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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버전 그래비티, 화성에서 살아남은 자의 유쾌한 SF '마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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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버전 그래비티, 화성에서 살아남은 자의 유쾌한 SF '마션' [리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9.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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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SF 장르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과 스마트한 액션 영웅 맷 데이먼의 의기투합으로 화제를 자아냈던 ‘마션’은 2013년 알폰소 쿠아론 감독, 산드라 불럭 주연의 ‘그래비티’의 남성 버전이다. 역경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삶의 의지를 곧추 세운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우주 탐사 도중 폭파된 인공위성 잔해와 충돌하면서 우주미아가 된 스톤 박사(산드라 불럭)가 천신만고 끝에 지구로 생환하는 ‘그래비티’의 기조가 고요한 성찰이라면, 무인도에 착륙한 로빈슨 크루소처럼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 2년 가까이 버티며 생존의 법칙을 하나하나 현실화해가는 ‘마션’은 영화 전편에 흐르는 디스코 음악처럼 생동감 넘치며 섹시하다.

 

인류 역사 최초의 화성 유인 탐사작전을 진행 중이던 아레스3 탐사대는 모래폭풍을 만나고 실종된 팀원 마크 와트니가 사망했다고 판단, 화성을 떠난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살아난 마크는 남은 식량과 해박한 지식으로 감자를 재배하고,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산소를 만들고, 태영열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등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마침내 마크는 자신이 살아 있음을 NASA(미 항공우주국)에 알리게 되고, NSAS는 총력을 기울여 그를 구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동료들인 아레스3 탐사대 또한 마크의 생환을 위해 그들만의 방법을 찾아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한 ‘마션’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작들인 ‘에이리언’ ‘프로메테우스’처럼 어둡고 무겁지 않다. 무한긍정의 캐릭터인 마크에서 비롯한 밝은 기운은 영화 전편을 재기발랄하게 채색한다. 그러면서도 숨 막히는 긴장, 휴머니즘과 희망에 대한 감동을 놓치지 않는다. 완급을 조율하는 거장다운 솜씨다. 특히 무사생환을 기대하는 마크 가족의 절절한 드라마 대신 동료들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춘 점은 흥미롭다.

시나리오부터 제작 과정에 이르기까지 NASA의 자문과 검증을 받으며 만들어진 ‘마션’은 과학적인 아이디어와 사실적 표현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거대한 우주공간을 비롯해 현지 로케이션을 한 착각이 일 정도로 사실적인 붉은 모래의 화성 풍경은 혁신적인 비주얼로 스크린에 구현된다. 희망과 절망을 오가는 생존일기를 카메라를 향해 적어가는 마크 와트니의 모습은 다큐멘터리 느낌이 물씬 나면서 리얼리티를 배가한다.

주연배우 맷 데이먼은 식물학자 겸 기계 공학자로 탐사대에 참여한 마크의 유머감각과 긍정적인 태도를 밀착도 높게 표현한다. 자신을 식량재배로 우주를 정복한, 우주해적이라고 칭하는가 하면 절체절명의 순간에 조직 이기주의를 드러내는 NASA 고위 간부진을 향해 욕설을 내뱉는 장면에선 웃음과 통쾌함을 안겨준다. 무엇보다 절망 속에서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진부하지 않게 연기해내는 영리함이 두드러진다.

탐사대 대장 멜리사 역 제시카 차스테인을 비롯해 제프 다니엘스, 체웨텔 에지오포, 숀 빈, 마이클 페나 등 출연진의 연기도 나무랄 데 없다. ‘워털루’ ‘핫 스터프’ ‘스타맨’ 그리고 엔딩을 장식하는 ‘아윌 서바이브’까지 디스코 넘버들의 향연은 희망을 전하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도입부부터 긴장을 유도하는 영화는 2시간22분의 꽤 긴 러닝타임이 지루할 틈 없이 술술 흘러간다. 10월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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