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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34) 아즈버스 강력함-부드러움 갖춘 '엔진오일록' 창조하다 (톱밴드3 특집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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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34) 아즈버스 강력함-부드러움 갖춘 '엔진오일록' 창조하다 (톱밴드3 특집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10.02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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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34번째 아티스트는 톱밴드 유력 우승후보이자 대한민국 인디신 최고의 가창력을 갖춘 혼성 얼터너티브 밴드로 평가받는 아즈버스다.

우리나라 인디신에는 무수히 많은 얼터너티브 록밴드가 활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력을 갖춘 혼성밴드는 손가락을 꼽을 만큼 '희소'하다. 이런 현상은 국내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의 밴드 신에서도 실력파 혼성밴드의 활약은 예전만 못하다.

혼성밴드가 힘을 쓰지 못하고 명맥도 잇지 못하는 이유는 남성밴드들 중심으로 좀 더 강력하게 모여드는 팬덤, 록이라는 음악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 등이 일부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아즈버스

이처럼 혼성밴드가 록신에서 자리 잡기는 정말 힘든 상황이다. 특히 파워풀한 록음악을 할수록 이런 불리함은 더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여건 속에서도 오로지 실력 하나 만으로 우리나라 인디신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밴드가 있다. 바로 '아즈버스'다.

◆ 파워를 갖춘 아즈버스 장르를 말하다

우선 아즈버스가 시도하는 음악에 대한 규정은 '얼터너티브'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단순히 얼터너티브라고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워낙 뒤섞여 있는 음악적 특성 때문이다. 그래서 아즈버스 멤버들에게 직접 장르를 규정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일단 우리가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말할 때는 얼터너티브 밴드라고 하고 있어요. 우리는 하드록도, 그런지도, 메탈도 아니에요. 감미로운 통기타 음악은 더더욱 아니죠. 다만 이것들을 모두 섞어서 실험하고 있어요. 그래서 얼터너티브 록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일 수 있죠. 하지만 더욱 더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듣기에는 하드한 것 같은데 뒤돌아보면 거칠지 않은 록음악이 가장 정확할 겁니다." (우주)

필자는 고민 끝에 아즈버스의 음악을 '엔진 오일록'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멤버들 역시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 아즈버스, 그들이 말하는 자신들의 매력 '정삼각형 밴드'

아즈버스는 데뷔 1년여 만에 인디신에서 고평가를 받는 밴드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팬덤 역시 빨리 끌어모을 수 있었다. 과연 이들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이른 시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걸까?

"우리 밴드의 매력은 정삼각형 같은 밴드 구조에 있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씀인지 잘 이해가 안 가실 수 있으실 거예요. 워낙 멤버들간 음악에 대해서는 스타일이나 느낌이 달라요. 우선 석제는 부드러운 느낌의 음악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소프트한 멜로디가 항상 우리 음악에 뒤섞여 있죠. 반대로 태근이 오빠는 강력한 파워와 비트가 있는 록음악을 선호해요. 저는 뮤지컬 같은 느낌의 보컬을 선호합니다. 정말 세 명 다 다른 느낌의 음악적 특색을 지니고 있죠. 섞이지 않을 것 같이요."

"하지만 함께 뭉쳐서 음악을 만들 때는 잘 버무려지기 때문에 정삼각형 밴드라고 말하는 겁니다. 세 명의 멤버 모두 음악에 대해서는 반대의 꼭짓점에 서 있지만 결국 음악을 만들면 이어지고 정삼각형이 된다는 소리죠." (우주)

 

◆ 아즈버스 사운드를 가지고 노는 천재적 소리꾼들

아즈버스의 음악적 매력에 대해 조금 더 대화를 이어갔다. 필자는 아즈버스의 절대적 매력 중의 하나가 사운드라고 생각했다. 너무 강하기만 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적정선의 사운드 비율을 가장 정확하게 맞추고 있는 밴드가 아즈버스이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운드 비율을 정확하게 맞춘다는 표현, 너무 정확하게 보신 것 같아요. 우리가 사운드 비율을 제대로 맞출 수 있는 것은 3인조 밴드가 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 소리를 뽑아내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적 사운드를 만드는 것. 사실상 아즈버스의 가장 중요한 목표예요.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보니 아즈버스는 이상적인 사운드 비율과 소리를 어느 정도 찾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우주) (웃음)

 

◆ 이상적 사운드를 고스란히 담아낸 '모노모빌(Monomobile)'

아즈버스의 음악이 야기를 하는 데 있어서 이들의 앨범이 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지난해 겨울 발매한 두 번째 미니앨범 모노모빌에 대한 조명은 반드시 해야 한다.

모노모빌은 아즈버스가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성을 담은 앨범이다.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강력함과 부드러움, 섬세함이라는 적정한 균형을 맞추고 완성된 느낌이다. 기타 드럼 베이스, 세 가지 악기가 모두 귀에 들릴 정도로 '분배의 묘미'를 살려냈다.

