어떻게든 활용하는 경우진(온주완) 두 부부가 너무 불행하다. 결혼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은데.

"결혼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결혼에 관한 여러 가지 군상을 그려보고 싶었다. 거창하게 말하면 일상이라는 파도를 만난 사랑의 존재에 대해, 결혼생활의 어려움 중 일상이 된 사랑의 쓸쓸함을 제일 그리고 싶었다. 누구는 사랑의 반대말을 무관심이라고 얘기하는데 문득 일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 숙진을 놔두고 진평이 부하 우진의 아내 종편을 사랑한다는 게 옳지도 않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사랑은 삶에서 단 한 번의 축복인 반면 재앙이기도 하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대우 감독의 영화 '인간중독' '스캔들' '방자전' '음란서생' [사진=각 영화 스틸컷]

- 김 감독의 영화는 항상 '노출' '파격 베드신'이 먼저 주목을 받는다. 특히 이번에는 군용차 안에서 벌어진 진평과 가흔의 강렬한 첫 정사신을 위해 따로 차량 내부 세트를 제작했을 정도로 세심하게 연출했다. 베드신에 공을 들이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성적인 소재니까 당연히 쾌락 때문이다. 뭐랄까 그런 섹스를 괄호 열고, 닫고 생략한다는 건 나한테는 허탈한 느낌이다. 화면에서 벗어나거나 불이 꺼지거나 이렇게 표현하는 건 재미없다. 나는 불이 꺼지면 어두운 조명 안에서라도 다 보여줘야 하는 성격이다. 섹스가 극적인 이벤트라기보다는 마음, 몸, 순간의 느낌 등 사랑의 여러 감정 속 벌어지는 이벤트 중의 하나일 뿐이다. 해맑게 미소 짓는 진평과 가흔이 왈츠를 추고, 밥을 먹고 이런 것들이 모두 병렬적으로 배치돼 있다."

- 영화 '은교'의 박해일·김고은 커플에 버금가는 파격적인 캐스팅이다. 톱스타 송승헌과 김 감독을 사로잡은 신예 임지연이 '제2의 김고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지연이 김고은과 개인적 친분을 유지하는 사이인 걸로 알고 있는데 업계에서 두 사람의 쓰임새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둘의 컬러가 달라서 같은 신인배우지만 한 영역에서 싸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김고은만 할 수 있는 영화, 또 임지연이 할 수 있는 영화가 따로 있는 것 같다. 그런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배우군에서 임지연도 경쟁하면서 한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겠다."

▲ 영화 '인간중독'의 김진평(송승헌)과 종가흔(임지연) [사진=NEW]

- 임지연 캐스팅은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안목이 남다른 것 같은데 눈여겨 본 신인들이 있나.

"아직 상업영화 시장에 본격적으로 데뷔하지 않았지만 영화 '마이 라띠마'로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박지수라는 여배우가 있다. 연기를 잘하고 굉장히 개성 넘친다. 임지연, 김고은, 박지수, 영화 '역린'의 정은채, '한공주'의 천우희 등이 마스크가 신선해 전형성을 벗어난 배우들이니까 차세대 한국영화의 컬러를 만들어 나가갈 것 같다. 이들이 치열한 다툼을 하면서 한국영화도 재밌어질 거다. 다들 개성이 뚜렷하지 않나."

- '방자전'에서 조여정의 섹시한 매력을 발견해 호평을 얻었는데 또 그와 함께 작업했다. 이번에는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대상이 아닌 남편을 다른 여자에게 잃는 인물이다.

"'방자전' 이후 조여정씨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송승헌씨와 마찬가지로 조여정씨에게는 선한 에너지가 있는데 그 에너지가 주는 느낌이 너무 좋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송승헌, 온주완, 임지연 세분과 처음 작업하다보니 여정씨에게 너무 신경을 못 썼다. 임지연이라는 카시트, 송승헌이라는 핸들, 온주완이라는 백미러에만 집중해 자동차 밑에 바퀴로 묵묵히 달려주고 있는 여정씨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인터뷰를 통해 잘 달려준 여정씨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 '스캔들' '음란서생' '방자전'을 비롯해 '인간중독'까지 시나리오 집필력이 정말 대단하다. 감독과 작가 중 김대우에게 더 맞는 옷은 어느 쪽인지.

"타지의 한 모텔에서 내가 죽었다고 가정을 해보자. 나의 유품을 뒤져봤자 아무 것도 없겠지만 펜 하나는 있을 거다. 감독이 되고 난 뒤에도 출국신고서 직업란에 늘 작가라고 적을 만큼 나는 한 번도 작가가 아닌 적이 없었다. 영화계의 작가 시스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지만 나의 정체성은 작가다."

- '인간중독' 이후 차기작이 궁금해진다.

"폭력에 대해 다루고 싶어 5년간 구상해봤다. 다른 유명 감독과 달리 나는 천재가 아니라 생각을 영화적으로 옮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문학적이라 그런지 나는 좀 느리다. 아직도 할 수 있을지 확신은 없지만 내가 표현하는 폭력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 마지막으로 '인간중독'의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이번 작품으로 사랑의 궁극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관객들도 서로에게 중독될 만큼 깊은 사랑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 '인간중독'의 주연배우 송승헌과 김대우 감독 [사진=NEW]

nara927@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