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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남자' 브로 "'일베가수' 꼬리표는 스트레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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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남자' 브로 "'일베가수' 꼬리표는 스트레스" [인터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10.02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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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오소영 기자 · 사진 최대성 기자] 관객 앞에 서고 싶어 약 100kg의 몸무게에서 보름만에 32~33kg를 감량했고, 라이브 카페에서 7년간 노래부르며 무대에 오를 날만을 기다렸다. 동네 형처럼 편하게 다가가고 싶단 점에서 이름은 브라더의 줄임말 '브로(bro)'로 지었다.

이 내용만 봐도 가수 브로(26)가 노래와 무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짐작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브로의 옆에 따라다니는 말은 '가수'보다는 '일베(일간베스트) 가수'라는 표현이다. 극우성향 및 공격성이 강한 홈페이지 '일간베스트'를 통해 홍보했고, 이후 발표한 데뷔곡 '그런 남자'는 외모와 성격, 높은 수입의 남자를 만나길 바라는 여자를 비판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브로는 '일베 가수'라는 별명을 얻어 유명해졌으나, 그는 최근 자신의 전 소속사가 정산을 제대로 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일베 마케팅에 반대해왔지만 소속사에 의해 강행돼왔다"고 주장했다.

 

브로는 2일 정오 정규 1집을 냈다. 타이틀곡 '슬픈 남자'는 "슬플 땐 소를 몰아, 음메"라는 코믹한 가사와 애절한 멜로디로 눈길을 끌었다. 브로는 "버릴 곡이 하나도 없는 앨범이다"고 자신했다. 브로를 만나 '노래'에 대한 애정과 '일베가수'라는 꼬리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 "'일베가수' 꼬리표, 스트레스이자 노이로제"…"과거, 관계자 늘 동행했다"

- 최근 소송을 제기하면서 '일베 홍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필편지 외에 과거 홈페이지에 올렸던 게시글도 화제가 됐다.

▲ 브로 전 그 홈페이지의 회원 아이디도 없고 글을 쓴 적도 없어요. 인터넷에 떠도는 게시글도, 자필 편지도 다른 사람이 쓴 거예요. 너무 억울해서 직접 쓴 손글씨를 기자 분들께 보내드리기도 했어요. '일베'에 접속해본 적은 있지만, 제 이름과 연관검색어로 뜨니까 들어가 본 정도였죠.

- '정산 문제가 관련되니 이제야 입을 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 브로 관련해 말하지 말아달라는 전 회사 측의 부탁이 있었어요. 전 인터넷을 잘 안 하는 편이라 그 사이트에 대해 잘 몰라서, '일베'와 관련됐다는 점 때문에 이렇게 큰 파장이 일 줄도 몰랐죠. 지금은 제가 1:1로 인터뷰하고 있지만 데뷔 초엔 저 혼자 단독으로 인터뷰를 해 본 적이 없어요. 항상 옆에서 '이 질문엔 이렇게 얘기하라'고, 혹은 '이 질문엔 내가 얘기하겠다'는 코칭, 그러니까 매뉴얼이 있었죠. 민감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니 기자 분들은 제게 '말을 잘 한다'고 하셨고요. 그러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일베 가수'라는 키워드가 따라다니는 것에 대해 생각은 어떤가. 네티즌 반응은 좀 봤는지. 악플도 많았다.

▲ 브로 저를 욕하는 악플은 괜찮은데 가족을 욕하는 내용은 보기 좀 힘들었어요. '일베 가수'가 따라다니는 건 제게 스트레스죠. 노이로제고요. 그런 식으로 알려졌는데 데뷔곡인 '그런 남자'도 공격적인 부분이 있다보니 더 오해가 생긴 것 같아요. 오해를 풀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즉각적인 해명이나 소통을 하지 않아 일이 더 커진 것 같고, 앞으로는 개인적인 컨텐츠를 통해서 계속적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 얼굴을 공개하지 않다가 중간에 공개했다. 반응이 어땠나. 데뷔곡 '그런 남자'가 화제가 돼서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 브로 "'못생겼다'거나 '누구 닮았다'는 반응들? '이렇게 생겼으면서 그런 가사를 써?' 이런 반응도 있었고요. 제 생각은, 노래를 하나의 작품으로 봐 주셨으면 해요.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에 작가와 사상이 그대로 들어가는 건 아니듯이 노래도 그렇게 봐 주시면 어떨까요. '그런 남자'를 낸 다음 느꼈던 점이, 물론 꽤 많은 분들이 내가 전하고 싶었던 내용을 알아주셨지만, 제 생각, 메시지가 100% 그대로 완전하게 전달되진 않는단 생각이 들었어요.