이렇게 섬세하고 짜임새 있는 사운드 위에 보컬 우주의 거칠고 반항적인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아즈버스만의 음악이 탄생했다. 모노모빌 속 5곡은 모두 이런 구조로 완성됐다. 모노모빌을 처음 접하는 대중들에게 분명 만족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앨범은 전작과는 달라진 부분이 많아요. 우선 사운드의 완성도 부분이에요. 1집은 솔직히 자체녹음을 했고 제대로 된 사운드를 뽑아내기 힘들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정식 믹싱과 마스터링을 거쳐 앨범을 완성했어요. 우리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소리가 어느 정도 나오게 된 거죠."

"또한, 첫 번째 앨범에서는 너무 직선적인 록 음악을 추구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첫 번째 앨범과는 달리 너무 직선적인 록 음악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다양한 접근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5곡 모두 특유의 매력이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우주)

 

이처럼 음악에 눈을 떠가고 있는 아즈버스. 그들의 정규앨범 발매 일자가 궁금해졌다. 과연 언제쯤일까?

"아직 정규앨범의 뚜렷한 계획은 없어요. 현재까지는 한 번 더 미니앨범이나 싱글앨범을 발매할 계획입니다. 이후 정규앨범은 생각해 보려고 해요. 사실상 '모노모빌'이 우리가 '음악의 입을 떼기 시작한 앨범'이기 때문에 아직은 미니앨범과 싱글 앨범으로 더욱 우리의 색과 음악의 느낌을 찾아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공연 위주로 활동을 펼칠 예정이에요. 거기에 경연프로그램 톱밴드3에 출연을 하게 돼 이곳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고요." (우주) (웃음)

(*아즈버스는 현재 탑밴드 시즌3에 참가하고 있다. 필자가 이들을 만나보고 음악을 접해 본 바로는 톱밴드3에서 유력 우승후보감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3일 톱밴드 시작과 동시에 유력 우승후보 특집에서 아즈버스를 다시 한 번 다룰 계획이다.)

◆ 아즈버스 멤버들이 직접 하는 앨범리뷰

이처럼 모노모빌은 아즈버스가 진정한 록밴드로서의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멤버들의 애정이 묻어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직접 리뷰를 부탁했다.

우선 우주는 두 번째 수록곡 '쉬 워즈(She Was..)'를 선택했다. '쉬 워즈'는 아즈버스만의 소프트한 매력과 '반전'이 돋보이는 곡이다. 마치 브리티시록의 영향을 받은 듯 간주부터 소프트한 기타 반주와 드럼연주가 인상적이다. 거기에 우주는 다른 수록곡들과는 전혀 달리 간드러진 매력적인 목소리로 도입부를 장식한다. 듣는 이들의 귀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가사내용은 삶에 대한 비관적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곡이 진행될수록 간드러지던 우주가 절규의 비명을 지르며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한다.

"가사가 19금이에요. 염세주의를 가지고 쓴 곡이죠. 하지만 가사를 속속들이 살펴보면 크게 의미는 담고 있지 않아요. 비관적이고 괴로움의 표현이랄까? 절절하게 부른 곡이에요. 끈을 놓고 싶다 말하면서 속에 있는 감정들을 들어달라고 소리치는 느낌이죠. 이 곡은 반전이 담겨 있고 보컬을 가장 많이 부각한 곡입니다. 술 취한 것 같은 목소리로 노래했죠."

 

우석제는 마지막 수록곡 '리빙 인 데스'(Living In Death)를 리뷰했다. '리빙 인 데스'는 트리팝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몽환적이고 우울함이 매력인 곡이다. 침울한 기타, 베이스 반주와 보컬 우주의 슬픔이 어린 목소리가 강렬하게 와 닿는 곡이다.

(*트리팝= 힙합 비트를 변형해 몽환적이고 우울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음악)

"저는 트리팝을 좋아해요. 그래서 그런 느낌을 넣고 싶었죠. 녹음할 때 베이스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가사도 몽환적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누가 들어도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가사들이죠. 런닝타임 4분 55초 동안 몽롱함을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마치 최면에 빠졌다가 단번에 깨어나는 듯한 장치도 삽입했어요."

"혼자 술에 취하거나, 향기 좋은 향초를 키우고 음악을 들어주세요. 분명 곡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강태근은 '빅팀'(Victim)을 리뷰곡으로 선정했다. '빅팀'은 록음악의 기본적 악기들인 기타와 드럼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도입부는 거친 기타 사운드가 특색이고 곡이 진행되면서부터는 강렬해지는 드럼 연주가 매력적인 곡이다.

