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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3위' 웰컴론은 어떻게 '두산천하'를 극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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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3위' 웰컴론은 어떻게 '두산천하'를 극복했을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5.18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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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백원철 합류,골키퍼 이창우 영입, 슈퍼루키 이현식 가세로 한마음 시너지로 일군 첫 우승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웰컴론 코로사가 ‘두산 천하’를 깼다.

웰컴론은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SK 핸드볼코리아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빨간머리’ 수문장 이창우(31)의 선방쇼와 신인왕 이현식(22)의 5골 활약으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19-17로 완파하고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승리를 쟁취한 웰컴론 선수들은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코트로 뛰쳐나와 어깨동무를 하고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코트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정명헌 구단주와 장인익 감독, 최선참 백원철(37)을 차례로 높이 헹가래쳤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정명헌 구단주(가운데)를 비롯한 웰컴론 선수단이 우승 자축 촬영을 하고 있다.

코로사 선수들은 2001년 팀 창단 후 낮에는 영업사원으로 활동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2009년 웰컴론이 네이밍 스폰서로 나서며 숨통이 틔었다. 2011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출범 이후 3년 연속으로 3위에 머물렀던 웰컴론의 노력은 2014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

웰컴론 우승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 '두산 천하' 종결 목표, 결실을 맺다 

웰컴론은 정규리그에서도 두산을 2승1패로 물리친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패 후 2연승으로 두산을 제압했다. 3년 연속 챔피언결정에서 맞붙은 두산과 충남체육회의 남자 핸드볼 양강구도를 깼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웰컴론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짓자마자 코트로 뛰쳐나와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웰컴론 수비의 중심 피봇 박중규(31)는 경기 후 “핸드볼이 비인기 종목이기 때문에 여러 팀에서 돌아가며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승을 위한 각오가 남달랐음을 밝혔다. 이어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이 있더라. 이번에는 우리가 구워진 고기를 잘 먹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두산은 2009년 핸드볼 슈퍼리그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리그 우승을 달성한 최강이다. 이번 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서 인천도시공사를 꺾고 올라온 뒤 1차전에서 승리하며 핸드볼코리아리그 4연패에 다가갔다. 그러나 웰컴론의 강한 의지에 막혀 분루를 삼켰다.

◆ ‘철벽 수문장’ 이창우, 우승의 일등공신 

이창우는 2014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득점을 주고받는 종목에서 골키퍼가 MVP를 수상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그만큼 이창우의 활약은 눈부셨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창우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독식했다. 그의 선방이 없었다면 웰컴론의 우승은 없었다.

그는 2차전에서 35개의 슛 가운데 15개를 막아내며 42.9%의 방어율을 보여줬다. 두산이 맹추격을 노릴 때마다 번번히 이창우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그의 ‘거미손 본능’은 3차전에서도 변치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7m 스로를 막아냈다. 막강한 공격력의 두산도 철벽 이창우의 신들린 선방쇼에 혀를 내둘렀다.

이창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충남체육회에서 이적했다. 웰컴론은 ‘두산 천하’를 저지하고자 자유계약선수(FA)인 국가대표 골키퍼 이창우를 영입했다. 공격진은 이미 최상급이던 웰컴론에 이창우의 합류는 천군만마가 됐다.

◆ ‘슈퍼루키’ 이현식의 시대가 온다 

이창우가 뒷선에서 실점을 막았다면 이현식은 앞선에서 웰컴론 득점의 대부분을 책임졌다.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웰컴론에 입단한 이현식은 신인임에도 69골을 폭발하며 윤시열(두산)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다. 신인왕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정규리그 득점 2위 '슈퍼루키' 이현식은 큰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빛났다.

큰 경기에서도 그의 존재는 찬란히 빛났다. 이현식은 가장 중요한 18일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전반에만 5골을 터뜨리며 두산 수비진을 무력화시켰다. 그는 유달리 몸이 가벼워보였다는 질문에 “꼭 이기고 싶어서 그래보였던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현식은 “올해는 신인상이 최대 목표였다. 그걸 이뤄서 뿌듯하다”며 “MVP 욕심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득점상을 노려보겠다”며 ‘슈퍼루키’다운 당찬 각오를 내세웠다.

데뷔 첫 해부터 통합우승을 일궈낸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현식은 “국가대표에서 득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겸손함을 보이며 “꼭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 “고맙다 백원철”, 노장의 투혼이 일군 우승 

장인익 감독은 우승 직후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백원철이 고맙다. 2·3차전을 잘 풀어줘 우승했다”며 팀의 맏형에게 공을 돌렸다.

백원철은 두산 윤경신 감독과 함께 남자 핸드볼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다. 2011년부터 두 시즌은 플레잉 감독으로 뛰었다. 장 감독의 부임 이후 지난해부터는 다시 선수로 돌아갔다. 오른쪽 어깨가 완전치 않았던 그는 재활을 거쳐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에 보탬이 되고자 지난 3월 복귀했다.

장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백원철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백원철은 팀이 1패로 뒤지던 2차전 선발로 투입됐고 원활한 볼배급으로 팀 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많은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코트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웰컴론 선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그렇게 코로사의 전사들은 베테랑과 이적생, 루키가 한마음으로 뭉쳐 새로운 '웰컴론 시대'를 열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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