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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세월호' 추모 열기 가득했던 할렘가 한국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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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세월호' 추모 열기 가득했던 할렘가 한국축제
  • 이상은 통신원
  • 승인 2014.05.22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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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이상은 뉴욕통신원·사진 안정규] 1980년까지만 해도 마약과 흑인 빈민가로 유명했던 할렘 거리. 지금도 저소득층 흑인과 히스패닉이 살고,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백인이나 동양인들이 특히 기피하는 곳이다. 그런데 지난 주말 토요일(현지시간 17일) 이곳에서 한국의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바로 한국 거리 페스티발이 할렘에서 처음으로 열렸기 때문이다.

▲ 할렘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린 한국 거리 페스티벌

한국어를 기본 교육과목으로 가르치는 데모크래시 프렙 차터스쿨이 매년 여는 ‘한국의 밤’ 행사를 이번에 보다 확대해 거리에서 개최한 것이다. 맨해튼 134가에 소재한 학교 앞 애비뉴를 모두 차단하고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 할렘 주민들인 다채로운 한국 문화행사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무대에서는 유치부 아이들부터 고등학생반까지 모두 참여했다. 봉산 탈춤, 전통 부채 무용, 단소 공연, K팝 공연 그리고 태권도 시범이 선보여 주민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4기간 동안 이어진 행사 내내 각 부스에서는 한글 배우기, 연등 만들기, 한복 입어보기 등의 이벤트가 열렸다. 특히 화려한 색상의 연등 만드는 코너에서는 긴 줄이 이어졌고 난생 처음 한복을 입고 신기해 하는 이들은 한복을 입은 채 행사장을 누비고 다녔다.

▲ 한복을 입은 참가자와 봉산탈춤 공연 장면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세스 앤드류는 7년전 한국의 교육 방법에 큰 감동을 받아 할렘가에 한국어를 시작으로 한국식 교육 방법을 도입하게 됐다. 단기간 내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학교로 발전시켜 이제는 동네 분위기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중이다. 이 학교는 현재 뉴욕에만 7개로 확대됬고, 최고 백인 부자동네로 꼽히는 웨체스터 사립학교보다 높은 성적을 자랑한다. 세스는 "학생들은 이미 한국에 대한 문화나 역사를 알지만 할렘 주민들은 한국에 대해 잘 모르기에 이 축제를 통해 할렘가 주민에게 한국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한다.

이날 공연 앞에서 서로 사진을 찍으며 신나게 웃고 즐기는 모습은 할렘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다. 특히 교사들이 우스꽝스런 복장으로 등장해 크레용팝의 히트곡 '빠빠빠'를 맛깔나게 공연하는 모습은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몇몇 학생들은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같이 부르기도 했다.

▲ 부스 안에 '세월호' 참사 피해 학생 및 유가족을 위로하는 카드가 가득 걸렸다.

한편으로는 한 부스에서는 ‘세월호’ 피해 학생 및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3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손수 만든 카드들을 선보였다. 또 단원고에 보낼 성금마련을 위해 ‘아이 러브 한국’ 티셔츠와 노란 리본 배지를 판매하는 모습은 마음을 웅클하게 했다.

▲ 날렵한 태권도 시범과 일사불란한 부채춤 공연

한류가 드라마, 공연, 영화로 전 세계를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뉴욕의 할렘가에는 작지만 의미 깊은 한류물결이 뜨겁게 상륙한 느낌이 들었다.

sange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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