- 어떤 메시지를 말하는 건가.

▲ 브로 '그런 남자' 중에 '키 180에 연봉 6000만원 받는 남자'라는 부분이 있어요. 이건 한 인터뷰에서 여자분이 실제로 한 말을 제가 갖다 쓴 거예요. 그런데 가사엔 등장하지도 않는 '김치녀'라는 표현과 함께 이 노래가 언급되고, 제가 쓰지도 않은 내용으로 오해받으니 억울하기도 했어요. 어쨌든 노래를 만들어 공개한 후 해석은 청취자 몫이니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해요.

- 이번 새 앨범에 대해 소개해 준다면.

▲ 브로 '슬픈 남자'는 가을에 통할 정통 발라드예요. 떠나가려는 여자를 차마 붙잡지는 못하고 속으로 슬퍼하는 내용이죠. 좀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었는데, 어떻게 봐 주실지 모르겠네요. 이번에도 브로스러운 코드는 들어가요. (브로스러운 코드라면?) '고백했는데'처럼 희화화나 풍자가 들어간 노래들이죠. 주변에서도 이런 점을 '솔직하다'고 좋아해 주세요. 데뷔곡 ‘그런 남자'의 경우는 좀 공격적인 면이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 "데뷔까지 7년 걸려, 관객과 노래는 나의 힘"

- 가수 데뷔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들었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 브로 원래는 운동을 했어요. 중학생 때까지 수영을 했고, 이후 펜싱을 했지만 발목 부상을 당하며 운동을 그만뒀죠. 우연히 나간 가요제에서 무대에서의 즐거움을 느꼈고, 이때부터 노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설 수 있는 무대라면 축제, 라이브카페 등 어디에서든 노래했죠.

- 7년 동안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

▲ 브로 부모님은 감사하게도 절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셨어요. 음악을 시작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니까 집에 손 벌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해서 돈이 없으면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며 채우는 식으로 살았죠.

- 보통 가수 데뷔를 위해 회사와 계약하거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기도 하지 않나. 보컬 레슨은 안 받았는지.

▲ 브로 가수 데뷔라기보단 노래 부르는 자체가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이제 방송을 시작하니 들떠 있죠. 무대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노래를 불렀어요. 운동을 할 때도 그랬지만, 정해진 커리큘럼이나 누군가의 지도보다는 혼자 하고 싶은대로 하는 걸 더 좋아했어요. 그래서 많이 혼나기도 했는데(웃음). 노래도 6~7년간 무대를 다니며 라이브만 해서, 녹음실에 익숙하지 않아서 녹음을 되게 못 해요. 녹음실이든 무대에서든 어디에서든 잘 해야 하는데 이런 게 아쉬운 점이죠.

 

- 당시 어떤 사람들의 노래를 주로 불렀나. 좋아하는 뮤지션은.

▲ 브로 브라이언 맥나잇, 케이윌 선배님을 너무 좋아해서 행사에서도 커버곡을 많이 불렀어요. 그리고 또… 좋아하는 분들은 많은데 언급을 잘 못 하겠어요. 지금 제 이미지가 너무 안 좋다보니 괜히 피해가 갈까봐서요.

- 첫 자작곡인 '그런 남자'의 작업 과정은 어떻게 되나. 작사, 작곡을 직접 했는데.

▲ 브로 사실 작사, 작곡을 전문적으로 배운적이 없어요. 지금은 시컨서를 사용할 줄 알지만 처음엔 메모장으로 했어요.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가사에 멜로디를 붙여부르고 메모장에 옮겼죠. 기계를 다루시는 분들께 넘겨드려서 작업했어요. 19살 때부터 노래를 계속 하다보니 작곡도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아요. 관계자 형님께서 "네가 노래를 많이 불러봐서 어떤 멜로디가 좋은 느낌인지 아는 것 같다"고도 하셨어요. 가사도 떠오르는대로 쓰는데, '잡쉈잖아'는 제가 흔히 쓰는 표현인데 다른 사람들이 신선하다고 하기에 그걸 내용으로 잡고 작업했죠.

- 혹시 더 하고 싶은 말이나 풀고 싶은 오해가 있나.

▲ 브로 정말 처절하다거나, 행복하다거나. 이런 여러 감정을 노래하고 싶어요. 자신있으니 기대해주시면 좋겠어요. 전 그냥 노래가 하고 싶어요. 음악이 정말 좋고. 그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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