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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경기 가진 박지성, "한국에서 듣는 위숭빠레, 색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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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경기 가진 박지성, "한국에서 듣는 위숭빠레, 색달랐다"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5.22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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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아준 만 5천여명의 팬들에 감사의 인사도 전해

[수원=스포츠Q 강두원 기자] “네덜란드가 아닌 한국에서 듣는 ‘위숭빠레’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대한민국의 ‘레전드’ 박지성이 고향 팬들 앞에서 마지막 고별경기를 펼쳤다. 22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네덜란드 명문팀 PSV 에인트호번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PSV구단의 2014 코리아투어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수원이 후반 26분 김대경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지만 카메라 플래시의 집중 세례를 받은 것은 단연 박지성이었다.

지난 14일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은 PSV소속으로 이날 수원과 경기를 치른 후 24일 창원으로 이동해 경남FC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이 두 경기는 사실상 박지성이 축구선수로서 갖는 마지막 경기가 될 전망이다.

박지성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공언한대로 전반 45분을 소화한 뒤 후반 시작도 함께 한 후 6분 뒤 파샤드 누어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고향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박지성을 위해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그의 PSV시절 응원가인 ‘위숭빠레’를 열창하며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박지성 역시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팬들이 불러 준 응원가에 대해 “일단 네덜란드가 아닌 한국에서 응원가를 들어 기분이 색달랐다”며 소감을 전한 뒤 “역시 PSV 팬들이 응원가를 쉽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라며 기분 좋은 농담을 건냈다.

이어 고향 팬들 앞에서 마지막 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 “(경기에 도움이 되지 못해)오늘 경기를 안 뛰었어야 했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보인 뒤 “미련도 후회도 없다. 한국 팬들에 마지막으로 내 플레이를 보여준 것에 만족한다. 아직 한 경기가 더 남았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경기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PSV 에인트호번의 친선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이 후반 6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며 팬들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다음은 박지성과의 일문일답

- 수원에서 오랜만에 경기를 했는데 소감이 어떤지.

“오랜만에 수원에서 경기를 하게 돼 좋게 생각한다.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수원에서 경기를 한 것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 오늘 자신의 플레이에 점수를 매긴다면.

“어떤식으로 점수를 매겨야 할지 모르겠지만 선수생활을 지속할 때라면 망했다고 할 수 있다.(웃음) 그래도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경기여서 다행이다.”

- 경기 중간에 응원가 ‘위숭빠레’도 울리고 선수시절 영상도 흘러 나왔는데 어땠는지.

“네덜란드가 아닌 한국에서 응원가를 들어서 색다른 기분이었다. PSV 팬들이 응원가를 쉽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영상은 좋은 것만 나와서 ‘아 내가 저때는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수원과 경기를 해봤는데 K리그 수준이 어떤 것 같나.(파베르 수석코치와 박지성의 동시 질문)

“우선 아주 좋은 경기력이었다. 우리 팀이 조금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조금 문제가 있었다. 대표선수들이 포함된 레벨이 아니었지만 빠른 템포에서 경기를 펼친 점은 네덜란드에서 경기를 한 것과 큰 차이는 없었다.”(파베르 수석코치)

“정식경기가 아니고 PSV 같은 경우 네덜란드에서 온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 했다고 생각한다. 수원도 좋은 경기를 했다. K리그가 많이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경기였다.”(박지성)

- 오늘 1만5000여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기대했는지.

“1만5000여명의 관중 앞에서 뛰어 본 것이 정말 오랜만이다. 수원이 K리그에서 홈경기를 치를 때는 이보다 많은 관중이 입장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쉽다. 그래도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경기를 관전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 마지막 경기인 만큼 주장 완장에 대한 기대감은 없었는지. 그리고 대표팀에 대한 조언은.

“주장에 대한 욕심을 전혀 없었다. 그리고 대표팀은 이제 알아서 잘 할 것이라 생각한다. 훌륭한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월드컵에서 제 기량을 다 펼친다면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고향 팬들앞에서 고별경기를 펼쳤다. 후회나 미련은 없는지.

“오늘 경기를 안 뛰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미련은 당연히 없다. 한국 팬들에 마지막이나마 내 플레이를 보여준 것에 대해 만족한다. 아직 한 경기가 더 남았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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