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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룬5 아낌없이 다준 한국팬 감싸지 못한 실망스런 서울 1차 공연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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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룬5 아낌없이 다준 한국팬 감싸지 못한 실망스런 서울 1차 공연 [SQ현장]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9.09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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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세계적 팝(록)밴드 마룬5의 내한공연이 진행 중이다. 이들의 국내에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밴드라고는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의 마룬5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렸던 서울 1차 공연은 이런 한국팬의 사랑과는 동떨어진 실망스러운 공연이었다.

마룬5는 이번 내한공연의 일정을 3번이나 잡았다. 특히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공연 일정은 그동안 우리나라를 다녀간 유명 뮤지션들이 제대로 시도하지 못했던 의미 있는 일정이다.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도 서울에서 2회 공연을 한 바 있지만, 지방에서 공연을 함께 진행하지는 못했다.

마룬5가 이번 공연 일정을 이렇게 잡은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룬5는 국내에서 음원이면 음원, 앨범판매면 판매 모든 부분에서 다른 국외 뮤지션과 비교해 압도적 인기를 자랑한다.

▲ 마룬5 보컬 애덤리바인은 이날 트레이닝팬츠와 부스스한 모습으로 공연에 나섰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특히 최근 영화 '비긴 어게인'의 흥행으로 마룬5의 인기는 국내에서 절정을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마룬5의 내한공연은 중요했다.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국내 팬들을 위해 보답은 차치하더라고 앞으로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7일 서울 잠실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2015년 첫 내한공연은 (열광적인 팬이 아닌) 음악을 좋아하는 대중들이 비싼 푯값을 주고 보기에는 무척 부족하고 서운한 부분이 많았다.

◆ 대구공연 돌연 취소여파, 목을 다친 것은 알지만 프로답지 못했다

마룬5에게 우선 아쉬웠던 부분은 무대매너였다. 여기서 말하는 무대매너는 관객들의 호응을 이끄는 그런 매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앞서 6일 대구공연을 취소했던 마룬5였다. 보컬 애덤리바인의 부상이라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울 첫 공연에서 보여준 마룬5의 태도는 결코 웃으며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이날 애덤리바인은 트레이닝팬츠를 입고 부스스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우스갯소리로 관객석에서는 "잠을 자다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 이날 공연에 들어온 관객들은 1만3000명이었다. 만석이었다. 관객들은 '마룬5'를 연호했고 떼창을 부르며 엄청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스포츠Q DB]

복장 가지고 뭐가 어떠냐는 소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룬5가 영미권에서 공연을 할 때 입고 나오던 복장과 비교한다면 한국 팬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프로답지 못했고 성의도 없어 보였다.

복장 문제만이 아니다. 무대에서의 설렁설렁한 태도와 평소와는 다른 목 상태, 고음처리 실수, 짧았던 런닝타임 등이 겹치며 마룬5 '인생 최악의 공연'을 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공연 런닝타임 문제는 심각했다. 첫 곡 'Animals'를 시작으로 앙코르 타임에 불렀던 히트곡 'Sugar'까지 총 16~17곡이 진행된 시간은 60분이 조금 넘었다. 시간이 촉박하게 진행이 되다 보니 노래의 질은 무척 떨어졌다.

이들이 진정한 프로였다면 최악의 공연을 보여주느니 차라리 포기를 선택했어야 맞는 것 아니었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 마룬5에 최고의 성원을 보내는 한국팬을 배신하지 말길

이처럼 마룬5의 서울 첫 공연은 실망이라는 단어밖에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만약 마룬5가 이날 서울 공연 한 번만을 진행하고 미국으로 떠났다면 논란의 여지가 큰 공연이 됐을 법했다.

하지만 다행히 이들에게 기회는 남아 있다. 9일 서울에서 2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고 6일 취소했던 대구 공연이 10일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남은 두 차례 공연에서 마룬5는 공연취소와 첫 번째 서울 공연에서 보여준 질 낮은 공연을 모두 쇄신해야만 한다. 이 같은 바람은 마룬5의 한국 내 인기를 위해서가 아니다. 마룬5에게 어떤 조건도 없이 사랑을 보내는 수많은 한국팬의 아낌없는 애정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마룬5가 한국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느끼고 있다면 남은 두 차례 공연에서 세계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 새로운 역사를 써 주기를 기대한다. 또 팬의 한 사람으로서 꼭 그럴 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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