"빅팀은 그냥 느낌이 좋아서 추천하는 곡입니다. 저도 작업을 할 때 그냥 느낌이 좋길래 이 곡을 좋아하게 됐어요. 이 곡은 시간이 갈수록 드럼플레이가 뜨거워지는 곡입니다. 듣는 분들도 그런 감정선을 같이 느끼고 들어주길 바랍니다."

우주는 이번 앨범을 듣게 될 많은 대중에게 한마디 당부도 남겼다.

"모노모빌은 대중들께서 상상력을 크게 가지고 들어주시길 바래요. 아직은 우리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냥 우리의 겉만 보고 반항적이고 직설적인 밴드로 보지 말아주시고 우리가 추구하는 섬세함을 느껴 주세요. 마음을 열고 들어주세요."

 

◆ 아즈버스의 국외진출

아즈버스는 자신들의 국외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이미 러시아 진출을 통해 현지에서 크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4년 K루키즈 우승을 했고 특전으로 국외 록 페스티벌을 출연하는 기회를 받았죠. 그래서 러시아의 최대 록 페스티벌인 V록스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됐어요. 이 페스티벌은 러시아의 국민밴드 무미뜨롤이 주최하는 공연으로 규모가 어마어마했어요. 이곳에서 현지 디렉터 분이 우릴 좋게 봐주셨고 모스크바 공연 기회까지 얻게 되는 행운까지 맛봤죠."

"당시 모스크바 공연에서는 러시아 MTV까지 나와 우리를 취재했어요. 많은 관객 앞에서 우리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번 러시아 공연은 우리의 국외진출 계획의 틀을 잡아 주는 좋은 경험이었어요. 앞으로도 국외 진출을 염두에 두면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에요." (우주)

 

◆ 아즈버스의 탄생기 그리고 역사

아즈버스는 지난 2013년 보컬 겸 기타 우주와 드럼 강태근이 의기투합해 만들어진 밴드다. 이후 우석제의 합류로 3인조 밴드의 틀을 완성했다. 이들은 아즈버스를 통해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태근이 오빠와 저는 앞서 그런지 밴드 벤딩머신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재미있는 것, 실험적인 것을 해보고 싶었고 탈퇴를 결정했죠, 이후 둘이서 아즈버스를 결정했죠. 하지만 두 명이 밴드 음악을 하려니 힘겨운 부분이 많았고 친구인 우석제에게 세션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결국, 석재는 세션 활동을 하다 우리의 강력한 압박에 팀에 정식 합류하게 됐습니다. 석재는 자신이 택시비가 없어서 팀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농담도 하더라고요" (우주)

◆ 아즈버스의 목표

우주= "반드시 음악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계속 충동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강태근= "아즈버스가 이글스처럼 오래가는 밴드가 되길 원해요. 최대한 음악을 오래 하고 싶습니다."

우석제= "록밴드들이 주인공인 줄스홀란드 쇼에 출연하고 싶습니다. 이 쇼는 네덜란드에서 방송하는 프로로 밴드 무대가 따로 있고, 공연하고 토크를 하는 구조로 돼 있어요. 아즈버스가 이 유명한 토크쇼에 한번 서보고 싶습니다."

■ 멤버소개

 

우주(29. 보컬 겸 기타)= 서울 출신. 성공회 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대학 3학년 시절 학교 동기가 음악을 하는 것이 부러워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엄청난 가창력으로 인디신 실력파 보컬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어릴 적 꿈은 기자였다.

 

강태근(41. 드럼)= 서울 출신. 중학교 때부터 록음악에 빠져들면서 10대 때 이미 인디신에 입문했다. 이후 카운터리셋, 스크류어택, 벤딩머신 등 다양한 밴드에서 활동을 해왔다. 특히 스크류어택에서는 러브엑스스테레오 토비와 함께 밴드 활동을 했다. 인디신에서는 유명 드러머로 통한다.

 

우석재(29. 베이스)= 충남 예산 출신. 원래 고등학교 때까지 클래식 음악을 했다. 특히 바이올린 실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록음악에 빠져들면서 고교 시절 베이스를 바이올린과 함께 다루기 시작했다. 어릴 때는 록음악이 실어서 KCB 리틀엔젤스 음악만 들었다고 한다. 인디신에서는 기타 앰프를 동시에 연결해 연주하는 특이한 베이스 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 팀명

"서로가 추구하고 좋아하는 음악이 다른 상황에서 만들어진 팀 명이에요. 우리의 첫 번째 미니앨범에 몬스터라는 곡이 있는데 저는 인큐버스, 석재는 뮤즈, 태근 오빠는 아델을 생각하면서 곡을 만들었어요. 각자 따로 생각하고 하나의 음악을 만든 거죠, 그래서 각자 좋아하던 밴드들의 이름을 합쳐 아즈버스라는 팀 명을 만들게 됐습니다." (우주)

[박영웅 인디/드라마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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