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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 아니고 '소프트볼', 우리는 첫 AG 메달 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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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 아니고 '소프트볼', 우리는 첫 AG 메달 노려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5.20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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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숙원, 아시안게임 동메달 노리는 소프트볼 대표팀

[300자 Tip!] 여자야구가 아니다. 소프트볼이다. 우리나라에도 소프트볼 대표선수들이 있다. 그들은 홈에서 열리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이야말로 소프트볼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용구장 하나 없는 비활성화 종목 선수들이지만 저마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크다. 그들은 '소프트볼 역사에 한 획을 긋고야 말겠다'는 당찬 목표로 서울 용산 미군부대 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한창 훈련중인 소프트볼 태극낭자들을 만났다.

[용산=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허이!”

키가 큰 투수가 공을 던지며 힘차게 기합을 넣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설정한 훈련이 이어지고 있다. 잠시 후 이번엔 외국인 남자가 공을 던지러 올라갔다. 확연히 빠른 볼. 타석에 선 선수들은 좀처럼 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 소프트볼 대표팀은 용산 미군부대와 진천선수촌을 오가며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은 공수교대마다 모두 모여 파이팅을 크게 외치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너나할 것 없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다.

한국 소프트볼 대표팀은 용산 미군부대와 진천선수촌을 오가며 훈련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소프트볼협회의 노력으로 진천선수촌 야구장이 소프트볼 구장이 됐다.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은 선수촌에 소집될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을 어필해 이뤄낸 성과였다.

그런데 왜 용산을 오가며 훈련을 하고 있을까. 소프트볼 대표팀의 땀의 현장을 찾아 2014 인천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을 담았다.

◆ 우리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동메달 획득 노린다!

▲ 황창근 감독은 "중국, 대만과는 해볼만하다"며 "동메달 입상은 물론이고 결승에도 진출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해볼만하다. 목표는 결승 진출이다. 최소 3위로 메달을 따낸다!”

소프트볼 대표팀은 오는 9월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역사를 쓰려 한다. 그들의 목표는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이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부터 줄곧 3위를 노려왔다. 아시안게임 말고도 해마다 아시아대회, 세계대회, 세계주니어대회에 나가 국제무대 입상에 도전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쉬움뿐이었다. 아시아의 소프트볼 강국 중국과 일본과의 교류전을 통해 실력을 쌓았지만 경쟁국들은 늘 한 발 더 앞서나갔다.

황창근(56) 소프트볼 대표팀 감독은 중국과 대만 중 한 나라를 잡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안게임 소프트볼 종목에 참여하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일본, 필리핀, 태국 등 6개 나라다.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10위권 전력인 중국, 대만, 일본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 소프트볼 대표팀은 공수교대마다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그라운드로 나선다.

대한소프트볼협회를 비롯한 소프트볼인들 모두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황 감독은 소프트볼인들의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협회와 혼연일체가 되겠다. 홈 이점을 최대한 살려 숙원인 메달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맏언니 임미란(29)과 주장 석은정(27)의 각오도 남다르다. 대표팀의 유일한 유부녀이기도 한 임미란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것이다.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4년째 주장을 맡고 있는 석은정은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다. 이번만큼은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황 감독은 "아직 내외야 간의 중계플레이가 미흡하다"며 "외야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훈련 상황을 설명했다. 대표팀은 한 주씩 용산과 진천을 오가고 있다.

진천은 펜스까지의 거리가 소프트볼 정식 규격인 67m인 반면 용산은 야구장 규격이다. 선수들이 경기장을 좁게 느끼게 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다. 황 감독은 야구공으로 수비훈련도 시켜가며 낙구지점을 포착하는 능력을 높이는 노력도 하고 있다.

▲ 필리핀 코치 모가 선수들에게 공을 던져주고 있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에 부담을 가질까 싶어 멘탈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체육과학연구원의 김영숙 박사를 초빙해 심리 교육도 받을 예정”이라고 아시안게임 준비가 단계별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아시안게임에 나설 명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황 감독은 “최종 엔트리는 현재 80% 구상이 끝났다”며 “외야 한 자리, 내야 한 자리를 두고 고심중이다. 끝까지 치열하게 경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자신감의 비결, '히든카드' 재일동포와 국제경험

▲ 재일동포 배나호(왼쪽)-유향 자매는 아시안게임 승선을 목표로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언니 나호는 일본대표 경력이 있어 현재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황 감독이 갖는 자신감의 배경에는 '히든카드' 재일동포가 있다. 배나호(29)-유향(25) 자매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로 나서기 위해 현재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언니 배나호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황 감독은 “배나호는 일본 1부리그에서만 147승을 올린 대투수다. 동생 배유향 역시 1,2부리그를 합쳐 139승을 올렸다”며 "자매의 합류가 대표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 대표 경력이 있는 배나호의 출전은 불투명한 상태다. 그는 현재 트레이너 자격으로 팀과 동행하고 있다.

석은정은 “교포 선수들의 합류 초기 때는 다소 안 맞는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말로 의사소통 해가며 호흡을 잘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 일본 무대를 경험하고 온 박수연은 대표팀의 에이스 중 한 명이다.

