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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선비' 뱀파이어 이준기의 극한 직업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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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선비' 뱀파이어 이준기의 극한 직업 (뷰포인트)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9.1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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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뱀파이어 이준기의 '극한 직업'이었다.

10일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가 마지막회를 방송했다. '밤을 걷는 선비'는 동명의 만화를 각색한 드라마로, 흡혈귀로 살아가는 선비 김성열(이준기 분)과 남장 책쾌 조양선(이유비 분)의 이야기다. 김성열은 자신의 욕심으로 나라를 집어삼키려는 귀(이수혁 분)에 맞서 싸운다.

이준기는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감정 몰입, 즐거운 현장을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로 잘 알려져 있는 배우다. 특히 촬영 중 고생을 유난히 많이 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그에게 '극한 직업'을 소화 중이라고도 한다. '밤을 걷는 선비'에서도 이준기의 극한 직업은 발휘됐다.

▲ [사진=MBC '밤을 걷는 선비' 제공]

'밤을 걷는 선비'는 이준기가 앞서 출연했던 '조선총잡이' '아랑 사또전' '일지매'처럼 시대극과 액션이 결합한 드라마였다. 이준기가 '액션 사극'에 애정을 드러내며 유쾌하게 작업하기 때문에 티가 나지 않을지 모르나, 사실 시대극은 표현이 어려운 장르다. 현대극과는 말투, 행동, 의상 등이 달라 그 표현의 무게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액션까지 결합하니 어려움은 배가 된다. 

'밤을 걷는 선비'는 여기에 '뱀파이어'라는 고난이도의 도전이 더해진 작품이었다. 사람의 피를 먹고 영생한다는 '뱀파이어'는 소재고갈의 드라마시장에 신선하게 기능할 수 있으나 그만큼 위험성도 높다. 뱀파이어라는 소재에 대한 몰입이 필요한데, 어설픈 CG와 연기력으로는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쉽다.

'밤을 걷는 선비'의 몰입을 결정짓는 요소 역시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나은 수준은 아니었다. 뾰족한 치아와 푸르고 붉은 눈동자는 이질감이 일기 쉬웠고, 배경음악은 장면과 어울리지 않아 분위기를 깨는 일이 다반사였다. 극 말미로 가며 등장인물 간 이야기의 균형이 깨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런 불균형에도 꾸준했던 것은 김성열을 소화한 이준기의 연기력이었다. 이준기는 첫 방송에서 흡혈귀로 변화하는 과정과, 극단의 감정을 오가는 모습을 연기하며 '조선 뱀파이어'에 대한 우려를 단번에 날린 바 있다. 이후 귀에 맞서 비책을 마련하는 한편, 과거의 정인 혜령(김소은 분)에 대한 애틋함과 현재의 연인 조양선을 향한 다정함도 선보이는 등 모든 일을 떠맡았다. 마지막회에서 성열은 모두가 벗으로 남아달라 청하지만 "나는 소멸돼야 할 존재"라며 자진해 죽음으로 걸어들어간다. 여기에선 20부작 동안 몰입과의 싸움을 벌인 배우 이준기의 책임감을 보는 듯도 했다.

이준기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바 있다. 배우에 대한 신뢰를 작품으로 끌어왔다는 뜻이다. '밤을 걷는 선비'는 이 방향을 거꾸로도 틀 듯하다. 드라마를 한 편이라도 본 시청자라면 분명 이준기에 빠져드는 분명한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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