재일동포 자매 외에 일본으로 소프트볼 유학을 다녀온 투수 박수연(26)도 버티고 있다. 박수연은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는 투수가 둘뿐이었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져 투수진이 한결 두꺼워졌다”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수준 높은 교포들을 보며 배우는 점도 많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의 소속팀인 경남체육회의 필리핀 코치 모는 타자들에게 직접 공을 던져주고 있다. 선수들은 성인 남자가 던져주는 빠른 공을 쳐 보면서 배트 스피드 향상을 꾀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난 국제대회 경험도 자신감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대표팀은 베이징에서 한·중 교류전을 거쳐 이달 말에는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다음달에는 중국 광둥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 나가 실력을 가늠한다. 아시안게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 여자야구?, “야구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매력”

소프트볼은 흔히 ‘여자야구’로 불린다. 야구의 그늘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는 종목이다.

▲ 소프트볼은 야구공보다 크다. 지름이 9.6~9.8cm로 7.29~7.48cm인 야구공보다 크다. 무게 역시 177~198g으로 141.89~148.8g의 야구공보다 더 나간다.

소프트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는 올림픽 정식종목이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소프트볼 열기가 야구에 버금갈 정도로 뜨겁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야구 금메달은 한국이, 소프트볼 금메달은 일본이 가져갔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이 국제대회에서 강국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여자 종목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녀노소 모두가 부상 위험이 없이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황 감독은 “야구보다 좁은 규격의 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에서 더 섬세한 면이 있다"고 소프트볼의 매력을 전했다. 그는 "러닝 스로, 슬라이딩 캐치, 중계 플레이 등을 직접 보시면 알 것”이라며 “바운드를 크게 유도하는 배팅, 번트 수비시 만들어내는 더블 플레이 등은 야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야구와는 달리 주목받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터. 그는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는 소프트볼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나 대한야구협회 측에서도 소프트볼에 조금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의 생각처럼 야구와 소프트볼은 세계연맹을 통합해 올림픽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 황창근 감독이 실전 경기 후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양이슬(26)은 2012년 11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아시아시리즈 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시구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소프트볼 국가대표 자격으로 시구를 했는데 야구공으로 던졌다. 소프트볼로 던지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소치올림픽에서 컬링을 보면서 희망이 생겼다. 우리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기업들의 후원을 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전용구장이 없을뿐 소프트볼 저변은 꽤 탄탄하다. 소년체전에서는 8개팀이 나와 자웅을 겨루고 있고 전국체전에서도 고등부와 일반부 정식 종목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지난 8일에는 제주특별자치도도 소프트볼팀을 창단하며 실업팀이 6개팀까지 늘어났다.

대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인 야구장을 빌려서 하는 설움도 곧 해결될 전망이다. 지난 3월 취임한 대한소프트볼협회의 새 수장 최철남 회장은 현재 대전에 소프트볼 전용구장을 건립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 소프트볼 대표팀은 다양한 상황 설정을 통한 훈련을 통해 위기대처능력을 키우고 있다.

◆ ‘정신적 지주’ 김민영, “마지막 무대, 우린 발전하고 있다”

“동메달도 중요하지만 만약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아요. 연이은 국제대회로 피곤하지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나라 소프트볼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거든요.”

아시안게임 준비과정과 목표를 물었더니 이같이 답한다. 든든한 안방마님다운 성숙한 답변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포수 김민영(27)을 ‘정신적 지주’로 여기고 있다. 그의 말이라면 모두 믿고 따른다. 김민영이 대표팀 생활을 한 지 어느덧 11년이 흘렀다.

▲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김민영은 11년째 안방을 지키고 있다.

김민영에게 ‘최근 프로야구가 포수난에 허덕이고 있다’라는 말을 건넸다. 그에게서 “소프트볼도 마찬가지”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말처럼 ‘포스트 김민영’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민영은 2년 전 은퇴를 결심했다. 하지만 전국 어디를 뒤져봐도 그만한 포수가 없었다. 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협회는 김민영을 간절히 원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은퇴를 번복하고 아시안게임까지만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했다.

그라운드로 돌아온 김민영은 “수준높은 교포 투수들의 볼을 받다보니 요즘 다시 소프트볼이 새롭고 재밌다”고 웃어보이며 “우수한 선수들의 합류가 팀 전체의 전력과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팀"이라면서도 "채워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은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마지막 무대를 후회없이 치를 것을 다짐했다.

■ 소프트볼은

소프트볼 룰은 기본적으로 야구와 비슷하다. 다만 투수가 공을 던질 때 팔을 몸 뒤로 한 바퀴 돌렸다가 투구하는 것이 야구와 다르다. 투수가 18.44m에서 공을 던지는 야구와 달리 소프트볼은 13.11m에서 공을 던진다. 좌·우·중앙 펜스는 모두 67m다. 정규 경기는 7이닝, 한 팀의 선수는 9명으로 구성되며, 지정선수 제도를 채택할 경우 10명이 된다.

■ 소프트볼 대표팀은

▲ 소프트볼 대표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기필코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내겠다"고 외쳤다.

황창근 감독, 배원남 코치가 지휘하는 소프트볼 대표팀은 포수 김민영 신수정 지점연 투수 노금란 박수연 양이슬 임미란 내야수 박주현 석은정 이보현 정수빈 정윤영 외야수 심미형 임경은 정하나 정혜인 최선화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배나호와 배유향은 현재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대표팀 명단은 매월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취재 후기] 소프트볼 전국규모 대회는 대부분 주말에 사회인 야구장에서 열린다. 야구를 마친 ‘아저씨’들은 소프트볼을 보고 눈을 떼지 못한다. 팔을 빙글 돌려 던지는 폼부터, 여자들이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것도 신기해한다. 한국에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야구 사촌’인 소프트볼은 늘 그늘에 있었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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